SK컴즈는 인터넷 사관학교?

Posted 2009/09/01 21:21
오늘 참으로 재미있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SK컴즈 출신 임원진이 최근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거나 다른 인터넷 회사의 임원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제목이 참으로 신비롭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인터넷 사관학교'"




기사 내용 중 이런 게 있다,

"짧은 기간동안에 전직 대표와 임원들이 SK컴즈를 떠나 새로운 영역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를 두고 인터넷업계는 SK컴즈를 '인터넷 사관학교'라는 별칭으로 불러도 좋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도대체 저런 평가를 하는 인터넷업계의 사람들이 누군지 심히 궁금하다. 어차피 SK컴즈와 다른 길을 걷게 된 세 명이야 이런 호의적인 기사가 참으로 고맙겠지만 기사는 진실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기자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쯧쯧...

그 사관학교는 조기졸업 혹은 퇴출이 특징일 수도.
SK컴즈(SK communications)는 오는 12월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늦게 포털 엠파스를 네이트닷과 완전히 통합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약간의 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기사가 나왔다.









기사의 내용은 SK컴즈의 공식 발표라기 보다는 내부 인사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것 같다. 기사 내용 중 관계자의 입을 빌어 "미국 법인 철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부분은 지켜보면 알 일이지만 그리 신빙성 있는 주장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 SK컴즈가 게임 개발을 위해 2006년에 설립한 SK imedia를 자회사로 편입시킨 사건이다. 북미 지사 철수와 SK imedia의 자회사 편입 등은 SK텔레콤 혹은 SK 그룹으로부터 SK컴즈의 재정 운영에 대한 압박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몇 개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구성된 SK imedia의 자회사 편입은 게임의 자체 개발을 포기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SK imedia의 게임 스튜디오는 유지되며 향후 엠파스 게임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게임 사업 부문을 강화한다는 예측도 있다. 그러나 게임 자체 개발이라는 경영상 부담을 없애 버리려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아마도 일부 게임 개발자는 싸이월드의 "3D 미니라이프" 개발팀으로 흡수되고 나머지 게임 스튜디오는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 거시적으로 볼 때 SK 그룹의 시나리오 경영에 따르면 긴축 운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선 기사는 최근 SK컴즈의 경영진과 조직 구조 개편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는데 이 기사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SK컴즈의 플랫폼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오랜 시간 거듭되던 '유무선 통합 플랫픔'이라는 주제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로 SK컴즈의 사업 방향이 급선회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플랫폼 전략 또한 SK브로드밴드의 그것에 큰 영향을 받을 듯 하다.

SK컴즈의 전략은 과거에 비해 좀 더 SK 그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가 되어 가는 듯 하다. 특히 플랫폼 전략에서 SK브로드밴드의 영향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IPTV와 같은 신규 사업 부문에 대하여 SK컴즈의 콘텐츠 특성화 과제가 제시될 듯 하다. 어쩌면 "IPTV로 보는 싸이월드 사진첩" 서비스가 이미 기획되고 있을 지 모른다.


엠파스와 네이트닷컴의 통합 전략은 해당 기사에서 언급되고 있지 않는데 최근 엠파스는 네이트닷컴과 중첩되는 몇몇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실제로 엠파스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많은 네이트닷컴 서비스를 볼 수 있는데 엠파스의 사용자 충성도가 예상외로 낮다고 판단할 경우 1~2개월의 시간을 두고 엠파스 브랜드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엠파스 인수 합병 후 기존 엠파스 경영진 대부분이 SK컴즈에서 '제거'된 상황이라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시기의 문제와 조직 관리의 문제가 계속 대두되었는데 최근 조직 개편으로 이 결정 - 엠파스 브랜드 포기 -에 좀 더 힘을 받을 환경이 되었다.


SK컴즈의 포털 플랫폼 전략은 과거에 비해 좀 더 SK 그룹 전략의 하위 범주로써 역할이 강화될 것이며 따라서 웹 서비스로써 포털의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독립적인 웹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런 전망에 따르면 포털 서비스 사용자들에게 반드시 불행한 일은 아닐 것이다. 기존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네이트, 엠파스의 서비스가 SK텔레콤 모바일이나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또 다른 형태로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IPTV를 통해 네이트온의 무료 문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르니 이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지 모른다.


다만, SK컴즈가 경쟁자인 네이버, 다음, 야후에 비해 웹 서비스의 독립성과 창조성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은 부정하기 힘들다. 망사업자인 SK텔레콤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는 콘텐츠 개발을 더욱 요구할 것이며 SK브로드밴드 또한 신규 사업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인터페이스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컴즈는 SK 그룹에서 핵심 사업은 아니니 그에 응당한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다.

SK컴즈, 싸이월드 US 철수

Posted 2008/11/03 09:36
오는 12월 SK컴즈는 싸이월드 미국 지사를 철수하기로 했다. 웹 사이트는 국내에서 운영 관리하며 명맥을 유지할 전망이다.








SK컴즈의 해외 법인 철수는 예견되었던 일인데 차일 피일 미루다 국내 경제 상황의 악화와 특히 원화 대 달러 환율은 급등으로 전격 철수를 결정하게 된 듯 하다. SK 그룹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경제 하락세에 대비한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그룹사에 대한 조직 개편을 요구한 상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6일 임원회의에서 "SK 사업구조는 환율·유가·금리 등 3대 지표에 민감하므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나리오 경영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시나리오 경영(
Scenario Management)이란 경영 기법 중 하나인데 향후 발생 가능한 어떤 상황을 예측하여 진행 상황을 시나리오(각본)처럼 구성한 후 대처하는 방법을 말한다.

싸이월드 US의 법인 철수는 단기 성과 지표에 의해 결정된 것은 아니고 그 동안 싸이월드 US가 북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주요한 이유로 판단한다. 또한 신규 서비스 진출이 아닌 국내 서비스의 영문판 제공으로 결국 지사 철수를 결정하게 된 것은 '서비스 수출'이라는 관점에 대한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 기존 성공 사례의 수출이 아닌 신규 서비스의 해외 진출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의미다.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세컨드라이프 등 강력한 현지 경쟁자가 존재하는 시장에 진입하는 수단으로 싸이월드의 영문 버전은 경쟁력이 매우 약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한다. 경영적 관점에서 북미에 SNS 마켓이 생성되는 시점에 시장에 개입하는 포지셔닝 전략이 의미있게 느껴졌을 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전략의 허술함을 증명하게 된 셈이다.




** 관련 글 : 싸이월드 해외 사업의 미래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실시간 인기 키워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연예 관련 기사다. 누가 누구를 사귀었고 누가 누구와 헤어졌고 누가 누구를 모함했고... 이런 류의 소위 3류 찌라시 가쉽 기사말이다.

그런 현상을 반영하듯 오늘도 변함없이 포탈에서 인기 절정의 키워드는 "아이비"다. 아이비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제발 기자들은 소설 좀 그만 쓰라"고 한 마디 남겼나보다. 지금 아이비씨의 미니홈피는? 바보가 아닌 바에야 아침에 올렸던 글은 삭제하고 폐업 상태다.


회원수만 2천만 명이 넘었다는 싸이월드. 그리고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주체인 SK communications (줄여서 SK컴즈)는 오래 전부터 남모를 고민이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혹은 유명인은 늘 존재한다. 그런데 왜 그들의 미니홈피 - 그들의 사생활이 아주 잘 나타나 있는 - 를 SK컴즈가 운영하는 포탈 서비스인 네이트에서 찾지 않고 이버에서 찾느냐는 말이다. 2007년 11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네티즌들은 무슨 사고가 터지고 그것이 하필이면 어떤 사람에 대한 것이면 십중 팔구는 그 사람의 미니홈피를 찾는다. 박철, 옥소리 사건을 들었다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

'박철이랑 옥소리 미니홈피에 가봐야지. 거기엔 뭔가 다른 이야기도 있을 수...'

그런데 박철과 옥소리의 미니홈피를 모른다. 어디서 검색할까? 네이버다. SK컴즈 입장에서는 환장할 일이다. 미니홈피 서비스는 우리가 제공하는데 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냐는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네티즌 개개인이 친구와 관계를 맺거나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미니홈피를 쓸 것이다. 미니홈피에 글을 쓸 때는 SK컴즈의 '싸이월드'를 쓸 지 몰라도 검색을 할 때는 네이버에서 하는 것이다. 검색을 한다는 것은 정보를 찾는다는 본질적 의미도 있지만 궁금할 때 물어 본다는 훨씬 원초적인 의미가 있다.

네이버의 검색 결과가 네이트보다 낫고 여러 번 그런 결과를 경험하다 보니 이젠 미니홈피를 찾을 때 네이트나 싸이월드로 가지 않고 처음부터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 버린다. 게다가 네이버는 그 결과를 잘 보여준다. 가끔은 네이버가 싸이월드 유명인의 주소를 모두 저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착각도 한다.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을 '아이비'라고 입력하면 '아이비 미니홈피'라고 추천해 준다. 게다가 아래엔 아이비 미니홈피부터 관련 이슈에 대한 사이트까지 줄줄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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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도 SK컴즈는 이런 고민을 했다. 우리가 싸이월드를 운영하는데 왜 자꾸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들어오냐고? 2007년도 SK컴즈는 이런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런 고민이 의미가 있을까? 분명한 것은 이번 달에 엠파스와 인수합병이 되어 버린 네이트가 제대로 여전히 검색 결과에서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이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비록 SK컴즈가 소유하고 있더라도 이슈를 검색하는 시작은 네이버다. 이런 문제를 SK컴즈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2년 전부터 계속 그랬듯 답답하다는 이야기만 해야할까? 아니면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할까?

사용자는 싸이월드가 모았고, 검색 광고 매출은 네이버가 먹는다. 이 답답한 상황을 SK컴즈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대답을 할 때까지 오늘도 사람들은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싸이월드를 방문하기만 한다. 돈은 네이버가 벌고 트래픽은 SK컴즈가 책임진다. 참으로 재미있는 구조다.

11월 2일 SK컴즈와 엠파스의 인수합병이 끝나고 정식 법인인 '새로운' SK communications가 출범한다. 각종 관련 기사를 읽으며 새로운 회사의 임원진에 대한 마인드 맵을 작성했다.

*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SK컴즈의 보도 자료에 의하면 새로운 법인 이후 싸이월드, 엠파스, 네이트닷컴 등의 트래픽이 하나로 모아져서 P/V(Page View)로는 다음을 누르고 2위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한동안 다음의 속이 좀 쓰릴 듯 하다.

그러나 새로운 'SK컴즈'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자들은 여전히 엠파스 사용자, 네이트온 사용자, 싸이월드 사용자로 남아 있을 것이다. 숫자나 법인, 운영자의 통합 과제보다 사용자 스스로 통합을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회사 내의 구심점 마련에 몰입하다보면 정작 서로 다른 웹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가입했다 졸지에 한 가족이 되어 버린 사용자의 변화에 둔감할 수 있다. 과연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다.

SK컴즈, PEP Talk 후기

Posted 2007/10/26 11:49
어제 밤에 PEP Talk에 대한 후기를 쓰려다 갑자기 떠오른 "1,400명이 다 뭐한데요?"라고 짧게 내 뱉은 말이 떠올랐다. Talk가 끝나고 자리를 주선한 몇 분들과 이야기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나온 것인데 정말 '아차!' 싶었다. PEP Talk를 마련한 분들은 SK컴의 Happy innovation TF라는 팀의 분들인데 이 분들이야말로 그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지만 그것이 SK컴즈에 대한 혹은 그 조직원 개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내가 글로 옮긴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비난에 대해 반성하라느니 내 인성이 어떻다느니 말하는 댓글이 붙었지만 비난할 의도는 아니었음을 밝힌다.

한 달 전 쯤 PEP Talk 초청을 받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가끔 이구아수 블로그에 SK컴즈 인트라넷 링크가 잡힐 때부터 무슨 글을 가져 갔을까? 궁금했는데 와서 아무 이야기나 하라니 막상 무슨 이야기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며칠 고민을 한 끝에 "회사를 떠나는 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 PEP Talk 당일, 나는 다음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 이 강연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 내게 회사는 어떤 의미인가?
- 회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 지리멸렬한 일상과 비전이 없는 회사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 대박 웹 서비스는 탈출의 열쇠 중 하나다
- 왜냐면 여러분이 웹 서비스,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다니기 때문이다
-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회사에 졸라대라
-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에는 이런 것이 있다
- 이런 생각이 회사에 문제를 만드는 것일까?
- 아니다. 오히려 이런 생각으로 인해 회사는 여러분을 더욱 좋게 볼 것이다
-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여러분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라

PEP Talk를 시작하기 전에 강연에 대해 대충 이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이 강연의 주제는 아주 간단하다.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다. 단지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있는 환경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그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퇴사해서 창업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영원히 이 회사에 뼈를 묻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주제는 여러분이 살아가는데 작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90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참석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도 많이 했고,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이야기도 많이 했다. SK컴즈에 대한 내 생각도 이야기했고 그 이야기 중에는 참석자 스스로 대상이 되는 이야기도 있었다. 분명히 내가 틀린 이야기도 했을 것이다. 혹은 짜증나는 이야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켜 주신 SK컴즈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이다. 그 자리에 있었던 분들이 내가 이야기한 것에 어떤 감동이나 감흥을 느끼지 못했더라도 심지어 불쾌감이라는 감정을 느꼈더라도 어떤 변화를 느꼈다면 그것으로 PEP Talk에 내가 가서 이야기한 의미는 있다고 본다. 그런 변화를 느끼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강연이 끝난 후 엘레베이터에서 어떤 분이 "좋은 강연이었다. 마치 한 권의 자기 계발 책을 들은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런 의도로 한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그렇게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회사 근처로 자리를 옮겨 강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1,400명이 뭐하냐?"는 문제의 이야기(?)도 했지만 나는 이 강연에서 회사를 떠나라는 이야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 해에 100명 정도의 신규 인원이 회사에 들어오면 기존 인원 중 1% 정도는 회사를 떠나야 할 것 같다. 그 인원 중 대부분은 팀장급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면 그들이 SK컴즈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고 새롭게 섰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사는 그런 현상을 원치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회사를 떠나 창업을 하거나 새로운 웹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1,400명 중 1%면 대략 10여명이 되지 않겠나. 그렇게 창업이나 새로운 웹 서비스를 만든 사람 중 2~3 명 정도가 살아 남는다면 그들이 SK컴즈의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그런 네트워크를 통해 SK컴즈는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이번 강연의 목적이다. SK컴즈 안에서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고 멋진 웹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떠나라. 그것이 SK컴즈도 살고 나도 사는 진정한 길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팀장인 분이 있었다. 또 '아차!' 싶었다. 그러나 나는 정말 그런 의도로 SK컴즈의 PEP Talk에서 "회사를 떠나라"는 이야기를 했다. 강연을 시작할 때 이번 강연은 회사에 천년 만년 자리 잡으려는 분들이나 별 고민없이, 혹은 고민을 포기하고 사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했다. 세상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강연을 할 생각은 결코 없었다.


PEP Talk에서 한 이야기 때문에 '적'이 더 생겼을 수 있다. 실상도 모르면서 SK컴즈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에 반감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이해를 잘못하고 있는 게 있으면 SK컴즈 근무자가 사실을 이야기해주면 된다. 그럼 나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다음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강연 중 이런 이야기를 반복했다,

"저보다 이 문제에 대해 여기 계신 분들이 훨씬 더 잘 아실 겁니다."

그렇다, PEP Talk에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든 회사의 문제는 SK컴즈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한 이야기 중 잘못된 것을 내게 이야기하면 된다. 진실을 잘 모르는 외부 사람에게 진실을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외부 사람은 잘못된 진실을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 PEP Talk를 그냥 잘 알려진 혹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외부 사람이 SK컴즈를 방문해서 좋은 이야기나 떠들고 가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외부 사람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무엇이 잘못인지 대꾸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SK컴즈 IP로 추측되는 어떤 사람의 방어는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그 분이 PEP Talk에 참석한 것인지 알 수 없고 왜 '1,400명이 뭐하고 있냐?'라는 짧은 문장을 확대 해석한 것인지 이해할 수는 없다.


PEP Talk 이전에 몇몇 회사에서 이와 유사한 강연을 한 적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작년 이맘 때 다음에서 했던 강연이다. 이 강연에서 나는 한 가지 이야기를 거의 3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NHN을 주적으로 삼아라"가 그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왜 다음은 이 모양 이꼴인가?" "왜 다음은 1위하다 3위까지 밀려났나?" "왜 다음은 맨날 삽질하는 웹 서비스나 만들어 대는가?" 따위의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안다, 어떤 사람의 표정이 구겨지고 어떤 사람들이 졸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듣고 있는지. 그래도 끝까지 이야기했다. 다음이 다시 1위가 되려면 "NHN을 주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시 다음은 - 지금도 비슷하지만 - 1위인 NHN과 격차가 너무 컸고 주적(주된 적)으로 NHN을 삼기엔 무리수가 있었다. 그래도 그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지가 무르면 목표 또한 그저 그런 것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싸울 의지가 없으면 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은 제로다. 그래서 충분히 문제가 될만한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NHN을 주적으로 삼으라"는 주제를 이야기했다. NHN을 박살낼 각오가 아니라면 무슨 생각으로 지금 일하고 있냐고 말했다. 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 주제를 이야기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또한 다음은 여전히 그런 전투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의 초청 강연에서 듣기 좋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 강연으로 밥벌이하기엔 좋다. 생업을 유지하기에도 좋다. 그러니까 "나"에겐 참 좋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강연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좋은 것일까? 가당치 않게 내게 컨설팅하는 사람의 자세에 대한 조언까지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컨설팅에 대한 기본 관점은 듣기 싫은 이야기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듣기 싫은 이야기를 가쉽으로 생각하지 않고 왜 그런 듣기 싫은 이야기가 존재하는지 연구하고 분석하고 조사하여 상세히 이야기한다. 그런 과정에서 그냥 내뱉는 이야기가 아니라 '듣기 싫은 이야기를 없애 버리는 방법'을 도출한다. 그게 내 컨설팅이 쓰리고 듣기 싫은 이유이자 단지 듣기 싫은 수준에서 끝내지 않고 대안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때문에 앞으로도 내 강연은 현업 컨설팅의 관점을 유지할 것이고 그건 변하지 않을 것이다. 밥벌이 좀 못해도 상관없다.


※ 이번 강연은 최근 구조조정 중인 상황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 그렇게 떠들썩한 사연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PEP Talk의 성격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된 분들이나 구고조정으로 인해 충격을 받고 있는 분들께 여러가지 오해를 살 수 있겠지만 - 잘리는 마당에 회사에 도움 주려는 강연인가? 혹은 사정도 모르면서 아이디어 제안하라는 식의 조언 하지 말라! 또는 너 같은 생각을 가진 경영자 때문에 이 따위 구조조정이 되는 것이다 - 어쨌든 이번 PEP Talk은 SK컴즈의 현 상황 중 구조조정에 대한 것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SK컴즈의 서비스 소개문

Posted 2006/06/19 17:13
SK커뮤니케이션즈는 국내를 대표하는 1인 미디어서비스로 자리매김한 1천800만 회원의 '싸이월드'를 비롯, 펌게시물이 활성화되어 있는 국내 블로그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정보유통 블로그 '통', 그리고 국내 블로그서비스 중 가장 높은 구독률을 기록하고 있는 전문블로그 '이글루스' 등 양적, 질적 요소를 갖추며 1인미디어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from : 인터넷 이용자 80%, 1인 미디어 사용...인기 여전)

싸이월드 : "국내 대표 1인 미디어"
네이트통 : "정보유통 블로그"
이글루스 : "최고 구독률 전문 블로그"

어쨌든 이 회사 꾸미기는 확실히 잘 해요.
SK컴즈, SK서린빌딩 떠난다...이투스·이글루스도 한지붕 아래

현재 SK커뮤니케이션즈의 직원은 700여명. 여기에 이투스 직원 100여명, 이글루스 직원 11명 등을 수용해야 하는데, SK서린빌딩에서는 마땅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뉴스를 보다보면 한 번에 정보가 후루룩 흘러 나올 때가 있다. SK컴즈 현재 직원 수 대략 7백 여명, 인수합병한 고교생 교육 관련 업체인 이투스 직원 100여명, 그리고 이번 이글루스 영업양수로 인해 책임져야 할 인원 11명.

그럼 전체 SK컴즈 직원이 얼마냐는 질문에는 700명도 맞고 800명도 맞다. 이투스가 인수합병 후에도 독립 법인처럼 움직이고 있다면 SK컴즈 직원이라고 부르기엔 좀 애매했을테니까.
찬이님이 어제 밤에 있었던 SK컴즈의 야후!코리아 인수 해프닝 기사에 대해 분석하는 글을 올렸다. 근데 이 글의 중간 쯤에 좀 잘못된 내용이 있다.

직원이 200명 정도 된다는 SK컴즈의 작년 급여 지급액은 334억입니다. 1인당 1억 6천 정도 됩니다. 만약 직원수가 400명이라고 해도 5천만원이 넘습니다. 대기업 특유의 상당한 고비용 구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내부 거래 매출 의존도가 1/3이 넘는 회사가 상장되기도 어렵습니다. 이익을 내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낸 싸이월드 출신들의 주식 보유량이 4.7% 밖에 안되는 점도 향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싸이월드의 성장이 지지부진 하다면?)

직원이 200명 정도된다는 소리는 바로 아래 내가 쓴 글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한 것인데 이건 SK컴즈 직원 전체 숫자가 아니다. SK컴즈 전체 직원 숫자는 보도 기사를 검색해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작년 5월 경 나온 기사에서 대략 600여 명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전 관계자에게 확인해 보니 그보다 좀 더 늘어서 7백 여명 정도라고 한다. 그럼 1인당 1억 6천 만원이 아니라 4천 7백 만원 정도가 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런 식의 "급여지급액/총 근무자"는 막대한 오류가 발생하는 계산법이다. 뭘 모르는 기자들이 낚시질 제목이나 만들 때 사용하는 주먹구구식 계산법이다. 평균 급여를 계산할 때는 산술 평균이 아니라 가중 평균으로 계산해야 한다. 만약 최고 급여를 받는 사람이 5천 만원이고 최저 급여를 받는 사람이 1백 만원이라면 이 둘을 합쳐서 평균 급여가 2천 5백 5십 만원이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소리다. 또한 급여 외 소득과 실질 소득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주요한 것으로 주식 처분이나 복리 후생 지원 비용 같은 것이 있다. 또한 직급별 급여 지급액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간 급여 비교는 과학적인 것 같아도 고려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다. 만약 다음의 2년 차 과장과 SK컴즈의 2년 차 과장의 급여를 직접 비교한다고 생각해 보자. 다음의 2년 차 과장의 연봉은 그로스로 4천 만원이고 SK컴즈는 6천 만원이다. 이걸 보고 "SK컴즈 과장은 다음보다 50% 연봉이 높다"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언뜻 볼 때는 총 급여 지급액을 근무자 숫자로 나눈 것보단 과학적인 것 같다. 그러나 이건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다음의 2년 차 과장은 30살에 사회 경력이 5년차이며 고객 관리 업무를 할 수 있다. SK컴즈의 2년 차 과장은 36살에 사회 경력이 8년 차이며 기업의 전략 기획을 담당할 수 있다. 다음의 과장은 회사 매출 기여도가 1억 5천 만원일 수 있고 SK컴즈의 과장은 15억 원일 수 있다. (다음과 SK컴즈의 비교는 순전히 "가상"이다.)

그럼 누가 더 많이 받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다양한 고려없이 단지 급여액으로 누가 많이 받는다, 대기업이라 비용 구조가 방만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


어제 싸이월드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그 조직의 이해 하기 힘든 조직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던 것은 싸이월드는 개발자 그룹이 80여 명이라는 소리였다. 나는 우스갯 소리로 "1인당 서버 10대씩 감당하나 보다, 관리는 철저하겠군"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N사의 블로그나 카페 서비스를 담당하는 개발자의 숫자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숫자다.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많은 개발자가 싸이월드에 매달려 있는 지 모르겠지만 나오는 산출물(웹 서비스)을 볼 때 이해를 하고 싶어도 별로 이해가 안되는 숫자다.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었길래 그렇게 많은 개발자가 붙어 있어야 하는지...

남의 회사 조직에 대해 감놔라 배추놔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언뜻 듣기에도 싸이월드 조직원은 괜히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덧붙임

80여 명의 인원은 싸이월드 개발 그룹의 총 인원이다. 이들이 모두 싸이월드 자체에만 매달려 있지 않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다는 코멘트가 있었다. 그만한 일을 하고 계획이 있으니 채용을 한 것일테고 그런 것까지 따지고 들 이유는 없다. 다만 경쟁사의 개발자 그룹의 구성과 매출 대비 인력 비용 구조를 볼 때 과하게 많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남의 회사 인력 구조에 대한 잡담은 이 정도에서 멈추는 게 적당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