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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6 기획의 기본, 자기 반성 능력 (1)
  2. 2008/05/10 구글과 파이어폭스를 쓰는 이유 (5)
  3. 2008/03/12 기획에서 반복과 창조
  4. 2007/11/15 기획자와 생각의 속도
  5. 2006/02/02 네이버 글 정리 (1)

기획의 기본, 자기 반성 능력

Posted 2009/12/16 16:38
심리학 용어 중 'meta-cognition'이라는 것이 있는데 '자기 반성 능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대방이나 사물과 비교하여 자신을 되돌아 보는 능력을 말한다. 또 다른 말로는 '자아 성찰 능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나는 기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바로 "자기 반성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 반성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안정적 지위나 훌륭한 직장, 멋진 업무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반성 능력의 상실하지 않기 위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린 환경이나 극한의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환경 자체가 '자기 반성'을 자꾸 하게 만든다. 물론 대개의 경우는 자기 반성이 아니라 투덜거림이지만.

대개의 큰 기업의 CEO나 고위직들은 주변에 많은 조언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특수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간절히 주변의 조언자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갖게 될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사회적 성취도가 클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주변의 조언을 듣기 보다는 결국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관철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은 자신의 생각을 잘 읽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스스로 이룰 것을 다 이루었기 때문에 더 이상 주변의 조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설령 조언을 받았더라도 자신의 생각대로 관철시켰을 때 성공했다면 더욱 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커지게 된다. 결국 더욱 더 자기 반성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과 같다. 기획을 하려는 사람에게 이것은 치명적인 독이다. 국내 유명 포털을 운영하는 대기업의 경영진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내게 자사 블로그 서비스의 미래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몇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에 내가 동의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에게 나는 자신에게 조언을 해 주는 수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었겠지만 나는 그가 이미 자기 반성 능력을 상실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고객'이나 '사용자'를 주어로 이야기하지 않았고 '우리는'이라는 주어를 자주 사용했다. 이미 그 지점부터 그는 자기 반성 능력을 상실하고 있었다. 그 회사는 블로그 서비스로 승부하기에는 이미 '고객'이나 '사용자'의 인지 부조화가 너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영자는 자신의 과거 승리 경험에 기초하여 현재를 파악하고 있었고 더 이상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


자기 반성 능력은 기획을 하려는 사람에게 '아이디어의 화수분'과 같다. 이 능력을 보존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은 항상 새롭고, 나 또한 항상 새롭다. 반면 자기 반성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면 과거의 승리에 묻혀 서서히 끓어 오르는 비이커 속의 개구리처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죽을 뿐이다.
요즘 나는 구글의 여러 서비스와 함께 파이어폭스를 주요 브라우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치적인 이유나 MS에 대한 반감 때문은 결코 아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구글의 서비스는 검색과 igoogle, G메일, 캘린더, 구글docs다. 구글 검색은 오래 전부터 쓰고 있었고 G메일을 주요 메일로 쓴 것은 1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최근 6개월 사이 캘린더 서비스를 받아 들였다. 메일 서비스를 주요하게 사용하면서 구글docs도 자연스럽게 자주 사용하고 있다. 구글docs의 경우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 맥북을 사용하면서 doc, ppt, xls 파일을 열기 위해 사용했는데 요즘은 PC에서도 docs를 통해 많은 문서를 열어 보고 있다. 만약 맥북을 쓰고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 hwp 파일을 보낸다면 네이버 메일 계정으로 포워딩을 한 후 네이버 메일의 hwp 보기 기능으로 문서를 열어 보고 있다.

그런데 엊그제 집에서 사용하는 노트북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무슨 일인지 캘린더에 들어가기만 하면 오류를 일으키며 브라우져가 종료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저렇게 수정해보다 귀찮아서 브라우저를 다시 설치하려는데 문득 파이어폭스를 설치해서 사용하는 게 더 쉬울 것 같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6를 다시 설치하려니 최신 버전이라고 설치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냥 파이어폭스를 설치했다. 과거 버전 이후에 거의 1년 만에 다시 설치해서 쓰는 것 같은데 이번 버전은 티스토리 블로그나 네이버 블로그 등 내가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쓰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레이아웃이 깨지는 몇몇 사이트가 있긴 했지만 과거처럼 콘텐츠를 아예 못 볼 정도는 아니었다.

나처럼 하나의 서비스를 쓰다 서비스의 사용이 확장되는 일은 흔한데 어쩌면 이렇게 사용자가 자사의 서비스를 하나 둘 씩 더 많이 쓰는 것이야말로 모든 웹 서비스 제공 업체의 로망이 아닐까 한다. 과거에 내가 쓰던 소프트웨어를 자연스럽게 하나 둘씩 포기하고 그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믿음으로 서비스를 갈아 타는 것. 물론 나는 아직도 대용량 파일을 전송할 때 네이트온을 사용하고 MSN으로 채팅을 한다. 파워포인트 작업을 할 때 PC나 윈도가 설치된 노트북을 열어 작업한다. 캘린더를 통해 고객사와 일정을 공유하며 일을 하기도 하지만 MS 프로젝트로 문서를 작성하여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온라인 마인드맵 프로그램이 있지만 맥북과 윈도가 설치된 노트북에 각각 마인드 맵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다.

나는 이런 다양한 디바이스가 현재 상황에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 특히 웹으로 - 통합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당장 그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구글 검색을 사용해 왔지만 G메일이 나온 후 즉시 그것을 주요 메일로 사용하지 않았다. 여전히 G메일을 네이버 메일이나 한메일 익스프레스보다 불편하다. 그러나 igoogle을 사용하면서 G메일을 자주 보게 되고 그것의 활용법을 좀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이제 내 주요 메일은 G메일이다. 회사 주소(tracezone.com)를 사용한 이메일을 만들기도 했지만 관리하기 귀찮았고 구글의 다른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최근 G메일 계정을 주메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 회사 명함에도 G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 아직까지 "왜 당신 회사의 메일 계정을 쓰지 않고 G메일을 쓰냐?"고 묻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사실 처음에 이런 고민을 꽤 많이 했다.




주절주절 많이 썼는데, 이 글의 주제는 "한 사람이 어떤 서비스의 사용을 결정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기획자들이 자신의 서비스에 대해 고민할 때 참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획에서 반복과 창조

Posted 2008/03/12 01:16

기획자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창조적인 일은 반복적이지 않다"는 생각이다. 사실 이런 생각의 밑바탕에는 기획자는 반복적인 일이 아니라 창조적 일을 해야 한다는 근거없는 자기 확신이 있다.



여러 번 이야기했듯 기획은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행위가 아니다. 어떤 사건의 본질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관찰하는 것이 예술가의 태도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기획의 결과물로써 예술 작품을 기대하는 경우는 없다. <창조적 웹 기획과 일반적인 웹 기획>에서 이야기했듯 기획은 창조가 아니다. 그런데 기획에서 창조적인 경우와 일반적인 경우가 있다는 걸 이해한 후에도 여전히 빠져 나오기 힘든 자기 확신이 있다. 바로 기획은 반복적인 일이기 보다는 새롭고 비반복적인 일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정말 그럴까?

이 질문 혹은 자기 확신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기획 중 80%는 반복적인 일이며 20%만 새로운 일이다"


80%의 반복되는 일

예를 들어 새로운 웹 사이트를 초기부터 기획해야 한다면 눈을 감고도 훤히 떠오르는 일정표가 있다. 비전 수립과 전략 수립을 위해 시장 조사를 해야 하고, 내부 인원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고, 그 의견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핵심 사용자를 선별하여 인터뷰를 해야 하며,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가 무엇인지 도출해야 하고... 그 외 수십가지가 넘는 프로세스가 줄줄이 떠오른다. 이런 과정은 기획에서 80%의 반복적인 일에 속한다.

80%의 반복적인 일 또한 혁신하려는 관점에서 추진해야하지만 대개의 경우 이런 프로세스들은 혁신보다는 성실함과 일정 준수가 요구된다. 빨리 하면 할수록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이 80%의 과정을 자주 많이 훌륭하게 반복한 기획자는 그렇지 않은 기획자에 비해 보다 짧은 시간에 현황을 파악하여 자신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어떤 것 - 웹 서비스 기획자라면 웹 서비스의 구체적인 모습 - 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통찰력(insight)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도 좋다.


20%의 새로운 일

만약 80%의 반복되는 일을 통해 현재 진행하고자 하는 어떤 일에 대해 구체적인 감(feel)을 잡았다면 이제 20%의 새로운 일을 해야 할 시점이다. 20%는 보통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들이다,

- "저 웹 사이트는 정말 혁신적이군!"
- "어떻게 저런 걸 생각할 수 있었지?"
- "와우! 멋진데!"

iPod이나 Macbook Air를 보고 환호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의 일은 반복되지 않거나 반복되기 매우 힘든 영역에 속한다. 기획자에게 필요한 창조성은 바로 이곳에서 발휘된다. 시장 조사를 하거나 FGI를 하거나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창조성은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어도 된다. 그러나 그런 반복되는 과정이 끝난 후 핵심이 되는 어떤 콘텐츠, 서비스,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프로세스가 시작되면 기획자에게 필요한 것은 강력한 창조성이다.


반복과 창조의 관계

그 무엇에 대해 기획하는 사람이든 간에 스스로 기획자라고 명함에 쓰고 다니거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인지하고 있다면 반복과 창조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결심해야 한다. 반복 없는 창조는 없다. 반복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성실함이고 그 이후에 창조하는 과정이 시작된다. 반복되는 과정에 익숙해져야 창조하는 과정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지금도 주변의 많은 기획자들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창조성을 발휘하려고 한다. 혹은 반복되는 과정을 지겨워하며 곧장 창조적 과정으로 넘어가려 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근본이 있고 결과가 있다. 근본을 잘못 잡으면 결과가 좋을 리 없다. 기획자에게 근본이란 80%의 늘 반복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그 반복되는 일이 근본이 되고 근본을 제대로 수행했을 때 비로소 20%의 창조적 업무를 수행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근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발휘한 창조성이란 결국 사용자로부터, 고객으로부터, 내가 속한 조직으로부터 외면 받는 서비스를 만들 뿐이다.

기획자와 생각의 속도

Posted 2007/11/15 15:56
5배 빨리 읽고, 5배 더 외울 수 있다는 조그만 속독(fast reading) 광고를 보았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에 한 동안 유행했던 학습 웅변, 주산과 더불어 속독도 있었다.

꽤 오래전 일이지만 MBC에서 변웅전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묘기대행진>라는 프로그램에서 독속을 배웠다는 아이 둘이 나와 두꺼운 아브라함 링컨의 전기를 십여초에 한 장씩 넘기며 읽은 후 그 내용을 물어보던 것도 기억난다. 어린 마음에 책을 빨리 읽는 게 무척 부러웠는데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속독을 배워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았다.



"빨리 읽는다고 시험 점수 올라가나?"

10살도 안된 꼬마에게 어머니의 강력한 점수에 대한 압박은 모든 일의 결과가 월말 고사 점수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로 판단하던 시절이었다. 월말 고사에서 문제 하나 틀리면 한 대 맞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도 속독은 그리 좋은 기술은 아닌 것 같다. 특히 기획 관련 일을 하며 무언가를 빨리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연산 능력이라는 생각을 한다.


정보와 연산

인간의 뇌 구조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일반적 저장 매체와 많은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각으로 흡수하는 일반적인 정보는 대뇌 피질 부분에서 받아 들이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오랫동안 기록되지 않고 사라져 버린다. 웹 서버에 로그(log) 파일이 쌓이듯 인간이 일상의 모든 경험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속독은 문자를 시각을 통해 빨리 받아 들이는 기술이다. 마치 녹음된 이야기를 4배속으로 들으면 무슨 이야기인지 처음엔 알아 듣기 힘들지만 적응을 하면 내용을 알아 듣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한 쪽은 시각 훈련이고 한 쪽은 청각 훈련이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정보가 입력된다고 해도 연산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면 별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어떤 기획이든 기획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기술은 빠른 정보 수집과 재분류, 그리고 재가공 능력이다. 그런데 현업에서 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보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의 연산이 끝나기도 전에 기획안을 도출하곤 한다. 연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기획 산출물은 마치 다량의 정보를 읽었음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몇 년 전에 한 회사에서 추진하는 신규 웹 서비스의 초기 단계 컨설팅을 한 적 있다. 컨설팅이 시작되기 전 이미 작성된 웹 서비스에 대한 기획안을 받아서 검토했다. 거의 100여 쪽에 달하는 기획안은 산업계 전반에 대한 분석, 진입 시장에 대한 분석, 관련사에 대한 분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100여 쪽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매우 많은 자료를 수집하여 검토한 것 같았다. 그런데 문서를 읽던 중 자꾸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결국 기획자를 불러 이런 질문을 했다,

"시장 분석 부분에서 해외 사례를 검토하셨는데요, 저희가 볼 때 이 사례는 한국 시장에 영향을 거의 끼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사례를 언급한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질문을 들은 기획자는 오히려 왜 그런 질문을 하냐며 자신들이 만들려는 웹 서비스가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고 때문에 해외의 유사한 사례를 검토하여 포함시킨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와 한참을 토론한 끝에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로 했는데 아직도 그의 불쾌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기껏 조사해서 자료 찾았더니 관련 없다고 데이터를 빼라니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그렇지만 그 정보는 신규 웹 서비스를 제작하고 운용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 없는 정보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정보였다. 마치 컴퓨터에서 어떤 연산을 시작할 때 관련 없는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불필요한 연산이 늘어나 시스템 과부하를 초래하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연산의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은 경우 과도한 정보는 연산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대량의 정보와 생각의 속도


기획자에게 있어서 대량의 정보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이 생각의 속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기획 단계의 특정 시점이 되면 더 이상 정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판단과 결단을 위한 통찰(insight)이 요구된다. 통찰의 시점에서 직관적 접근법이 사용될 때 그동안 축적된 많은 정보 중 핵심이 되는 사항만 따로 추려지며 새로운 차원의 연산이 시작된다. 연산의 결과는 어떤 판단이나 결단으로 이어지고 그 속에서 비전과 프로세스가 도출된다.

기계적 프로세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직관적 접근법을 사용한 통찰을 예언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논리적 문장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서도 어떤 결정에 이르기 위한 상세한 근거와 증거를 원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대개의 성공적 웹 서비스나 사업은 그 근거가 철저하거나 대량의 데이터를 통해 성패를 판단했기 때문에 수행되었던 것은 아니다. 깊은 숙고와 빠른 판단을 가능케 한 대량의 정보가 이미 있었고 누구보다 빠른 생각의 속도를 가진 사람들이 대개 성공적 웹 서비스나 사업의 주체인 경우가 많았다. 성공한 사람들 중 감(feeling)으로 시작했다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조차 그들이 그 사업이나 웹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역사적으로 분석해 보면 꽤 오랜 시간 동안 - 최소한 몇 년은 된다 - 그 주제에 대해 고민했고 경험하고 학습하며 다량의 정보를 습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획자는 생각을 대신해 주는 사람이고 남들보다 더 빠른 생각의 속도를 보유해야 하는 직종이다. 그들이 더 빠른 생각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한 것이지, 많은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게 기획자의 본업은 아니다. 그런 일은 문서의 분류나 언어적 학습 혹은 특정 분야에 대해 잘 교육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기획은 그런 대량의 정보를 수집한 후 재분석하고 재배열하고 그 속에서 직관적 접근법을 통한 통찰을 발휘하는 기술이다. 현실적으로 그런 과정을 매우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때문에 기획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다.

네이버 글 정리

Posted 2006/02/02 15:28
네이버에 있는 글 중 Tracezone.com으로 옮겨갈 글을 우선 이곳으로 옮겨 와야 할 것 같다. Tracezone에서 그런 일을 하려고 했는데 한 번 더 걸러낼 필요가 있었다. 이곳으로 원문을 옮겨 온 후 좀 더 손을 봐서 Tracezone으로 옮겨야겠다. 웹 서비스 기획 프로세스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2주일 정도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