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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8 우리 가족 다 잡아 가세요 (163)
  2. 2008/05/12 미국소사태, 쩔쩔매는 원희룡에 대한 변명 (93)

우리 가족 다 잡아 가세요

Posted 2008/05/28 00:20
한미 FTA와 미국소 수입 재협상에 대한 촛불 시위가 이미 한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시위 주변을 맴돌기만 했을 뿐 시위에 참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위의 본질에 대한 미온한 태도와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 사태에 대해 당사자인 한나라당의 원희룡 의원과 인터뷰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 날도 촛불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쓰고 2주일이 지난 며칠 전이었습니다. 새벽 2시쯤 여동생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자나? 광화문에선 지금도 난리인가봐"

무슨 소리일까. 혹시나 광화문 현장에 있나 싶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제 통화를 했습니다. 그 동안 몇 차례 촛불 시위에 나갔다고 합니다. 어제도 새벽 1시까지 촛불 시위 장소에 있었다고 합니다. 조금 전까지 오마이뉴스를 통해 시위 현장 중계를 지켜 보고 있다가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시위가 가두 시위로 변하고 경찰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잠결에 동생이 전화를 받습니다, 어제 새벽까지 같이 있느라 오늘은 체력이 다해 못 나갔다고 합니다. 동생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나도 나갈테니 함께 있자."

동생은 무슨 말인가 잠깐 생각하더니 그러자고 합니다. 그렇게 동생과 나는 이번 주 금요일에 함께 촛불 시위를 하기로 했습니다. 금요일에 집회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아마 있을 겁니다. 어쨌든 우리는 그 때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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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 대한 미안함

제 여동생은 올해 서른 셋입니다. 여동생은 서울 시청 근처에서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는 여성입니다. 그런데 저는 대학 생활 내도록 여동생에게 죄 지은 것이 아주 많습니다. 저는 소위 운동권 학생이었습니다. 나라와 민족과 시민을 위해 대학생이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다고 믿었고 그런 일을 향해 대학생으로서 충실히 살려고 노력했다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봐도 가족에게 그리 좋은 아들은 아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두번 집에 들어가고 데모한다고 부모님 마음 졸이게 만들고 시위 대열에서 가족을 힘겹게 만든 시간이 많았습니다.

제가 그런 애국적인(?) 일을 할 동안 여동생은 매우 힘들게 학교 생활을 했나 봅니다. 대학 3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는데 휴가 기간에 왔더니 여동생이 대학 진학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오빠처럼 대학가서 데모나 할 것이면 나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부모님이 그러시더군요. 저는 처음으로 오빠로서 여동생에게 깊은 죄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또한 처음으로 우리 가족의 장남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의 변화를 모릅니다

나는 동생이 그 이후에 어떻게 변했는지 잘 모릅니다. 제 삶을 꾸리기에도 너무 바빴습니다. 그런 여동생이 며칠 전 제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촛불 시위에 나가고 있다"라고. 저는 엊그제 일을 나가며 동생에게 현재 정세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가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현재 촛불 시위에 대해 정권과 언론이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밀어 부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동생은 그날도 시위 장소에 나갔고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다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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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시위 자리를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의 강제 진압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음이 놓였던 것이 아니라 머리가 끓어 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동생이 30분 더 그 자리에 있었고 동생이 체포되었다면 나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래서 저는 동생을 지키려고 시위 현장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2008년 5월 28일 00:15) 오마이뉴스 동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남대문 경찰서장>이라는 분이 나와서 그럽니다, "기자분들 계십니까? 기자분들은 (시위대열에서) 밖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확성기를 들고 외칩니다. 그리고 불법 시위니 강제 진압을 하겠다고 경고합니다. 여러분. 나는 이런 상황에서 내 여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금요일 촛불 집회에 참여합니다. 과거 내 가족이 나를 지켜 주었듯 이번엔 내가 내 가족을 지키려고 합니다.

이제 이 집회는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닙니다. 정당하고 서글픈 우리의 현실적 요구에 대해 아무도 대답하지 않으니 모두가 나와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잡아 가두겠다고 하니 이젠 가족들도 나서서 내 가족을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내가 내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듯 다른 어떤 사람들은 다른 목적으로 이 집회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이 집회의 규모는 계속 커질 것입니다. 국민이, 시민이,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 지 모른다면 확성기를 들고 "기자는 빠지라"고 외치던 남대문 경찰서장의 태도가 유지된다면 이 시위는 끝나지 않을 겁니다. 우리를 잡아 가두면 가둘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나설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이것은 결코 끝나지 않는 시위가 될 것입니다. 그 끝에 도달하길 원하십니까? 부모님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어쩌면 금요일 저녁에 아들과 딸이 함께 연행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 가지 믿는 게 있습니다. 저와 여동생, 둘은 아마 그 순간 이 땅에 살고 있는 형제임을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2008.00:30 당당하게 연행되는 시위대

이 글을 쓸 즈음 100여명의 시위대가 조용히 태연하게 연행되고 있습니다. <남대문 경찰서장>의 경고처럼 '불법 시위'를 했기 때문에 연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느긋합니다. 몇몇은 연행 중에 "우리의 시위는 정당했다"고 언론에 대답하고 있습니다. 연행되는 사람들 주변에는 민주변호사협회 분들이 대기하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당당함이 앞으로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더 용기를 주게 될 것입니다. 잡아가라, 그러나 나는 당당하다. 이런 명제를 현 정부가 어떻게 받아 들일까요?
방금 <재협상 가능한가? -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이라는 주제의 KBS 생방송 심야토론이 끝났다.

이 자리에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여권의 의견을 대표하는 입장으로 나왔다. 그에 대한 여러 종류의 비판이 있지만 한나라당 소장파의 일원으로 한나라당 내부에서 쓴 소리를 자주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여권의 입장을 대변하여 나온 토론 마당에서 다소 버벅대는 느낌을 받은 건 단지 느낌 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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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KBS 심야토론>

내가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심야토론이 있기 24시간 전 원희룡 의원을 만났기 때문이다. 원래 나는 4월 18일 블로그를 통해 원희룡 의원 측에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인터뷰 요청 주제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회의원은 정말 불가능한가?"였다. 원의원 측은 다음 날 바로 연락이 와 인터뷰 일정을 잡았고 지난 토요일(5월 10일) 늦은 밤에 여의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졌다. 가장 큰 일은 미국소 수입을 반대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촛불 시위였다.

인터뷰 당일인 5월 10일 오후 6시 경, 재미있는 일이 하나 벌어졌다. 국가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친구로부터 하나의 문자가 전달되어 왔는데 이런 내용이었다,

"<지경부공지> 금일19:00 청계천광장 미국산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참여자제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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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출처 - 경향신문>

'지경부'는 '지식경제부'를 말한다. 아직도 이런 지시를 하는가 싶어 씁쓸한 마음이 들었고 블로그에 기사로 옮기려고 했는데 곧이어 원희룡 의원 측에서 전화가 왔다. 인터뷰 장소를 바꿀 수 없겠다는 것이었다. 바뀐 장소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블로그에 기사를 쓰지 못하고 집을 나섰는데 몇 시간 후에 이 문자 내용이 기사화되었다.



하이 서울, 하이 시청, 하이 청계천!

오후 8시 30분, 인터뷰 장소로 가기 위해 2호선 시청역에서 택시를 잡고 있었다. 시청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화려한 무대 앞에 모여 있었다. <하이서울 패스티벌>이 진행 중이었다. 택시를 타고 광화문을 지나는데 청계천 소라광장 주변에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200m 거리를 두고 두 개의 큰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두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은 서울 시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며,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또한 가족들이 함께 온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두 모임의 성격은 완벽히 달랐다. 참으로 묘한 광경이었다. 문득 한국에 10여년을 체류한 외국 언론사 기자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는 정말 적절한 표현이다. 한국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매우 힘든 다이나믹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나라다. 심지어 모순이 느껴질 정도다."


인터뷰를 포기하다

9시 5분,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다. 원희룡 의원 외에 다른 많은 분들이 모인 자리였다. 분위기와 상황을 보아하니 인터뷰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 전 봤던 청계천의 촛불 시위에 대해 뭔가 묻고 싶었다. 틈틈이 이런 저런 질문을 했다. 인터뷰가 아니라는 전제로 그는 매우 사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블루문 : "현재의 촛불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원희룡 : "지난 4월 말 뉴질랜드 총리의 방문 초청 이후 귀국하여 보좌관들에게 현 정세 분석을 요청했다. 그리고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한 사태라 판단하여 정부와 한나라당이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의견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런 상태가 되었다. 며칠 전에 정부와 정당은 과거 의견을 일부 바꿨다. 그러나 대응 태도나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지점에서 약간 화가 났다. 그가 한나라당 내 소장파로서 좀 더 강하게 이 문제에 대응해야지 않았나 생각했다. 말도 안되는 질문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질문했다,

블루문 :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면 뉴질랜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을 하는 식으로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국가를 대표해 방문한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질문하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서 원희룡 의원의 대답을 옮기진 않는다. 하지만 그는 하필이면 그 시기에 외국에 있었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음에 매우 미안해했다는 이야기는 했다. 나는 이 질문, 즉 원희룡 의원이 그토록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 들였다면 왜 국민을 열 받게 만드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주장 - 사실 국민은 미국소 수입 자체의 문제만큼 정부와 한나라당의 주장에 더 열받고 있는 것 같다 - 을 '더' 적극적으로 견제하지 못했는지 화가 났다.

그래서 좀 더 얄팍한 질문 그리고 짜증날 수 있는 질문을 했다,

블루문 : "촛불 시위에 10대의 참여가 높다고 한다. 내가 볼 때도 유난히 학생 층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원희룡 : "촛불 시위는 국민이 할 수 있는 분노의 표현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것을 이용하려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보다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런 대답이 아니었다. 연이어 이럴 질문을 했다,

딸이 촛불 시위에 참가한다면?

블루문 : "따님이 두 분 있는 걸로 안다."

원희룡 : "중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딸이 있다."

블루문 : "그들이 촛불 시위에 참가하겠다면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그는 예의 사람 좋은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즉각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 이런 질문은 매우 악질적이다. 인터뷰어는 인터뷰이에 대해서 물을 수 있지, 특히 가족에 대한 질문은 인간적인 예의로도 물어서는 안된다.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몰상식하고 예의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질문을 일부러 던졌다. 나는 원희룡 의원의 개인적인 생각을 듣고 싶었다. 잠시 생각한 후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원희룡 : "딸들이 시위에 가겠다면 나도 함께 참여하고 딸과 함께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그러나 얼굴이 팔린 내가 시위에 간다면 또 다른 문제가 있지 않겠나..."

블루문 : "그럼 따님이 가겠다면 보낼 의사는 있는가?"

원희룡 : "보낼 것이다. 대신 경험한 것에 대해 아빠와 많이 이야기하자고 할 것 같다."

블루문 : "따님이 시위에 참석했다는 걸 알고 기자들이 보도를 하면 원희룡 의원이 참석한 것보다 훨씬 일이 커질 것 같은데...?"


둘 다 웃고 말았다. 쓸데 없는 질문이었고 바람직한 대답이었지만 비현실적이었다.


버벅대던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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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땀닦는 원희룡 의원>

원희룡 의원은 서른 일곱에 정계에 입문했고, 18대 국회의원이 되어 45세인 올해 이미 3선 의원이 되었다. 그의 정치인으로서 콘셉트는 '보수 속의 개혁 세력'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다. 10년의 '읽어버린 세월'을 말하는 여당 소속 의원이다. 이번 미국소 수입과 같은 사태에서 그의 입장은 당연히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비호다. 그런데 그 개인은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해하는 것 같다. 이런 사태에 대해 미리 경고를 했음에도 진지하게 논의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는 여전히 정당인이고 그가 속한 정당은 한나라당이고 한나라당은 며칠 전 입장을 바꾼 것 같지만 여전히 "재협상 불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촛불 시위에 나선 국민들은 여전히 "재협상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 5월 12일 현재 둘의 입장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그는 심야토론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국가 간 이뤄진 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는 없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영악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향후 재협약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자연인으로서 그의 의견은 이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반을 뒤엎어 버리고 어떤 주장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쉽냐고? 아니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주장은 딱 저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버벅대며' 한나라당과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걸 보며 측은한 마음마저 들었다. 차라리 심야토론에서 대놓고 '재협상 불가'를 외치던 사람이나 '재협상은 충분히 가능'을 외치던 사람의 입장이 더 선명했다고 본다. 원희룡 의원은 자연인으로서 입장과 정당인으로서 입장, 그리고 중학생 아이 둘을 둔 학부모 입장 사이에서 그는 오늘 좀 버벅댔던 것 같다.



한나라당의 소장파를 응원

나는 지난 총선 때 통합민주당을 지지했고 미국소 수입과 관련한 협상에 대한 입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뜻을 등에 업고 무조건 재협상'이다. 여당 의원을 제외한 다른 국회의원들은 현재 이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부를 집중 공격하며 "재협상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나를 바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은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일부 소속 의원들은 '전면 재협상'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워낙 강하게 외부의 압력이 있기 때문이고, 이명박 대통령과 그 주변의 인물을들이 한나라당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인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원희룡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그런 주장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소위 한나라당 내부의 소장파라면 분명 그런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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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대통령 선거 중>

물론 나도 이런 주장이 얼마나 아마추어와 같은 것인지 안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중 분명 이번 협상을 다시 뒤짚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한다고 본다. 이건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다. 정당의 이익과 정부의 이익, 그리고 국민의 요구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묻고 싶다. 원희룡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의 소장파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18대 총선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아 대충 시간 지나면 잊혀 질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결코 잊지 않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내 사소한 생활을 망치는 것"이다.

국민들은 생각한다, "미친소를 먹어야 하나?" 그 생각이 옳고 그른 것을 떠나 국민들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생각이라고 설득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설득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미국소 수입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소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혹은 알 지도 못하고 미국소를 먹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싸움이다. 안타깝게도 국회의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속해 있고 그래서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는 것이다. 이건 교육과 설득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그런데 이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 위기를 통해 바닥을 치고 있는 국민에 대한 신뢰를 다시 얻을 수도 있다. 혁신적인 관점을 제시하면 된다. 뼈를 취하기 위해 살을 도려내면 된다. 살을 도려내는 것은 전면 재협상이다. 뼈는 무엇일까? 10년의 잃어 버린 세월 이후 다시 찾은 5년에 대한 불안감 극복이다.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면 한나라당은 앞으로 10년 이상은 다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만약 이번 사태를 대충 넘어 가려고 한다거나 '또 다른 대안'과 같은 식으로 극복하려면 한나라당은 다시 정권을 내 줄 수 있다.

맞다, 나는 한나라당과 정부가 지난 몇 개월처럼 계속 삽질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국 이 사태 때문에 지자체 선거에서 야당에게 의석을 모두 내주는 환상적인 미래를 기대한다. 그런데, 나는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나는 비록 망할 놈의 한나라당이라도, 빌어먹을 이명박 정권이라도 관계없으니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서민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 비록 이번 사태에 한정되어도 - 나는 한나라당 의원도 응원할 수 있다. 원희룡 의원이든 누구든 응원할 수 있다.

결론은 이이제이(以夷制夷) 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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