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블로그'

181 POSTS

  1. 2010/02/02 기업의 블로그 평판 관리 (9)
  2. 2010/01/21 탭 서핑 중 열받을 때 (8)
  3. 2009/12/16 승리의 법칙
  4. 2009/11/06 팀 블로그 (team blog) (3)
  5. 2009/10/27 블로그 (2)
  6. 2009/10/27 To be or not to be...
  7. 2008/11/03 블로그 설문 조사 논쟁 (1)
  8. 2008/09/09 미디어와 블로그 저널리즘 (5)
  9. 2008/08/29 최적의 블로그 디자인은? (14)
  10. 2008/04/18 블로그, 머릿속의 모든 글을 써야만 하는가? (8)

기업의 블로그 평판 관리

Posted 2010/02/02 14:02

오랜만에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로그온했는데 이런 내용의 쪽지가 도착해 있었다.

블루문님 안녕하세요?
**닷컴 B**입니다.

한국내에서 SEM을 진행하는데 있어 블루문님께서 **닷컴에 대해 부정적으로 업데이트 하신글이 계속해서 노출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괜찮으시다면 **닷컴 관련 글을 삭제해 주실 수 있는지요?

감사합니다!


 SEM(Search Engine Marketing)을 하고 있는데 내 글이 상위에 나오니 삭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오래 전에 쓴 글이 네이버에서 이 회사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상위에 나오고 그 내용이 부정적이니 삭제해 달라는 말이다. 그런데 당시에 나는 부정적 의도로 그 글을 쓴 바 없는데 이런 반응을 갑자기 보이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해외 법인인 이 회사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던 걸까? 몇 년 전에 쓴 내 글이 아직 상위에 노출되고 있다니 말이다.

'절대 삭제 못하겠다'고 답신을 하려다 혹시나 다른 블로거에게도 이런 식의 메시지를 보냈는 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이 회사 이름으로 검색되는 블로그를 하나씩 방문해 보고 몇몇에게 "혹시 저와 같은 내용의 쪽지를 받았는 지" 질문을 보냈다. 어제 답신이 왔는데 한 명은 똑같은 내용의 쪽지를 받았다고 하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쓴 글을 삭제해 버렸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을 때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설득이나 협력을 요청하기도 하고 고소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회유든 협박이든 부정적 견해를 더 이상 설파하지 않도록 입을 다물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검색 엔진이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딱히 대응할만한 방법이 없다. 해당 기업으로 검색했을 때 상위 결과물이 기업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표하고 있다면 그것을 없애 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법률에 위배되거나 검색 결과물의 정확도가 낮다고 확인되지 않는다면 검색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지 않는다. 공정성의 유지와 검색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임의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색 서비스 사업자들은 이런 류의 "우리 기업에 대한 부정적 결과를 바꿔 주시오" 요청에 대해 대개 2가지 방안을 알려 준다. 알려 준다기 보다는 하도 귀찮게 하니 슬쩍 일러 준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첫째, 해당 키워드(기업의 이름이나 상품 등)에 대한 부정적 결과가 뒤로 밀리도록 보다 긍정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도모한다.

둘째, 부정적 콘텐츠를 삭제해서 링크가 사라지면 검색 엔진도 이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서 삭제하니 그 사람에게 삭제를 요청하거나 법률의 힘을 빌어 삭제할 수도 있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첫번째 방법보다 손쉬운 두번째 방법을 선택한다.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후자가 보다 즉시적인 해결책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로그에 대한 글 삭제 요청은 기업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글 삭제 요청 자체를 대중에게 공개시켜 버리고 그로 인해 기업은 더 큰 망신을 당하고 어이없게도 그 기업에 대한 검색 결과에 '새로운 부정적인 결과'가 하나 더 나타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물론 대개의 경우 별 생각없이 해당 기업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썼다가 블로그 글 삭제 요청 혹은 협박을 받은 개인 혹은 블로거들은 화들짝 놀라서 글을 삭제하곤 한다. 그러나 진정 고객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그 한 명의 미래 고객이 해당 기업에 대해 지울 수 없는 부정적 견해를 갖게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사람은 아마도 그 기업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신의 글을 삭제하도록 요청했던 그 순간을 떠올릴 것이며 꽤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개인 특히 블로그의 부정적인 글을 발견했을 때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에서 가장 마지막 순위가 "삭제 요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삭제 요청 혹은 협박을 서슴지 않는 것은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무지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하나의 글은 하나의 인격이며 그 글 뒤에는 사람이 있다. "삭제 요청"이란 인격에 대한 도전이며 사람에 대한 공격이다. 그저 하나의 글을 삭제하여 검색 결과에 긍정적 결과만 나오게 만들기 위해 인격과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일까?

몇 년 전 한 기업의 홍보 담당자가 자사 신상품의 검색 결과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블로거가 있는데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했다. 나는 이런 제안을 했다,

"일단 그 블로거에게 공손하고 겸손한 어법으로 사과의 메일을 보내세요. 회사의 상품에 대해 조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며 기념품을 보내세요. 그리고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때 연락할테니 연락처를 알려 달하고 하세요. 반드시 새 상품이 나왔을 때 그 사람을 초대하세요."

물론 그 블로거를 무시해도 제품 판매에 큰 지장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블로거가 특종을 터뜨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정적 견해 또한 지속적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런 블로거가 신제품의 문제를 기업에 알려 주기 전에 특종을 터뜨린다면 정말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일어나지 않을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방지하는 차원에서 블로거를 대하라는 말이다. 다행히 홍보 담당자는 내 충고를 따랐고 그 블로거와 좋은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 블로거는 여전히 해당 제품에 대해 쓴소리를 아까지 않고 있지만 그것은 기업에게 파괴적인 행동이 아니라 시의적절한 충고가 되고 있다.

탭 서핑 중 열받을 때

Posted 2010/01/21 20:22
IE7과 파이어폭스를 번갈아 가며 웹 서핑을 하는데 특히 탭으로 페이지를 여러 개 열어 놓고 한꺼번에 읽는 걸 즐긴다. 뉴스 사이트나 블로그 메타 사이트에서 하나 열고 하나 읽는 것 보다 제목과 요약문을 보고 한꺼번에 열어 두고 읽는 게 편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탭 서핑을 하다 열 받는 경우가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음악이 무작정 흘러 나오는 경우다.

도대체 어디서 음악이 흘러 나오는 지 알 사이도 없이 일단 스피커 볼륨을 낮추고 탭을 하나 하나 찾기 시작하는데 이걸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요즘 블로그를 보면 온갖 위젯을 붙여 놔서 어디서 음악이 흘러 나오는지 찾다 보면 짜증이 절로 난다. 결국 탭을 하나씩 닫다 음악이 나오는 블로그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미 평정심은 사라진 상태다.

자기 블로그에 BGM을 깔든 말든 내 상관할 바 아니고 음악의 호불호를 논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조용히 글을 읽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런 블로그 - 열에 아홉은 블로그다 - 를 만날 때면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BGM 안 쓰면 안될까? 글 내용과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 것 같던데 말이다.

승리의 법칙

Posted 2009/12/16 19:27
2000년 웹 서비스 기획자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하면서 늘 사람들이 내게 했던 질문은 한 가지였다,

"어이, 성공하는 웹 서비스의 비결이 뭐니?"

수 많은 웹 사이트와 수 많은 웹 비즈니스와 수 많은 웹 마케팅에서 이 말은 사실 "우리가 이길 방법은 뭐니?"라고 재해석되는 게 맞다. 이 질문에 대해 대답하며 지금까지 먹고 살아왔지만 내 대답은 늘 단순하고 간결하고 또한 고객을 짜증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내 대답은 늘 이런 것이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게 답이라면 나와 만날 이유는 없다."


승리하고 있는 자가 조언을 바라는 걸 본 적 있나?




나는 승리의 법칙을 찾는 사람을 경멸한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스스로 패배자임을 세상에 떠들고 다니는 불쌍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멸하는 사람은 승리의 법칙이 있다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다. 대개 그런 사람들은 승리의 법칙이 있다는 이야기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나도 "성공하는 웹 사이트의 법칙" 같은 제목으로 강연을 한 적 있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에게 강연을 시작하자 마자 이야기했다, "당신들은 낚였다, 그런 게 어디있나?"라고. 거짓말은 했지만 오래 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은 있다.

승리의 법칙을 찾는 건 인간이라면 매우 당연한 행동 양식이다. 남들의 실패를 반복하고 싶어하는 인간이 어디 있는가. 또한 남들의 성공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인간은 얼마나 많은가. 정직하게 말하자면 승리의 법칙을 찾는 건 순수하다고 말할 정도로 당연한 것이다. 다만 어리석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법칙이라는 건 그것대로 모은 것이 돌아간다는 말이지 않나. 어떤 분야에서 승리하는 자가 있으면 그렇지 못한 자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승리의 법칙 운운하는 건 난센스라는 말이다. 현실에서 성공이란 건 자원 한계의 법칙을 따를 뿐 점수와는 전혀 관계 없다.

오늘도 그 말도 안되는 '성공의 법칙'을 부르짓는 다양한 군상의 인간들과 그들의 추종하는 또 다른 불행한 인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승리하고 싶으면 재빨리 탈출해라"

당신이 승리하고 싶은 그 분야의 승리자가 임계치에 도달했다면 왜 그 시뻘건 경쟁의 도가니에 있는가?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새로운 분야로 탈출하라. 끝까지 고집 부리는 건 내 알 바 아니지만 스스로 불행한 인생을 사는 건 보기에 참으로 곤란하다.

팀 블로그 (team blog)

Posted 2009/11/06 14:30
0. 팀블로그에 대한  고민

국내에 블로그가 소개되던 초창기에 블로그의 정의와 유형에 대한 많은 토론이 있었다. 팀 블로그(team blog)는 블로그에 대한 개론적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곤 했는데 대개 "특정 주제를 여럿이 함께 다루는 블로그"를 의미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팀 블로그는 기존 블로그에 다수의 계정(account)을 추가하는 정도라서 그리 특별할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에 대한 개론적 논의에서 팀 블로그를 중요하게 언급하는 연사들이 많았다. 그 대부분의 이유는 상업적 가치 때문이었다.

1인 미디어로서 블로그가 상업적 가치를 갖기 위해 팀 블로그를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지금은 아주 시들해버렸지만 몇 년 전만해도 대기업의 경우 인트라넷(intra-net)에 기업원 개개인의 블로그를 설치하여 메타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부서의 팀 블로그 운영이 경영 혁신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다. 결과론적 분석일 수도 있으나 국내에 블로그가 보급된 지 6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블로그를 통한 경영 혁신 사례 혹은 회사내 팀 블로그의 성공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니 앞선 생각들은 그리 훌륭한 예측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팀 블로그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 5~6년 전 블로그에 대한 개론적 논의가 가득하던 시절 혹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탄생한 블로그 마케팅 회사들의 팀 블로그에 대한 주장을 들을 때마다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팀 블로그의 중요성이나 가능성에 대해 그들의 주장 - 혹은 나 또한 반복했던 주장 - 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설명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몇 년 전 내 생각 또한 매우 추상적인 것이어서 뭔가 부족함을 느낄 뿐 질문 자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도 없었다.

약 5년 전에는 그리 심각한 고민이 아니었지만 2년 전 쯤 '팀 블로그의 중요성'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되었다. 태터앤미디어를 비롯한 블로그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이 생겨날 즈음이었는데, 당시 웹 서비스 컨설팅을 하던 회사에서 내게 이런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온라인 브랜드를 위해 회사 직원들이 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대개의 경우 단호하게 의견을 제시하는데 익숙한 나였지만 이 질문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지 모하고 있었고, 심각한 수준으로 고민을 못했기 때문에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없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팀 블로그가 그리 효과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대답했을 뿐이다. 하지만 고객사가 팀 블로그에 대해 공부할 시간을 줄 필요는 있기 때문에 몇몇 블로그 마케팅 업체를 소개해줬다. 업체들은 자신들의 팀 블로그 운영 방식을 소개했고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업체들의 이야기를 듣자면 팀 블로그는 새로운 가능성이 충분했고,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는다면 기존 매체 광고보다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설명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웠고 입술을 쭉 내밀고 회의실 구석에서 투덜거리곤 했다. 그러나 뭐가 불만인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태 즉 뭔가 불만이긴한데 뭐가 불만인 지 알 수 없는 상태는 2년 가까이 지속되었다. 그러다 최근 내 불만이 뭔지 알게 되었고 그 불만에 대해 다소 적절한 그러나 여전히 불완전한 대답을 찾게 되었다.


1. 팀 블로그의 정의와 운영

팀 블로그에 대한 많은 논의와 개념 토론에서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이런 것이었다,

"팀 블로그의 실제적 구분과 개념적 정의"
"팀 블로그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조건"


팀 블로그에 대한 기술적 정의는 "여럿이 하나의 브랜드로 블로깅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 하나의 도메인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여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팀 블로그의 형태이긴 하지만 만약 서브 도메인을 각각 사용한다고 해도 팀 블로그라 부르는데 큰 무리는 없다. 심지어 개별적으로 자신의 도메인을 유지하고 특정 포스트(post)만 공유하는 메타 블로그 형태도 팀 블로그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팀 블로그는 다양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팀 블로그를 다른 형태의 블로깅과 구분하는 가장 적절한 정의, 즉 실제적 구분을 위한 개념적 정의는 "팀"이라는 명칭에서 찾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팀"은 협력 관계의 단위를 뜻한다. 기업에서 "팀"은 보다 복잡한 의미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팀은 목표와 리더로 구성되는 단위를 말한다. 이 의미가 팀 블로그를 이해하는데 가장 적절한 것 같다. 팀 블로그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어야 하며 리더가 있어야 한다. 보통 팀 블로그에서 목표는 '주제'가 되고 리더는 '편집자(editor)'가 된다. 운동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이 무엇일까? 명확한 목표와 과학적인 훈련, 적절한 전술, 협동심, 리더쉽, 물적 지원, 팀원의 육체적 능력, 합리적 지시, 규율, 절제, 도덕심... 엄청나게 많은 요소들이 존재한다. 팀 블로그의 성공 요인은? 그냥 글만 잘 쓰면 되는가? 글 잘 쓰는 여럿이 모이면 성공할 수 있는가?


"모든 중요한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 차라리 성공하는 인생에 대해 논의하는 게 빠를 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성공적인 팀 블로그 운영에 대한 조건 중 가장 소중한 조건 2가지를 정리할 수 있었다.

1. 비전의 공유
2. 필연적 불확실성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조직이라면 팀 블로그를 만들 필요도 없고, 만들어도 제대로 운영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팀 블로그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건 목표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핵물리학자들이 팀 블로깅을 통해 최신 이론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싶다면 팀 블로그를 만든 이후에도 매주 2개 이상의 글이 계속 올라오는 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방문자에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방문자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반면 기업의 홍보를 위해 유지되는 팀 블로그라면 하루 방문객 1천 명 이상의 숫자가 꾸준하게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 댓글 따위는 안 달려도 관계없다. 자신의 브랜드를 확대시키기 위해 팀 블로깅을 한다면 방문자와 댓글이 매우 중요하다. 이슈의 생산도 중요해진다.


2. 비전의 공유

그런데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팀 블로그든 비전(vision)이 공유되지 않은 상태라면 반드시 실패하거나 흐지부지한 상태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많은 팀 블로그가 이런 비전의 공유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상태에서 운영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회사의 홍보 블로그다. 회사 홍보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비전은 무엇일까? 대개의 경우 "회사의 홍보"를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건 비전이 아니라 그 블로그의 주제일 뿐이다. 블로그의 주제가 곧 블로그 운영의 비전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주 흔한 착각이다.


A라는 은행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객만족팀에게 팀 블로그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진이 생각할 때 팀 블로그를 통해 고객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와 널리 알릴만한 고객 응대 사례를 팀 블로그를 통해 쓰면 좋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게다가 블로그 마케팅 전문 기업이 컨설팅을 해 준다고 했으니 크게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팀 블로그를 위한 규칙이 세워졌고 콘텐츠도 계속 올라가기 시작했다. 몇 개월이 지났다. 페이지뷰도 제법 나오고, 가끔 댓글도 붙어 있다. 블로그 마케팅 전문 기업의 보고 자료에 의하면 꾸준한 성장세라고 한다. 그런데, 뭔가 부족하다. 이런 정도의 수준을 기대한 것인 아니다. 뭔가 화끈한 반응이 올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하다. 그저 예상했던 수준 정도일 뿐이다. 불만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감동도 없다. 오히려 가끔 댓글에 불만 가득한 고객의 욕설이 올라와 곤란할 뿐이다. 게다가 팀 블로그 담당자가 바뀌면서 과거에 비해 글의 수준도 낮고 글을 써야 하는 부서에서 불만도 생기고 있다. 아무래도 곧 팀 블로그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이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착각은 무엇일까? 회사 경영진에서 팀 블로그의 운영을 결정할 때 그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그러나 정작 팀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단지 목적이 있었을 뿐 서로 비전의 공유가 없었다.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비전은 "더 많은 봉급"일 가능성이 높다. 비전의 공유가 중요한 이유는 '이슈(issue)'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고의적으로 이슈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비전이 공유된 상태에서 작성된 콘텐츠에는 자신도 모르게 이슈가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것은 팀 블로그를 목표 수치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만든다.

예컨데, 한 정치인의 브랜딩을 위한 팀 블로그가 있다. 이 블로그는 그 정치인의 일상 생활을 다루고 있다. 블로그에 작성되는 글은 정치인 주변 사람들에 의해 취재된 것이다. 이 블로그를 유지하는 서너명의 보좌진들은 팀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다. 팀 블로그의 주제는 특별히 정해 진 것이 없었고, 그저 온라인을 통해 서로 더 친근해지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블로그에 올라 온 글을 종합일간지 기자가 읽게 되었는데 정치면에서 큰 이슈가 된다. 바로 보좌진들의 봉급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었다. 별 생각없이 올린 내용이었지만 기자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콘텐츠였고 종합 일간지에 블로그가 언급됨으로써 정치인의 브랜딩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버즈 마케팅을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팀 블로그가 유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이 '정당인' 혹은 '정치인'의 보좌진으로서 하나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큰 비전의 테두리 속에서 운영되던 팀 블로그였기에 설령 주제가 불명확하게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아주 명확한 주제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많은 기업 홍보 블로그가 팀 단위로 운영된다. 그런데 팀 블로그의 운영 주체들의 면면을 보면 "주제"만 있고 "비전의 공유"가 없다. 때문에 뻔한 이야기가 올라올 뿐 일상적이지만 동시에 큰 이슈가 될만한 이야기는 올라오지 않는다.



3. 필연적 불확실성

팀 블로그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는 "필연적 불확실성"이다.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할 수는 있지만 그 일이 언제 벌어질 지 알 수는 없다는 말이다. 블로깅을 하다 보면 반드시 악플과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언제 악플이 붙게 될 지 알 수 없다. 어떤 글에 붙게 될 지 알 수도 없다. 다만 언젠가 악플과 만나게 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팀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이슈(issue)는 언젠가 반드시 발생한다. 이슈에 의해 하루 방문자가 10만 명이 넘을 수도 있고, 순식간에 유명한 팀 블로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언제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영원히 이슈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영원이라는 개념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이슈를 만들지 못한다면 대개의 기업 팀 블로그는 그 존재가치 자체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 불확실성은 마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real variety program)의 속성과 유사하다. 리얼 버라이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어메이징 레이스(amazing race)는 매우 간단한 몇 가지 규칙이 있다. 각 구간 별로 팀이 경쟁하고, 별도의 코스를 극복해야 한다. 1등에게는 큰 금액의 상금이 주어진다. 언뜻 생각하면 각 팀들은 그저 열심히 코스를 극복하여 1위를 향해 달리기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러나 어메이징 레이스에는 드라마(drama)가 존재한다. 바로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드라마다. 언제 일이 터질 지 알 수 없지만, 이 레이스에 참가한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싸우게 된다. 또한 어떤 식으로든 화해하게 되고, 어떤 식으로든 배신하고, 경멸하며, 욕하고, 웃고, 울게 된다. 어떤 형태든 시청자의 눈시울을 자극하는 장면이 반드시 등장하게 된다. 문제는 그게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을 뿐이다. 너무 오래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으면 프로그램 자체의 시청율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프로듀서는 각종 장치를 마련해 둔다. 그러나 이런 장치가 반드시 의도한대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다만 가능성을 높여 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서는 "필연적으로 드라마틱한 상황"이 벌어질 것임을 잘 알고 있다.


4. 편집자

팀 블로그에서 프로듀서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편집자다. 편집자는 고의적으로 콘텐츠를 선택하기도 한다. 기업 홍보 블로그에 주제와 그리 맞지 않는 콘텐츠를 올리기도 하는데 일종의 변화 전략으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또한 편집자는 글을 올리는 사람들 - 팀 블로거 - 에게 끊임없는 자극을 줘야 한다. 드라마가 나와야 비로소 팀 블로그는 "요구조건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이 팀 블로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100이고, 그 수익과 똑같은 수익을 기존 광고나 경영 기법으로 얻을 수 있다면 굳이 팀 블로그를 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요구 조건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팀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팀 블로그 운영은 기존 홈페이지나 광고에 비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오히려 기업 구성원 개개인에게 필요로 하는 노력을 생각해 본다면 외형으로 지출되는 비용으로 평가할 수 없는 비용이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팀 블로그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멋진 콘텐츠도 아니다. 그것은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다. 심지어 외부 집필가를 고용해도 관계없다.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을 만족시키는 팀 블로그라면 비전의 공유는 불필요하다. 그러나 팀 블로그를 통해 "요구조건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싶다면 두 가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팀 블로깅을 하는 사람들의 비전 공유와 필연적 불활실성을 이끌어나갈 편집자다. 기업, 특히 내부에 훌륭한 콘텐츠가 많이 존재하는 대기업에서 팀 블로그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팀 블로그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또한 그 특성에 맞게 편집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블로그

Posted 2009/10/27 00:46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좌파적이거나 개혁적 정치적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맞나? 아닌가?


질문의 문제성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이렇게 다시 질문해 보면 어떨까?


블로그에서 정치적 견해를 표시하는 사람들 중 좌파적 성향이나 개혁적 성향의 사람이 많다.
정치적 견햬를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소수의 블로거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은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정치적으로 좌파거나 개혁적 성향의 사람들은 블로그를
쓰든 안 쓰든 언제나 자기 표현에 적극적이었다.


요리 레시피를 정말 잘 쓰는 블로거나, 멋진 사진을 올리는 블로거나, IT에 대해 깊은 조회를
가진 블로거나, 북마크 혹은 RSS 리더로 늘 구독하는 블로거나... 이들이 분명한 자신의 정치적
견햬를 드러내지 않는 이상 '나'는 계속 그 블로그의 글을 읽게 될 것이다.


일종의 계약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To be or not to be...

Posted 2009/10/27 00:37
웹 페이지를 하나 만들 때 그 존재감을 스스로 물어 볼 필요가 있다,



생존을 위한 웹 페이지인가, 아니면 그냥 존재하는 웹 페이지인가.



검색 엔진은 그런 걸 가리지 않고 모두 수집하지만
웹 페이지를 만드는 주체인 '나'는 그런 걸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블로그 설문 조사 논쟁

Posted 2008/11/03 10:06
최근 티스토리는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의 의뢰로 티스토리 사용자들에게 블로그 사용 패턴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 공지를 했다. 그런데 이 설문 조사에 대해 많은 사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블로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설문 조사의 내용이 너무 정치 편향적 조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온라인 설문 조사에 참여하여 문항을 검토해 봤더니 티스토리 공지 내용과 달리 "블로거의 저널리즘" 특히 사회정치적 인식에 대한 조사였다. 사용자들의 항의에 의해 설문 조사 페이지에 "블로그 이용 패턴과 블로거들의 저널리즘(사회정치적) 인식에 관한 연구 "라고 나중에 내용이 추가된 것 같다. 설문 내용이 일반적인 블로그 사용 패턴이나 블로거의 '블로그에 대한 인식 조사'로 오인된 것은 설문 조사 측의 설명 부족이 주요한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설문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니 몇 가지 명제에 대해 증명해 보려는 설문 조사가 아닌가 한다. 예를 들어 이런 명제에 대해 실제 블로그 사용자들이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또한 '인식에 맞게 행동하는가'를 알아 내려는 설문 조사인 것 같다.

- 블로그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참여 의지가 높다
(혹은 그 반대에 대한 증명 즉 블로그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참여 의지가 높지 않다)
- 평소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수록 블로그의 영향력에 대한 신뢰가 높다
(혹은 그 반대에 대한 증명)


아마도 이런 류의 몇 가지 명제를 만들어 놓고 설문 조사를 통해 명제를 증명하거나 기각 혹은 새로운 과제를 찾아 내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설문 항목을 읽다 답변자가 애매하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꽤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질문 항목이 동일한데 마지막 서술어만 "믿느냐?", "확신하느냐?"라고 질문하는 것도 있었는데 믿는 것과 확신하는 것의 차이가 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굉장히 긴 설문 항목이었는데 설문 응답자가 질문 자체를 이해하기 힘든 항목이 몇 개 있었다.

연구 자체는 의미있는 활동인 것 같지만 설문 문항의 애매함이 있었고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링크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쉽다. 어쨌든 나도 설문 항목을 다 읽었지만 설문을 제출하지는 않았다. 일부 사용자는 블로그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설문이라고 맹비난을 했는데 그보다는 블로그와 그 사용자에 대해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설문 같았다.

미디어와 블로그 저널리즘

Posted 2008/09/09 01:38
국내에서 블로그를 '1인 미디어'로 현업 종사자들이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개념적으로 인정한 것은 오래되었지만 현업의 기자들이나 편집진이 받아 들인 것은 얼마 전이라는 말이다. 오늘 그 '받아들임'을 상징하는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중앙일보, 자사 비판기자 퇴출 ‘파문’


이 기사에 포함된 중앙일보 기자의 글은 나도 당시에 읽은 바 있다. 당시 이 기자의 글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댓글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사건을 거치며 또 어떻게 변화한 댓글 - 소위 여론 - 이 붙을 지 궁금하다. 아마도 "힘내라" 류의 댓글 아닐까.

이번 사건은 좀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중앙일보가 그 기자가 블로그에 쓴 글 때문에 정직원 전환을 하지 않았다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 정황 증거는 분명하지만 이 또한 이런 저런 상황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사건에 대해 중앙일보가 "해당 블로그 글을 비롯한 중앙일보 논조에 반하는 기자 개인의 태도가 문제"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주장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1인 미디어 저널리즘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2003년부터 많은 기자들과 블로그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해 왔는데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내 주장은 한결 같았다. 기자들은 블로그의 정체성이 과연 기자라는 전문직의 정체성과 충돌할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했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늘 이런 것이었다,

"두려워할만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이런 예를 들어 죄송하지만 IT 관련 기사에서 제가 기자님보다 잘 쓸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제게 기자님과 같은 정보 리소스에 대한 접근 권한이 있다면 훨씬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아무리 기사를 잘 써도 저는 블로거이고 기자님은 기자입니다. 기사를 잘 쓰는 블로거와 기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 중심에 '프로페셔널 저널리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를 전문직으로 구분하는 이유는 기사를 전문적으로 쓰는 능력과 그에 대한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블로거 중 일부도 그런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지며 기사를 쓸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는 블로거는 이미 '프로페셔널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어떤 조직에 속하지 않았을 뿐 그런 블로거는 이미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자들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그런 독립 저널리스트가 기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작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 십만 명의 독자들과 함께 행동합니다.

기자가 소속된 언론사와 편집진 그리고 구독자라는 조직이 있다면 블로거이며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언론사이며 스스로 편집자이며 또한 수십만 명의 독자들이 편집자이자 감시자가 됩니다. 미묘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고 이것이야말로 현직 기자들이 두려워해야 할 새로운 변화, 1인 미디어의 도전입니다."


내 이야기를 들은 기자들 대부분은 공감을 했지만 실제로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자신들을 압박할 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사건은 그 예의 전형을 보여 준다. 중앙지 기자 명찰을 달고 있더라도 자신의 저널리스트로서 관점을 블로그에 쓰게 되면 퇴출 될 수도 있다. 블로그에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면 비록 중앙지 기자라도 밥벌이하고 기자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 자리를 박탈 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블로그 저널리즘은 생존의 문제지 대충 이렇고 저렇다고 생각할 문제는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문제의 기자는 조인스닷컴의 블로그에 "다음 블로그로 이동 중"이라는 제목을 붙여 뒀다. 아마도 그녀는 곧 자신이 근무했던 회사의 블로그 대신 포털의 블로그로 이전할 것 같다. 그녀가 새로운 미디어사에 취업을 할 지 블로거 저널리스트로 활동할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조직에 속한 기자가 조직의 의견에 반하는 개인적 의견을 블로그에 개시함으로써 퇴출 당할 수 있다는 예제가 되었다. 블로그에서 이런 사례는 매우 빈번했는데 국내 중앙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처음이어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일은 매우 흔히 일어날 수 있다. 왜냐면 기자 또한 인간이고 사회인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기사를 찍어내는 기계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저널리스트'로서 완결성을 갖고 있다. 아니다 그런 완결성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때문에 기자들은 항상 자신의 환경과 투쟁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시사저널 사건과 일맥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시사저널의 기자들은 삼성 관련 기사를 임의로 삭제한 경영진과 대립하며 결국 해고 당했고 시사in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창립했다. 창립의 과정에서 블로그를 개설하고 수 많은 네티즌들이 시사in의 창립을 위한 자본금을 지원했다.

기자들은 블로그가 자신들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언제든 '블로거 독립 저널리스트'로 설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골 때리는 주장을 하는 사측이나 편집장이 있다면 이런 협박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이런 식으로 하시면 저도 블로거로 활동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5년 전, 현직 기자들이 두려워했던 "블로그 저널리즘"이 정말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미디어사의 경영진과 편집진이 두려워해야 할 자유 저널리즘의 시대가 한국에서도 열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직 기사이며 블로그를 쓰는 기자들이여, 그대들은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무기의 가치를 알고 있냐 그렇지 않느냐는 것일 뿐.

최적의 블로그 디자인은?

Posted 2008/08/29 01:46
요즘은 이런 주제의 글이 별로 없는데 몇 년 전에는 이런 글이 매우 많았다, "블로그에 가장 적절한 글쓰기 넓이는?"








무슨 말이냐면, 내 블로그에 글을 쓸 때 한 줄에 몇 글자가 들어 가는 게 방문자가 읽기에 가장 편하냐는 질문이다. 좀 더 세세하게 들어가자면 블로그의 본문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항목을 어떻게 지정하는 게 방문자들이 가장 편하게 읽는 디자인이 될까?라는 것이다.

- 한 줄의 넓이는?
- 글꼴의 크기는?
- 글꼴의 종류는?
- 글자간 간격은?
- 줄간 간격은?
- 문단의 최대 길이는?

이건 사실 웹 디자인 그러니까 User interface design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조판 디자인에 대한 부분이다. 내가 작성한 글과 이미지가 어떻게 출력(publish)되는 게 방문자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보일까를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정답은 없다"는 것이 답이다. 왜냐면 블로그가 무슨 표준화된 문서 양식이 필요한 논문 양식도 아니고 해당 블로그 혹은 글이 표현하고자하는 내용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답이기 때문이다. 가독성이 어쩌구, 접근성이 어쩌구, 표준이 어쩌구, 콘텐츠와 디자인이 구분된 포맷이 어쩌구 하는 이야기도 한 마디 앞에 무릎을 끓고 만다,

"내 블로그 내 좋을대로 하겠다는데 니가 뭐?"

맞다. 이게 요즘의 대세다. 내 블로그 내가 보기 좋게 만들겠다는데 가독성이고 뭐고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자신만의 이유 때문에 방문자가 불편해하는 디자인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당신 바보인가? 당신 블로그는 읽기에 너무 불편해!"라고 비난할 수 없다.


특별한 이유

어떤 블로그는 배경색이 검은 색에 글은 연한 회색으로 쓰고 있다. 이 블로그의 글을 내 컴퓨터 모니터로 보기엔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Ctrl 키와 A 키를 동시에 눌러 콘텐츠를 모두 선택하고 본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가 반전되어 보기에 좀 편하다. 나는 이 블로거에게 "당신의 블로그가 내가 보기에 아주 힘들고 이건 나만 느끼는 게 아니니까 배경색과 글자 색 좀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 블로거는 아마도 자기 컴퓨터의 밝기를 최소로 하고 대비를 최대로 하여 컴퓨팅을 하고 있을 지 모른다. 이런 상태에서 자신의 블로그는 아주 보기 좋고 매번 글을 쓸 때도 편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와서 불편하다는 걸 알고 있더라도 그저 자신이 편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 블로거의 잘못일까? 아니라고 본다. 자신의 취향이고 그 블로그를 방문한 나는 그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

또 다른 어떤 블로그는 글자 크기가 14 point 쯤 된다. 웹 브라우저의 글자 크기 옵션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글꼴 태그에서 모든 본문의 글자 크기를 H2 정도로 지정한 것 같다. 한 줄에 한 20자 정도 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게다가 한 번 글을 쓰면 어찌나 길게 쓰는지 이미지까지 들어 간 포스트면 한 5초 간격으로 페이지를 내려야 한다. 페이지를 내리는 게 서른 번이 넘는 경우가 흔하다. 그 블로그에 들어가면 오른쪽 스크롤 바가 순식간에 줄어 들어 나중엔 코딱지만하게 변하는 게 흔하다. 그래서 그 블로그에 가면 마우스로 스크롤바를 내리는 대신 page down 키를 눌러 글을 읽는다. 게다가 글꼴이 모두 '명조체'다. 어떨 때는 북조선 인민민주 공화국 출신의 블로거가 아닌가 생각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 블로거에게 "당신 블로그의 글이 너무 커서 밑으로 내리느라 힘들어 죽겠고 글꼴도 촌스러우니 좀 바꾸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는 그 블로그를 방문하면 웹 브라우저의 옵션 중 "보기 > 크기 조정 > 작계"를 선택한다. 파이어폭스에서는 단축 키로 Ctrl 키와 - 키를 동시에 누르면 글꼴의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그 블로그를 떠나 다른 블로그를 방문하면 다시 Ctrl 키와 + 키를 눌러 원래 글꼴 크기로 바꾼다. 그 블로거는 올해 60세가 넘은 분이다. 여전히 17인치 CRT 모니터를 쓰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 블로거가 글을 쓰기엔 14 point가 좋을 것이다. 24인치 모니터를 사 드리지 못하는 바에야 그 블로거의 글꼴 크기에 대해 내가 뭐라고 할 바 없다.


이해심

방문자가 읽기 어려운 디자인으로 블로그를 사용하는 블로그 중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떤 블로거는 약시인 경우도 있고, 어떤 블로거는 색약이고, 어떤 블로거는 너무 작은 모니터를 갖고 있고, 어떤 블로거는 너무 큰 모니터를 갖고 있고, 어떤 블로거는 글꼴의 크기를 어떻게 조정하는 모르는 경우도 있고 - 정말 이런 블로거도 있다! -, 어떤 블로거는 "이런 게 정말 멋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블로거는 "내 스타일대로 살거야"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블로거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이렇게 저렇게 디자인을 바꾸기도 한다. 누가 누구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 정답이 없는 블로그 디자인에 대해 "더 나은 다자인"에 대해 누가 조언할 수 있겠는가?

만약 블로그 디자인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 블로그를 만난다면 먼저 그 블로거의 사연을 들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당신의 편리함을 위해 블로거가 힘들어한다면 그것 또한 행복한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최적의 블로그 디자인은?

여전히 최적의 블로그 디자인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콘텐츠를 대부분의 방문자들이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읽을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질문을 끊이지 않는다. 수 많은 팁과 요령과 방법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쉬운 가이드라인은 이런 것이다,

- 포털의 뉴스 섹션을 참조하세요

현재 시점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매일 방문하여 콘텐츠를 소비하는 포털의 뉴스 섹션의 글꼴과 한 줄의 넓이와 페이지 구성을 참조하면 좋을 듯 하다. 콘텐츠와 이미지를 적절히 배치하여 글을 쓰는 블로그라면 이 구성을 참조하는 게 좋다고 본다. 특별한 조판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구성을 경멸하여 정말 멋진 아이디어로 블로그 디자인을 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창의력을 아직 얻지 못한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매번 보는 포털 뉴스의 디자인을 참조해도 전혀 부끄러울 것이 없다.

아래는 네이버 뉴스 페이지다.

뉴스 페이지의 전체 넓이는 대략 950 px 정도이고, 본문의 넓이는 550 px 정도고 본문 글꼴 크기는 12px 정도된다. 이게 매일 수 백만 명이 읽고 있는 네이버 뉴스의 기본 구성이다. 줄 간격은 1줄 간격 정도? 한 줄에 들어가는 한글 글자 수는 30자~37자 정도 된다. 귀찮아서 페이지 소스 분석은 안했다. (누가 소스 분석해서 정확한 데이터를 주세요) 틀렸을 것이다. 하지만 대략 이것이 네이버 뉴스에서 파악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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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블로그 디자인을 지향한다면 이런 포털 뉴스의 디자인 구성을 참조할 것 같다.

최근 몇 개월 사이 블로그에 쓰는 글의 숫자가 부쩍 줄어 들었습니다. 그와 비례하여 방문자의 숫자도 급격히 줄어듭니다만 별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블로그를 쓰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글을 써야 하는 압박을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짧다면 짧은 경력이지만 온라인과 각종 매체에 글을 써 온 지 13년 째 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아래는 최근 제가 블로그에 쓴 글 중 공개를 한 것과 그렇지 않은 글의 목록입니다. 붉은 색 아이콘이 있는 글은 공개하지 않은 것입니다. 서른 개의 글 가운데 다섯 개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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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박 2일과 거창 딸기 이야기"같은 경우엔 1992년에 있었던 농활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구아수 블로그의 주제와 크게 맞지 않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블로그? 온라인 위기 관리?"라는 제목의 글은 블로그를 통한 기업의 온라인 위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인데 다음에 상세하게 쓸 생각으로 메모만 한 것입니다. "욕만 먹고 가는 오픈 컨설팅"은 오늘 느꼈던 감상인데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블로그에 대한 논쟁

5년 전 쯤 블로그가 한국에 소개되고 '블로그' 자체에 대한 많은 토론과 논쟁이 있었는데 특히 블로그의 글에 대한 '공개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 그런 토론과 논쟁을 지켜보며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것이 바로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글을 쓰되 모든 걸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공개할만한 글이 아니라서..."가 아니라는 게 중요합니다. 공개하지 않는 다양한 이유를 스스로 깨닫는 게 중요하고 그 이유를 스스로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머릿속의 이야기를 모두 쏟아 낸다고 좋은 블로그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통한 '감정의 배설'에 대한 비판이 아닙니다. 또한 블로그를 통한 '의미있는 콘텐츠의 생산'에 대한 옹호도 아닙니다. 사람은 늘 많은 생각을 하고 느끼며 삽니다. 그걸 글로 빨리 옮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머릿속의 생각으로 끝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경우엔 글로 옮기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러나 모든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나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에서 '공유'가 모든 가치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공유'를 아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가치가 있는데 바로 '사색'입니다. 블로깅(blogging)은 자신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또 다른 블로그의 글을 읽고, 댓글을 쓰거나 트랙백을 보내는 행위를 말합니다. 저는 오늘도 많은 시간 블로깅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공개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공개하지 않은 글'을 세 개 썼습니다. 그 글들 중 몇 개는 공개될 지 모르겠지만 공개되지 않아도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왜냐면 공개되지 않은 글이더라도 그것은 내가 한 생각의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깅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 주제와 소재를 만듭니다. 다른 사람이 직접 쓴 글이나 스크랩한 글을 읽으며 내 사고의 지평을 넓힙니다. 자신이 쓴 글을 공개하고 공개할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색을 위한 블로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블로그'라는 비슷한 툴(tool)을 쓰고 있지만 그것이 갖는 가치까지 동일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블로그를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쓰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브랜딩을 위한 수단으로 쓰고, 어떤 사람은 친교를 위한 수단으로 쓰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기도 합니다. 그것 중 어떤 것도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게 쓸 뿐입니다.


블로그는 글쓰기 도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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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블로그는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글쓰기 툴(tool, 도구)일 뿐이다'라는 주장을 했을 때 그러니까 블로그로 인해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변화, 혁신이 당장 다가올 것처럼 생각하던 사람들은 크게 반대를 했습니다. 지금도 제 생각은 변화가 없습니다. 왜냐면 블로그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 블로그를 통해 더 빨리 변화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년 6개월 전에 한나라당의 원희룡 의원이 블로그를 쓰는 것을 알고 그와 인터뷰를 한 일이 있습니다. 이후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공식적으로 만난 일은 전혀 없습니다. 두세번 정도 쪽지나 문자로 근황을 묻곤 했습니다. 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난 후 블로그를 통해 짧은 쪽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과거에 그랬듯 여전히 답신을 보내왔습니다. 보좌관에게 블로그 운영을 맡긴 사람이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자신의 블로그를 관리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제가 유명 블로거(???)라서 그 의원이 답신을 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느낀다면 그에게 직접 쪽지나 메일을 보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웹 서비스가 사람의 근본적 속성을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은 마치 책 한권으로 어떤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 선동가나 한 번의 조언으로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뀌리라 믿는 직장 상사의 생각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것은 욕심이고 그런 욕심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 사람을 미워하게 됩니다. 블로그도 비슷합니다. 블로그에 대한 과대한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기껏 5년 밖에 되지 않은 한국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 블로그계)에 대해 매우 비관할 뿐 그 미래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관하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지만 비관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 사람은 블로그에 대한 기본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블로그라는 서비스 때문에 만약 사람이 바뀐다면 그것은 블로그 때문이 아니라 이미 그 사람 속에 그러니까 마음 깊은 곳에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가 원인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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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색하긴 하지만 저는 그런 변화의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바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색하다고 말한 것은 그런 믿음과 정 반대의 현상이 자주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이명박이 대통령 된 나라에서 무슨 얼어죽을 변화의 에너지냐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라는 것이 반드시 정치적인 결과를 의미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저는 변화의 범주를 매우 다양하게 바라봅니다. 아주 사소한 것조차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가능성을 믿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와이프로거라는 표현을 매우 싫어합니다. 그러나 주부들이 블로그에 음식 이야기나 육아 이야기와 같은 것을 씀으로써 그들의 인생이 조금 변화했다면 그것도 변화입니다. 그 가치를 폄훼할 이유는 없습니다.

블로그의 가치는 머릿 속의 모든 이야기를 쏟아 내고 그것이 반드시 그런 과정을 통해 공유되어야 하고 공감을 얻어야 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인정해야 할 것은 세상에는 우리가 원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외에 더 많은 다양한 가치가 있다는 점입니다.


저 푸르른 생명의 소나무

이 글의 마무리는 괴테가 했던 이야기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괴테는 자신의 작품 <파우스트>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소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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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서비스 컨설턴트로서 저는 많은 이론을 만들어야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고 그럴써한 이론을 좋아합니다. 그런 이론이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줄 것이라고 믿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그런 이론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꽤 많고 저도 그런 부류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엄격하게 제 인생을 바라본다면 단지 이론이 제 인생에 도움을 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번 이야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블로그에 대한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것은 삶의 본질에 대한 저 푸르른 우리의 마음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할 수 있냐고, 확신할 수 있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5년 전에도 그런 질문이 있었고 저는 똑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대답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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