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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0 무한도전의 올림픽 중계, 숨은 의미 (2)
  2. 2008/07/07 조중동없는 다음의 미래 (3)
어제 올림픽 남자 체조 방송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유재석'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문득 지난 번 어떤 뉴스에서 MBC <무한도전, 북경올림픽 편>에서 6명이 북경 올림픽에서 각종 도전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올림픽 중계에 직접 참가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 올랐다. 아마도 유재석씨는 체조 방송에 참가한 것 같다. 이 경기에서 유원철이 은메달을 따고 양태영이 7위를 했는데 누군가는 '무한도전의 저주'라고 우스갯 소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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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도는 사극 <이산>에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단역으로 출연했던 경우를 생각나게 한다. 다만 지난 번은 인기 사극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정도였다. <무한도전>의 버라이어티 성격을 굳이 숨기지 않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이번 경우엔 올림픽 정식 종목에 대한 해설자로 등장했기에 그 의미가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유재석씨도 매우 진지하게 해설에 임했고 미리 체조 특히 평행봉의 기술에 대해 미리 학습을 하고 와서 적절히 끼어들며 짧은 해설을 잘 소화한 것 같다.

<무한도전>의 올림픽 중계 도전은 세 가지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1.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위상 확대에 따른 서로 다른 본부 간 업무 협조
2. 방송사 내부의 형식 파괴를 통한 공중파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터티
3. 방송 소비자에서 방송 협력자가 된 시청자의 위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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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이라면 <무한도전>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감히 방송국의 다른 부서에 명함을 내미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개그맨이 주축이 된 프로그램이라면 제 아무리 인기가 있더라도 합종 연횡하여 타 부서의 프로그램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무한도전>과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성장은 또 다른 의미에서 이런 프로그램 간 제작 협조를 가능하게 했다. <무한도전>의 출연자가<이산>과 같은 인기 절정의 사극에 비록 단역이지만 출연할 수 있게 되거나 올림픽 중계 방송에 해설자로 출연하게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0%를 넘었던 시청률 때문일까? 아니면 요즘 대세라고 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호응 때문일까? 혹은 소위 시너지 효과를 노려서 이슈를 만들거나 시청률 상승을 노리고 싶기 때문일까.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의미가 그것이다. 세 가지 의미 중 <무한도전>이 국가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올림픽 중계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세 번째 의미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공중파가 비로소 방송 협력자가 된 시청자의 위상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웹 2.0에서 이야기하는 '참여와 개방'에 대한 이야기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참여와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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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공중파 근무자에게 시청자는 프로그램이라는 상품의 소비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난 10년 사이 시청자는 인터넷과 웹이라는 도구를 통해 단순한 시청자에서 고급 콘텐츠 생산자로 점점 변화해왔다. MBC, KBS, SBS와 같은 공중파가 처음 자사의 웹 사이트를 만들었을 때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방송에 대한 무분별한 시청자들의 오해"를 어떻게 막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때문에 한 때는 공중파 웹 사이트에 사용자 게시판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상당한 힘을 얻었다. 이런 시절에 시청자는 텔레비전을 보다 마음에 들거나 그렇지 않은 것이 있으면 간혹 방송사 웹 사이트의 게시판에 글을 적는 정도의 활동을 했다.

2003년을 기점으로 시청자의 행동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 기점에는 몇 가지 중요한 한국 웹 서비스의 변화가 존재했는데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 포털 뉴스의 활성화와 사용자 의견의 활발한 제시
- 블로그를 위시한 개인 미디어의 급격한 발달
- 사용자 참여형 공중파 프로그램의 발달과 성공 사례

2008년 현재 우리는 이런 변화가 실제로 공중파 방송사 자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눈으로 보고 있고 그 사례 중 하나가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이 방영되는 토요일 저녁 시간에는 방영 이후 수 많은 관련 뉴스와 사용자들의 시청 후기 및 평가 글이 포털을 비롯한 각종 웹 사이트에 올라 온다. 특히 시청자들이 남긴 시청 후기나 평가 글은 언론사에 포착되어 새로운 뉴스를 위한 글감이 된다. 작은 애피소드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이 일파만파 확대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 한 프로그램의 생사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공중파 방송사 입장에서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터넷 의견은 이제 프로그램을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가 되었다.

여전히 시청률이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지만 시청자의 의견 또한 그만한 가치를 갖게 되었다. 방송사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제 시청자의 적극적 참여는 시청률 이상의 새로운 사업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공중파 방송사들은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했을텐데 최근에 와서 방송사 또한 시청자의 적극적 참여가 없는 이상 방송사의 새로운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음을 인지하게 된 것 같다.


친근한 존재가 주는 이익

그럼 왜 <무한도전>은 올림픽 방송 중계와 같은 중요한 프로그램에도 등장하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단순한 시청률이나 인기 프로그램에 대한 배려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참여와 개방만으로 방송사가 새로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시청자의 협력을 이끌기 매우 힘들다. 공중파 방송사는 특정 주제를 갖고 있는 케이블 방송사와 달리 다양한 관심을 갖는 시청자를 확보해야 한다. MBC의 입장에서 <무한도전>은 이런 다양한 관심을 이끌기 위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은 MBC의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보다 다양한 관심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고 출연자들 또한 적절한 호불호의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게다가 <무한도전>은 시청자에게 정직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습게 보이지만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MBC 입장에서 <무한도전>은 시청자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MBC의 사업 기조에 잘 부합하는 새로운 양식의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의 '도전'을 단지 이 프로그램 내부의 변화로 바라보지 말고 공중파 방송국의 사업적 방향 변화와 시청자에 대한 태도 변화, 방송 콘텐츠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바라 보면 보다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인터넷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성장

본 글을 읽는데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터넷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성장은 괄목할만하다. 이런 프로그램의 성장은 특히 2003년 이후에 두드러진다. 이런 프로그램들 중 성공적이었던 것은 <스펀지>와 <스타킹>이 있다. 전혀 공교롭지 않게도 <스펀지>는 NHN(네이버)의 지원으로 제작되었고 <스타킹>은 다음의 지원으로 제작되었다. 물론 <스펀지>가 훨씬 성공적이었고 NHN은 그린 검색창 프로모션("네이버에서 검색하세요")을 매우 잘 활용하며 공중파에 콘텐츠를 제공한 사례가 되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MBC의 PD수첩 또한 포털의 사용자 의견을 매우 자주 참조하고 있고 100분 토론을 다음의 아고라와 직접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KBS나 SBS, EBS등도 인터넷 특히 포털을 통한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각 공중파 방송사의 사업 정책에 차이가 있어서 인터넷에 대한 대응 태도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중파 방송사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를 만나고 있고 이것을 프로그램에 직접 도입하고 있다.

미디어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이런 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2002년 경 이런 변화에 대한 논문을 쓰려는 학자와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참조할만한 공중파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례가 매우 많다.

조중동없는 다음의 미래

Posted 2008/07/07 12:23
지난 주에 조선, 중앙, 동아 일보는 (주)다음에 뉴스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오늘 (7월 7일)부터 다음의 뉴스에서 세 회사의 콘텐츠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하여 많은 블로거가 이미 상세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과학적인 분석도 있었고 조중동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강조한 나머지 마치 다음을 투사로 묘사하는 다소 과장된 분석도 있었다. 또한 조중동의 기사를 정치적 견해 때문이 아니라 정보 습득 때문에 읽는 다는 분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다음이 다소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했다. 이런 의견에 대부분 공감하며 몇 가지 다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조중동이 기사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후 다음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앞서 이야기한 변화 이외에 아래와 같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1. 콘텐츠 공급 채널의 확대 강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
- 작지만 전문적인 콘텐츠 생산 회사와 제휴 강화
- 파워 블로거에 대한 지원 강화

위 두 가지 노력은 미디어다음을 중심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행해졌던 것이지만 금번 조중동 콘텐츠 공급 중단을 계기로 실질적인 힘 즉 자원의 투자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04년 파란닷컴이 스포츠 신문의 콘텐츠를 자사 포털에 독점 공급하도록 계약한 후 경쟁 포털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신생 콘텐츠 공급사를 육성시킨 전략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2. 중위권 언론사의 약진과 지역 신문사의 약진
- 경향, 한국, 서울 등 중위권 언론사의 트래픽 증가
- 부산, 대구, 광주, 경기 등 지역 신문사의 트래픽 증가

동일한 주제의 기사가 포털로 송고되었을 때 포털의 편집진은 어떤 기사를 메인 페이지에 노출 시킬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보다 질 높은 기사 혹은 빠르게 전송된 기사를 선택하기 마련인데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정보력과 기자의 수에서 약세인 중위권 언론사의 기사가 선택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다음의 경우 조중동이라는 경쟁자가 빠짐으로써 상대적으로 중위권 언론사의 기사가 선택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것은 중위권 언론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아무런 기회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언론사들은 보다 강력한 취재 지원을 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언론사의 편집 그룹이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이런 기회는 지역 신문사나 언론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3. 개인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 증가
- 블로거 기자단에 대한 기대 증가
- 콘텐츠의 지속적 수급이 가능한 팀 블로그에 대한 기대 증가

다음은 조중동의 콘텐츠 공급 중단 사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조중동의 포털에 대한 콘텐츠 중단 협박은 포털의 영향력이 강화된 이후 계속 제기되었던 것인데 이번 촛불 집회 정국에서 도화선에 불이 붙었을 뿐이다. 다음에 대한 세 언론사의 콘텐츠 공급 중단은 단지 다음이라는 한 회사에 대한 협박은 아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다른 경쟁 포털 또한 언제든 조중동의 콘텐츠 공급 중단이라는 협박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언론사에 의존적인 콘텐츠 공급 경로를 다각화하는 것이고 그 중 하나는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한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다음은 2005년부터 블로거기자단을 통해 콘텐츠 생산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었고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질 높은 블로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할 것이다.


조중동의 뉴스 콘텐츠 공급 중단은 단기적으로는 다음을 비롯한 포털에 대한 분명한 압박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음이 이것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한다면 포털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공급 체계에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조중동이 빠져 버린 다음에서 중위권 언론사가 독특하고 공격적인 뉴스 콘텐츠를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고, 미디어를 지향하는 개인들이 다음에 더 많이 모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조중동은 이번 콘텐츠 공급 중단으로 인해 자신들이 예측하지 못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다음에 대한 압박과 소외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다음이 이런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경우 조중동의 포털을 통한 뉴스 배포에서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증가하는 형국에 이를 수 있다.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 증가는 불필요한 네이버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결국 네이버 또한 가치 중립을 표방하며 조중동 뿐만 아니라 다른 미디어 회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사용자에게 미디어 선택을 맡겨 버릴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메인 페이지의 뉴스 편집권을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중동의 다음에 대한 뉴스 콘텐츠 공급 중단은 온라인 뉴스 유통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조중동이 원하는 방향으로 반드시 진행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