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다섯명의 아이가 있네.


한명의 아이가 같이 놀자 하네.

여섯명의 아이가 되었네.


즐거운 여섯명의 아이가 있네.

한 아이가 말하네,


"여섯은 많고 하나가 좋지 않다."


한명의 아이를 몰아 냈네.


다섯명의 아이가 한명의 아이를 찾아갔네.

다섯명의 아이가 한명의 아이에게 말했네,


"왜 사과하지 않니?"


한명의 아이가 사과를 했네.


다섯명의 아이가 한명의 아이에게 말했네,


"왜 사과하지 않니?"


한명의 아이가 또 사과했네.


다섯명의 아이가 한명의 아이에게 말했네,


"넌 사과를 할 줄 모르는구나."


다섯명의 아이와 한명의 아이가 있네. 

하나가 죽으면 새로운 친구를 맞이할 수 있네.

여섯명 되야 다시 놀이를 시작할텐데.



----

서울에서 학교 다니는 게 좋으니, 엄마와 함께 사는 게 좋으니. 말도 안되는 질문을 딸에게 했을 때 무슨 답이 나올 지 뻔했다. 한전의 본사 이전과 함께 나도 딸도 나주 빛가람으로 이사를 했다. 돈도 많이 벌어보고 명예도 크게 얻어봤지만 결국 가족과 즐겁게 지내는 게 가장 행복했다. 어린 딸도 벌써 그걸 알고 있었기에 가족이 빛가람으로 내려오는데 별 다른 이견이 없었다. 이 커다란 사건이 없었다면 우리 가족은 어느 때보다 화목한 순간을 누리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내는 광주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고, 아이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으며 나는 지병이 악화되어 큰 병원을 찾으며 근근히 버티고 있다.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가 서울 반포동보다 더 살기 힘든 곳이 될 것이라 생각도 못했다.


이 글은 내 딸이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빛가람 중학교에서 겪은 학교 폭력, 집단 따돌림에 대한 감상적 소회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읽고 싶다면 아래 링크의 글을 역순으로 찬찬히 읽어보면 된다. 


http://blog.naver.com/PostList.nhn?blogId=kickthebaby&categoryNo=52&from=postList&parentCategoryNo=52



내가 겪은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극히 일부를 정리했다. 그리고 아래 글은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 조금 더 알아 낸 후 쓴 글이다. 부디 이 글이 빛가람 혁신도시로 옮겨와 살려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그걸 숨기려 하는 노력은 모든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상처를 드러내고 자생할 수 있도록 버텨야 한다. 다 아물 때까지 힘들고 보기 싫겠지만 그래야 재발없이 제대로 아문다.



--------------------------------------------------------------------------------------------------------





오늘 밤. 거실에서 딸과 함께 지난 한달 간 했던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차분한 마음으로 이 사건에 대해 말하기. 정신과 치료와 별개로 아이의 고통을 이해하고 아버지로서 내가 몰랐던 부분을 깨닫기 위해 매일 저녁 이야기를 한다. 오늘은 딸이 학급 친구들과 만났던 3월에 대해 이야기했다. 



2015년 3월 딸은 새학교, 새친구들을 만났던 순간을 기억했다. 키가 큰 아이와 처음 친해졌고 그 아이의 친구 그리고 또 다른 두명의 아이와 친해졌다. 그저 노는 게 좋았던 딸은 독수리오형제처럼 돌아다니며 놀았다. 키가 큰 아이는 빛가람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그 아버지가 아내와 같은 한전 직원이다. 또 다른 아이는 광주에서 왔다고 하고 그 아이와 함께 있던 아이는 내향적이고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었다고 한다. 다섯 아이들은 주변에 아무런 위락시설이나 사설학원조차 없었기에 자주 우리 집에 놀러오곤 했다. 한번은 우리집에 오고 또 한번은 광주에 왔다는 아이 집에서 놀았다고 한다. 


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모이기로 했다 취소된 모임에 그 내향적인 모습의 아이는 자신이 초대되지 않았다 오해하여 다른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밥을 먹을 때도 떨어져 앉았고 같이 가자는데 멀리 떨어져 걷곤 했다고 한다. 딸은 그 아이에게 문자를 보내서 왜 그러냐고 물었다. "네가 날 따돌리고 있잖아"라는 답신을 받았다.


깜짝 놀란 딸은 이런 이야기를 네명의 아이에게 했는데 키 큰 아이가 말하길 "걔는 정말 우리 무리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딸은 생각했다, '우리가 왜 무리지? 왜 우리 무리라는 표현을 쓰지?' 나는 딸의 말을 끊고 물었다.


"넌 그 모임을 만든 사람 아니냐?"

"무슨 모임요? 그냥 제가 애들 연락해서 같이 놀자고 한건데요?"

"키 큰 아이가 '우리 무리'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이상했어요. 왜 우리가 무리죠? 그냥 수업 끝나면 노는건데..."

"그럼 그 모임의 우두머리는 대체 누구냐?"

"몰라요. 우두머리가 있어야 해요?"


내가 딸을 낳았는데 히피였나보다. 딸은 무리집단의 특성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 후 그 아이는 다시 무리에 들어왔다. 누군가 그 아이와 함께 다니는 걸 허락한 것 같았다. 딸은 그 아이가 멀어진 이유도 다시 같이 다닌 이유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교실에 새로운 전학생이 들어왔다. 무리는 이 아이를 받아들였고 다섯명의 무리는 여섯명이 되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어느 날 딸이 무리로 다가가자 기다렸다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두 자리를 피해버렸다. 그렇게 딸에 대한 따돌림이 시작되었다.


다섯명의 무리는 딸을 따돌리며 "사과하라" 놀이를 시작했다. 딸은 어제까지 같이 즐겁게 놀던 아이들이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멀리하고 피하는 모습에 당황해서 이유없는 사과를 했다.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되었고 점점 더 심해졌다. 팔짱을 끼지 말라, 반지를 끼지 말라, 머리를 숙이지 말라, 급식실에서 같이 앉지 말라는 요구와 상시적인 언어 폭력이 이어졌다. 한달 넘게 이런 일이 반복되었다.






 



'팸' (패밀리의 약자, 청소년들의 폐쇄적 소규모 그룹)의 따돌림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첫번째 따돌림 대상이었던 내성적인 아이는 실험 대상이었다. 그 아이는 먼저 말을 건 내 딸이 그 그룹의 리더라고 착각했다. 그래서 딸이 자신을 따돌렸다 생각했다. 그런데 첫번째 따돌림 놀이의 술래는 별로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따돌림 대상이 된 아이는 아무런 반응없이 혼자 다녔고 크게 상심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 그저 처벌을 기다리는 죄인처럼 가만히 있었다. 그래서 2주일이 지나지 않아 따돌림 놀이는 끝났다. 이 술래는 재미가 별로 없다. 


첫번째 따돌림 놀이가 끝나자 곧장 두번째 술래를 정했다. 그저 같이 노는 게 좋아서 친구들을 모았던 딸이 바로 다음 대상이었다. 딸은 어느날 갑자기 시작된 따돌림에 크게 당황했다. 팸은 그런 딸의 반응에 큰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다. 첫번째 술래는 크게 당황하지 않고 너무 빨리 고개를 숙이고 아무 반응없이 침울해 있었기에 재미가 없었다. 반면 딸은 크게 놀라고 상심하여 팸의 사과 요구에 적극적으로 사과했다.


팸은 좀 더 높은 요구도 들어줄지 궁금했던 것 같다. 팸의 한 아이가 딸이 좋아하던 반지를 끼지 말라고 요구했다. 딸은 다음 날 반지를 끼지 않고 등교했다. 팸의 또 다른 아이는 팔짱을 끼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딸은 다음날부터 팔짱을 끼지 않았고 자기도 모르게 팔짱을 끼게 되면 화들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곤 했다. 이런 딸의 반응에 점점 흥미를 느낀 팸은 좀더 노골적이며 학교 대중에게 드러나는 따돌림과 공개적 모욕행위를 시작한다. 팸은 급식실에서 딸이 앉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며 급식실의 다른 반 학생들이 모두 들리게 말했다, "아 짜증나 정말!" 딸은 밥 한술 뜨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팸은 수업이 끝난 저녁이면 빈 교실로 딸을 불러 오늘의 미안한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딸을 무조건 사과했다. 팸은 말했다,


"넌 아직 우리가 화난 이유를 모른다. 너는 사과할 줄 모르는 것 같다."


이런 일이 한달 간 반복되었다. 그 와중에 팸에 속해있다 첫번째 따돌림 놀이의 술래가 되었던 아이가 가장 열심히 딸을 불러내고 딸에게 팸의 의견을 전달하는 일을 했다. 딸은 이것이 팸의 따돌림 놀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끝없이 용서를 빌었다. 다섯명의 이유없는 사과요구에 반발하거나 의심하기는 커녕 자신을 탓했고 급기야 밤새껏 쓴 손편지를 다섯명의 아이에게 각각 건내며 사과했다. 그러나 팸의 한 아이는 학급 학생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딸의 편지를 찢으며 말했다, "엄마가 이걸 보면 일이 커진다." 딸은 수치심에 눈물을 흘렸고 그 아이와 팸은 싸늘한 눈빛으로 딸을 바라봤다.


딸을 팸의 우두머리라 생각했던 그 아이는 이제 누가 팸의 우두머리인 줄 안다. 2015년 3월 학교에 처음 등교한 날 자기에게 가장 먼저 말을 걸었던 그 아이, 딸이 같이 놀자고 만든 모임을 폐쇄적이며 배타적인 '팸'으로 만들어버린 바로 그 아이다.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많은 음식을 제공하고 자신이 받은 상패와 트로피를 소개하던 그 아이. 늘 팸의 중심에 섰던 바로 그 아이가 진정한 우두머리임을 알게 된 것이다.



팸의 집단 따돌림 사건이 드러난 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기로 결정되고 팸의 우두머리인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무런 사전 연락없이 내 집으로 쳐들어왔다. 그들은 자기 딸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말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 딸이 우리 딸에게 먼저 폭행을 했다."


그들은 사과가 아니라 피해 학생인 내 딸이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사과나 화해가 아니라 자기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으름장을 놓기 위해 온 것이다. 그들은 진심어린 사과가 아니라 자신의 사정을 토로하기에 바빴다. 학폭위가 열리기 하루 전날 나와 아내의 동의나 연락없이 내 딸을 차량으로 이동시켜 가해 학생들과 만나게 한 후 마치 가해 학생들과 내 딸을 불러 화해하는 듯한 사진을 찍었다. 이런 상식과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을 하고 그들은 그것을 화해를 위한 노력이고 내 딸이 보다 적극적으로 가해 학생들과 잘 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학폭위가 열리던 날 그전까지 죄송하다, 미안하다, 아이를 잘못키웠다 말하던 자들이 한결같이 내 딸이 먼저 목조르기, 욕설, 모욕, 따돌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폭위는 내 딸에 대한 가해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을 인정하면서 또한 가해 학생 보호자들이 주장하는 내 딸의 폭행도 인정하여 상호 가해, 피해 조치를 내렸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었다.



빛가람 중학교 학폭위는 가해 학생인 다섯명의 아이들에게 "서면 사과" 조치를 내렸다. 다른 조치는 없다. 그리고 피해 학생인 내 딸에게도 "서면 사과" 조치를 내렸다. 가해 학생들과 그 보호자들은 내 딸이 먼저 폭행했으며 그것이 딸에 대한 집단 따돌림의 정당한 이유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결과 통보를 받고 담담해야 하는 내 마음을 추스릴 수 없었다. 딸과 아내에게 무엇이라 설명해야 하는가. 학교를 믿었던 내가 잘못인가. 수없는 자책이 반복되었다.



빛가람 중학교에서 일어난 이 일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지금도 한국 어디서든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빛가람 중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결정도 분통 터지지만 그리 특별하지 않다. 최근 인천 모 중학교의 학폭위는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한 남학생에게 등교정지 10일의 처분을 내렸다. 학폭위 따위 믿지 말라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학폭위 결정이 나온 후 교장과 교감은 내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학폭위 결정에 대해 저희가 개입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학폭위 징계 사항 통지문에는 빛가람 중학교장의 직인이 찍혀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는건가.



나는 이 사건의 2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내야했다. 가해 학생들과 그 보호자들이 주장하듯 내 딸이 혹시나 정말 다른 아이들을 괴롭혔나 확인해야 했다. 딸에게 수없이 물었다, 


"너 그 아이 목을 졸랐니?"

"너 그아이에게 욕을 했니?"

"너 그 아이를 따돌리고 모욕했니?"


입술에 마른 거품이 나올 때까지 물었다. 확신이 없으면 2부를 진행할 수 없다. 가해 학생과 그 보호자의 철면피한 주장과 학폭위의 결정은 이 질문과 관련없다. 이건 나와 내 딸의 양심의 문제다. 그래서 딸이 괴롭든 말든 계속 물었다. 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부터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무엇이든 나는 딸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딸의 보호자인 내가 모든 책임을 진다. 내 딸은 가해 학생들과 그 보호자들이 주장하는 학교 폭력을 하지 않았다.



몇 주간 딸과 대화하고 학교 측 이야기를 듣고 가해 학생들의 행동과 주변 학생들의 이야기를 종합했을 때 전형적인 '팸의 따돌림 놀이'가 이 사건의 본질인 것 같다. 수업 끝나고 노래부르고 음악 듣다 헤어졌던 아이들이 갑자기 '팸'이 된 이유는 팸의 씨앗 때문이다. 무리를 만들고자 했던 그 씨앗이 발아했고 따돌림 놀이를 시작한 것이다. 그 씨앗이 누구인지 파악할 능력이 딸에게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나는 이번 기회에 그런 악의 씨앗을 구분하는 법을 딸에게 교육하고 있다. 그런 씨앗의 전형적인 행동과 태도에 대해 알려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씨앗을 떼어낼 수 없으면 니가 그 모임을 떠나야 한다고 알려준 것이다. 딸은 같이 노래하고 이야기하는게 좋아서 계속 그 모임에 있었다고 했다.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팸의 따돌림 놀이 첫번째 술래는 재미가 없었다. 팸의 따돌림 놀이에 반응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두번째 술래는 아이들을 모으고 놀자고 했던 딸이었다. 딸의 따돌림 사건이 극으로 달하고 있을 즈음 학급에 또 다른 아이가 전학해왔다. 팸은 그 아이를 받아들였다. 딸의 학폭위가 열린 그날 여섯명의 아이들이 손을 잡고 함께 밥을 먹고 웃으며 복도를 가로 질러 갔다. 세번째 술래는 누가 될까.



 

저작자 표시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전라남도 나주시 빛가람동 |
도움말 Daum 지도






오늘 한국 쇼트 트랙은 소중한 은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무리한 경쟁심으로 패널티 실격이 이어진 날이었다. 저녁부터 벌어진 여자 1,500미터 준결승 3 경기에서 조해리가 실력한데 이어 남자 1,000미터 준결승전에서 이한빈이 넘어지면서 실격했고, 이후 여자 1,500미터 결승에서 김아랑 선수가 실격하고 방금 벌어진 남자 1,000미터 결승에서 신다운 선수가 몸싸움으로 실격 처리되었다. 

 

쇼트 트랙은 게임 성격상 필연적으로 몸싸움이 존재할 수 밖에 없지만 실격 판정을 받지 않도록 요령껏 몸싸움을 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소치의 현지 날씨가 갑자기 상승하고 눈이나 얼음의 빙질이 매우 좋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것이 선수들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되고 변수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 모든 것을 고려해도 오늘 한국 쇼트 트랙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승리에 대한 부담감으로 무리한 자리 싸움과 끼어들기를 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굳이 선수나 코치진에게 묻지 않아도 여자 1,500미터에서 은메달을 딴 심석희 선수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올해 17살로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심석희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중국의 저우양과 끝까지 경쟁했다. 변수가 많은 올림픽에서 노련함이 월등한 저우양의 우승은 어쩌면 예상된 것이었다. 심석희는 강적을 만나 최선을 다했지만 경주 마지막에서 다소 체력이 부족한 모습이 보이며 스케이트날 반개 차이로 1위를 놓쳤다. 그러나 심석희의 스케이팅은 매우 훌륭했고 그녀의 경험과 나이를 생각한다면 1등과 다름없는 훌륭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 어린 소녀는 은메달이 확정된 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는 모습이었다.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기쁨에 환호하는 것과 크게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올림픽 메달 리스트들의 표정을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동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보다 훨씬 기쁜 표정이었다는 조사도 있다. 그걸 고려하더라도 심석희의 표정은 너무 절망스러운 그런 것이었다.

 


 

무리한 경쟁심으로 인한 패널티 실격 처리와 은메달에도 울먹이는 선수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1위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국가 엘리트 체육의 한계일까? 아니면 안현수 사건으로 인해 급격히 나빠진 여론 때문일까? 아마도 그 둘이 복합적으로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안현수가 러시아 대표로 나와 금메달을 따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구체적으로 그런 요구가 없었더라도 '안현수에게는 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한국 쇼트 트랙의 영광을 되찾자'는 분위기도 점점 커졌을 것이다. 그 결과 한국 쇼트 트랙 선수들은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경기를 하게 되고 말았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긴 했으나 나머지 선수들이 저조한 기록으로 경기를 끝낸 스피드 스케이팅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고 경기 중 넘어진 것을 안타까워 하며 인터뷰 중 울음을 터뜨린 선수도 있었지만 그건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었지 연맹이나 코치진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절망감은 아니었다. 

 

지금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한국 쇼트 트랙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소치 올림픽은 지옥과 같을 것이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좋으니 하루 속히 경기가 끝나 쇼트 트랙 대표단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직 해야 할 경기가 더 남아 있다. 부디 더 이상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가 뭐라고 그래도 여러분은 한국을 대표하는 쇼트 트랙 대표 선수들이고 우리는 언제나 여러분의 편이다. 남은 경기에서 다치지 말고, 넘어지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제 실력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

 


p.s ;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안현수를 언급하며 체육계의 부조리로 인해 훌륭한 선수가 외국 국적으로 바꾸게 되었다며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자 경찰에서 곧장 여러 단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이런 소식을 소치에 있는 선수단이 듣지 못했을까? 대통령이 대표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아무리 여론이 들끓어도 선수들이 한참 경기 중인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은 '부조리'의 산물이라는 건가? 그런 발표 이후 오늘 쇼트 트렉 선수들의 연이은 실격을 보며 더욱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한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이야기해도 충분할 걸 왜 지금 저러는 지 참 아쉬웠다.



 

 

저작자 표시
신고




오늘 오후 3시, 메가박스 센트럴시티점에서 봤습니다. 스토리는 다 알고 갔으니 그리 궁금한 건 없었고 감정 과잉만 없었으면 하고 갔는데 의외로 건진 것이 많았습니다. 길고 긴 예술적, 기술적 관람평은 다른 블로그 관람기를 참고하시고 저는 짧게 몇 가지 관람 포인트만 짚어 봅니다. 

 

 

 

1. 배우 송강호

 

이번 영화에서 배우 송강호가 보여준 에너지는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마치 이 영화를 위해 지난 17년 간 감질나게 이런 저런 캐릭터를 연기한 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단언컨데 배우 송강호는 영화 <변호인>을 통해 그의 영화 인생 전체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집약하여 폭발 시켰고 나는 스크린을 통해 그 에너지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내 온 몸은 송강호가 내뱉는 대사에 수백개의 구멍이 뚫려 영화관 의자에 피범벅이 되어 널부러져 꿈틀거리는 하찮은 사냥감이 된 것 같았다. 

 

 배우 송강호를 처음 주목한 것은 오래전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투자했던 영화 <반칙왕>이었지만 그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큰 것은 아니었다. 나쁘지 않은 연기력을 가진 배우였지만 매력적이지 않았다. 송강호가 아니더라도 주목할 배우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데뷰 후 오랫동안 배우 송강호는 영화 <넘버3>에서 흥분하면 말 더듬으며 지적 무식함을 드러내던 조폭 캐릭터 이상도 이하 아니었다. 그러던 중 배우 송강호는 두 영화를 통해 내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첫번째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비로소 송강호 본연의 캐릭터와 만날 수 있었다. 그래 바로 저런 캐릭터지. 태어날 때 "야이 육시럴년아 뭐 해처먹는다고 이렇게 늦게 낳아!"라고 소리치고 나왔을 법한 욕쟁이 할멈처럼 뻔뻔한 자기 합리화와 진부하며 구태의연함이 만난 속물적 근성이 자연스러운 그런 캐릭터 말이다. 도대체 저 미친듯한 장면에서 뜬금없는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할만한 배우와 아바타가 송강호 말고 또 있겠는가?

 


 

만약 송강호가 <살인의 추억> 이후 출연작에서 전작과 같은 캐릭터를 맡았다면 나는 더 이상 송강호에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송강호의 차기작은 참으로 다른 것이었다. 그는 <효자동 이발사>라는 영화에 출연한다. 송강호는 이 영화에서 관객에게 자신이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배우인지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캐릭터를 버리고 그는 권력의 근처에 있었던 소시민의 삶을 묘사한다. 영화의 흥행성적과 관계없이 그의 도전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배우에게는 안타까운 평가지만 대개 영화의 흥행이 엉망일 때 배우에 대한 평가는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효자동 이발사>에서 송강호가 보여준 연기는 그가 배우로써 내면에 충실하다는 확신을 주었다. 나는 그가 각하의 영정 눈알을 긁어내는 장면에서 묘사한 죄송함, 비겁함, 무능함 그리고 이 말도 안되는 짓을 목숨 걸고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의 기가 막힘을 표현한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송강호의 입체적 연기력이 완성된 건 바로 그 시점이 아닌가 싶다. 

 

 송강호가 출연한 여러 영화에서 그가 크게 소리치는 장면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변호인>을 본다면 과거 그가 했던 모든 연기를 잊게 만드는 한 장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부디 그 장면을 한번에 촬영했길 기도했을 정도로 송강호가 쏟아내는 에너지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장면이었고, 청년 '변호인'이 최초로 세상의 불의에 정면으로 맞서서 결국 한 국가의 대통령이 되는 시발점이니 그 정도의 몰입은 결코 과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1988년 5공화국 비리 청문회 시절을 보면 그가 내뿜는 에너지가 결코 과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배우 송강호에게 감사한 것은 온 몸에 힘을 모아 결코 발성이 어긋나지 않게 대사를 내뱉은 것이다. 과도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는 장면에서 그는 현실의 노무현이라면 결코 넘지 않았을 선을 지키며 또한 평생 처음 '정의'와 '대의'를 위해 법정에서 투사가 되었던 그 시절을 묘사했다. 

 

  


 

그리고 나는 문득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 검사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쯤되면 저와 한번 해 보겠다는 거죠?"라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껍질을 깨고 나와 목숨 걸고 변론을 했던 노무현에게 검찰의 독립성 운운하며 하극상을 거듭하는 검사들이 얼마나 귀엽게 보였을까. 정말 그는 검사들이 귀엽게 보였을 것 같다. 전쟁 세대가 전후세대를 바라보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전후세대가 존경심을 갖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그걸 비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오래전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들과 이야기하던 그 순간을 직접 보며 어리고 싸가지 없고 게다가 개념도 상실한 검사들을 보며 분노에 치를 떨었던 나는 비로소 그 분노를 지울 수 있었다. 그 검사들에게 굳이 문제가 있다면 적이 누군지 제대로 파악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 아닐까. 우둔함은 죄가 아니다.

 

 

 

2. 부산 사투리

 

이 영화에 출연하는 사람의 90%는 부산 경남 사투리를 사용한다. 그런데 송강호와 오달수, 김영애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사투리 구사 능력은 수준 이하였다. 부산 경남 사투리 구현의 최고봉은 영화 <친구>를 통해 입증된 곽경택이다. 곽경택은 부산 경남 지역과 전생에도 관련이 없었을 것 같은 배우조차 완벽하게 사투리를 구사하게 만든다. 심지어 영화 <똥개>에서 정우성까지 완벽한 부산 경남 사투리를 쓰게 만드니 말이다. 부산 토박이로서 영화 몰입도에 사투리 구사 능력은 큰 영향을 끼치는데 이번 영화에서 세 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사투리 구사능력은 다니엘 헤니가 한국어하는 정도였다. 덕분에 주기적으로 영화에 몰입하지 않으며 영화평에 대한 준비를 하게 만들기도 했다. 

 

 

 

 

3. 돼지국밥

 


이 영화를 보면 돼지국밥이 무슨 천상의 음식인걸로 오해할 수도 있다. 안 먹어 봤으면 말을 마...라고 말하기엔 부산돼지국밥의 맛은 좀 그저 그렇다. 돼지 비린 맛에 적응하지 못하면 한 숫가락도 먹지 못한다. 정구지(부추)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도 돼지 특유의 비린맛 때문이다. 나도 부산사람이지만 스무살이 되어서 처음 돼지국밥을 먹었다. 호불호가 확연하게 갈리는 건 홍어 못지않다. 그러니 영화보고 돼지 국밥이 짱이네 이런 소리하는 분 없기 바란다. 아... 당기네...

 

 

 

4. 노무현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고, 잊으려해도 매번 이런 식으로 되살린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잊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영화 보면서 울만큼 울었다. 이제 더 이상 울지 않으련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제 해야할 바를 해야지 않겠나. 불명예가 있으면 반성하겠지만 없는 사실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목숨 걸고 이룬 업적 음해하고 비난하면 제대로 싸워야지 않겠나. 영화 속에서 변론을 맡은 또 다른 '변호인'들은 판결 따위는 의미가 없다며 타협과 협상을 종용하지만 그는 변호하지 않을 것이면 왜 변호인이 되었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그런 그를 다른 변호인들은 오히려 배척하며 미친놈이라고 비난한다. 결국 "재판이 이 꼴이 된 건 모두 당신 탓!"이라고 비난하며 떠나 버린다. 마치 제대로 된 정치하려고 대통령까지 된 사람이 원칙대로 하자하니 오히려 반대편에 서서 탄핵에 찬성했던 어떤 정치인들을 보는 것 같았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짧은 인생 역정은 영화 속에서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늘 그랬던 것 같다. 배운 게 법이고, 법대로 하는 게 정의라 믿어 의심치 않아서 모든 사람들이 해봐야 소용없다고 해도 제 할 바를 했던 게 아닐까. 원칙상 법으로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재판정에서 타협과 협상이 아니라 법으로 이야기하는 게 변호인으로서 자신의 유일한 역할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 같다. 원칙을 의심했던 건 그를 제외한 나머지였을 뿐이다. 

 

 

영화 속에서 결국 그가 세상과 맞선 최초의 이유가 돼지국밥집에서 만난 인연을 버리지 못해서 시작했듯, 우리도 그와 만난 인연을 잊지 못해 세상과 맞서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영화가 혁명이고 영화가 현실이고 영화가 삶인 것 아닌가.

 

 


(1987년 거제도 대우조선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이석규가 사망하자 이상수 등과 함께 사인 규명 작업을 하다가 9월에 제삼자 개입, 장식(葬式) 방해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었다.)



(1990년‘부림사건의 변호인’ 노무현 의원은 ‘부림사건’ 피고인이었던 송병곤씨의 주례를 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 지역 변호사 시절 사무장이었던 장원덕 '법무법인 부산' 사무국장)








 

저작자 표시
신고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25일 "야후와 라이코스가 점령했던 국내 시장에서 네이버는 기업 대 기업으로 싸워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정부는)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네이버의 다국적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전 세계 가입자 3억명 돌파 행사에 참석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정부의)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정치권과 일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네이버 등 포털 규제 움직임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01&aid=0006615830)

 

기업이 고난과 역경을 뚫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선점 효과로 높은 이익을 누리기 시작하자 싸움에서 진 경쟁자들과 과거의 지배력을 되찾고자 하는 세력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사법부는 감찰과 조사를 시작했고 입법부는 규제 법령을 만들었고 언론은 몰염치하고 비도덕적이며 탐욕적인 기업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정부는 혼란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각종 규제 법률을 시행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개판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정부가 기업을 돕는 유일한 길은 신경 안 쓰는 것이다. 이해진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해 준다.

 

저작자 표시
신고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집에 좋은 컴퓨터와 안정적인 초고속 인터넷망이 연결되어 있음에도 PC방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특정 게임에 대한 PC방 혜택 때문이다. 게임 버플리셔 - 국내는 NHN 엔테테인먼트,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 들은 자사 게임의 적극적 홍보 마케팅과 수익을 위해 PC방을 위한 특별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면 경험치를 더 얻거나 특별한 아이템을 주거나 게임 머니를 더 많이 습득하는 것과 같은 혜택이 주어진다. PC방은 이 상품을 구매하여 PC방 사용자를 유혹하고 PC방 사용자는 다양한 게임 편의성을 획득한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PC방 혜택을 집에서 누릴 수 있게 할 수 없을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게임사는 사용자가 아니라 접속하는 컴퓨터의 IP가 PC방 상품 가입 IP인지 확인한 후 혜택을 주게 된다. 따라서 집에 있는 컴퓨터의 IP를 PC방 상품 IP로 바꿔치기하면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 아이디어로 탄생한 것이 "PC방 IP 임대업"이다.

검색해보니 4~5년 전부터 이런 서비스를 제공했던 업체들이 있었고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IP 임대와 과금을 위한 작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도 기술적 접근성이 높은 편이라 한 때는 꽤 많은 업체들이 존재했던 것 같다. 초창기 서비스들은 윈도에서 제공하는 VPN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에는 보안과 과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이더넷 어댑터를 통해 제공하는 방식도 있는 것 같다. 현재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3개 정도다.

 

고렙 : http://www.golev.co.kr

렙업 : http://www.levup.co.kr/

스카이아이피 : http://skyip.co.kr

 

 

구현 원리

세 업체 모두 거의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전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해서 결제를 한 후 시간당 혹은 기간당 요금을 내는 것이다. 과거 경쟁이 심했을 때는 가격 경쟁이 있었던 것 같은데 2013년 11월 시점에서 세 업체의 가격은 시간당 500원으로 동일했다. 즉,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시간당 500원하는 온라인 PC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에이전트 프로그램은 사용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인증하고 결제 여부를 확인한 후 남은 시간을 체크한다. 시간이 남아 있으면 일단 할당할 PC방 IP가 있는 지 확인한다. IP가 남아 있으면 현재 사용자 컴퓨터의 IP를 PC방 IP로 교체한다. 교체가 완료된 후부터 과금이 시작된다. 과거 에이전트 프로그램은 헛점이 있어서 사용자들은 PC방 IP를 받은 후 에이전트를 강제 종료하는 식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에이전트 프로그램들은 이런 페이크를 막기 위해 게임 프로그램을 등록하도록 하고, 게임이나 에이전트 프로그램 둘 중 어떤 것이라고 종료되면 프로세스를 멈추도록 구현되어 있는 것 같다.

 

어떤 회사의 에이전트 프로그램은 원격 연결 형태로 동작하는 것도 있어서 보안상 취약점이 될 수 있지만 그런 보안상 문제가 염려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위법성 여부

이 서비스의 초기에는 PC방 프리미엄 IP를 개인에게 임대하고 돈을 받는 것에 대해 위법이 아니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법률상 문제는 없고 다만 게임사 측에서 사용 약관 위반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사용 계정이 중지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렙이나 렙업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PC방 IP를 획득했다는 이유로 그 사용자의 계정이 중지된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내가 검색을 통해 찾은 것은 "누가 영정(영구 정지) 먹었다더라..."는 카더라 소식 뿐이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제재하라는 요구는 아마도 PC방 관계자들로부터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PC방 사업주 입장에서는 아주 기분 나쁜 틈새 시장일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렙같은 서비스는 PC방 사장들에게 자신들의 사업에 참여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뭐가 맞는걸까?  시간당 500원을 받고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PC방이 아닌 개인에게 제공하는 게 PC방 사업주들에게 어떤 피해를 입힐까? 시간당 1천원을 과금하는 PC방 사업주들은 이런 서비스로 인해 손해를 입을까? 자신의 PC방을 방문할 사람들이 이 서비스 때문에 방문하지 않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사용하는가?

 

내 경우에 제한해서 본다면 나는 과거 MMORPG에 빠져 있을 때 PC방 혜택이 있어도 가지 않았다. 경험치를 더 주거나 아이템 드롭율이 증가하는 이벤트가 있긴 했지만 집 주변에 PC방이 없었고 꼬마들 틈에서 게임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 요즘 다시 E.O.S라는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이 게임의 PC방 이벤트는 썩 마음에 드는 것이어서 일주일에 10시간 정도 PC방을 방문하게 되었다. 매우 깨끗하고 훌륭한 시스템의 PC방이긴 했지만 그래도 집에서 하는 것만 못했다. 한동안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아이들 사이에서 참으며 게임을 했지만 인내심의 한계에 이르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오래전 들었던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PC방 서비스를 집에서 쓸 수 있다." 그래서 검색을 하다 이런 서비스가 아직 존재하는 걸 알게 된 것이다. PC방 IP 임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내 경우엔 정말 PC방에 가기 싫은데 PC방 프리미엄 혜택 - 내 경우엔 보상치 30% 증가 - 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싶었다. 해외에서 국내 게임에서 접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나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게임 아이템 전문 집단들도 이런 서비스를 활용한다고 한다.

 

 

왜 고렙인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가장 위에 언급한 세 서비스의 경우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 했고 뭐든 아무거나 써도 될 것 같았다. 다만 메인 페이지에 "작업장 접근 금지"라고 붙어 있는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업장은 게임 유저나 게임사 모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니까. 가끔 필요악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왜 필요악인지 모르겠다, 그냥 악이지. 작업장 때문에 게임 경제가 망가지고, 작업장에서 돌리는 오토 프로그램 때문에 게임에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프로그램 설치와 결제

 

'고렙'과 같은 PC방 IP 임대 서비스를 홍보하는 글들은 많이 있지만 실제로 사용 경험기를 찾기 힘들었다. 여러 서비스를 서로 비교하는 것도 없었다. 아마 소수의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게이머들은 프로그램이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잘 모르고,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집에서 획득할 수 있다는 자체를 모르니 더더욱 사용기가 적은 것 같다. 그냥 만 원 버린다고 생각하고 결제하기로 했다.

 

** 중요!

고렙이든 다른 사이트든 "모든 게임이 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일부 게임은 고렙과 같은 사이트에서 자사 게임을 제공하는걸 거부한다. 따라서 이 서비스에 결제를 하기 전에 내가 사용하는 게임을 지원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원하는 게 확인되면 결제하러 가자.

 

1. 대부분의 지원 게임은 시간제 요금이다. 1시간에 500원 꼴이다. 자신에게 맞는 결제 방법을 선택한다. 그런데 금액을 잘 보면 "결제 금액과 충전 캐시"가 서로 다르다. 무통장 입금의 경우 결제를 10,300원하면 10,000 캐시가 충전된다. 계좌이체를 제외한 휴대전화, 문화상품권 등 수수료가 발생하는 모든 결제 수단에서 수수료를 사용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자기들이 그렇게 팔겠다는데 시비 걸 생각은 없지만 참 오랜만에 보는 "수수료는 당신 부담"이라는 쿨한 태도인 것 같다. 몇 만원 이상이면 수수료 면제라는 식의 이벤트도 없다. 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한푼 두푼 모아 큰 돈 되는 법이고, 비용 절감의 방법이 없으면 그냥 비용을 청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2. 결제를 끝내고 로그인을 하니 캐시와 함께 1%의 포인트가 보인다. 저 포인트는 다음 번 결제할 때 사용하는 것 같다. 추천인을 해도 아마 저 포인트를 줄 것 같다. 추천한 사람과 추천 받은 사람에게 2백인가 3백 포인트를 주는 것 같은데 'kickaass'라고 입력해줘. 싫음 말고. 그리고 '캐쉬'가 아니라 '캐시'가 바른 로마자 표기다. '러시앤캐시'잖아.

 

 

3. 설치한 에이전트를 실행한다. 이 에이전트가 하는 역할은 아이디/패스워드로 회원 여부 확인하고 캐시가 얼마 남았는지 확인하고, PC방 IP를 사용자 컴퓨터에 부여하는 일을 한다. 근데 실행되면 또 다른 일도 하더라. 바로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검사가 그것이다. 내 경우엔 네이버에서 깔려 있는 2개 프로세스를 종료하라고 시켰다. 2개 다 종료해도 큰 문제는 없는 프로세스지만 사용자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검사하는 게 기분 나쁘다. 저런 프로세스 때문에 에이전트 동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니 그냥 종료해 준다. 그런데 가끔 백그라운드에 엄청나게 많은 이상한 프로세스를 깔고 사는 사람들도 있나 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경고 메시지가 나타날 지 궁금하다.

저 프로세스를 종료시키지 않으면 로그인을 할 수 없다. 이건 좀 병맛이...

 

 

 

4. 바탕화면에 있는 게임 아이콘을 끌어와서 게임 에이전트에 올려 놓는다. 아마 이 과정을 통해 IP를 바꾸는 에이전트와 게임을 링크 시키는 것 같다. 에이전트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게임을 종료하거나 혹은 에이전트를 강제 종료하여 IP만 획득 상태로 두는 페이크를 막으려는 시도인 것 같다. 게임 아이콘을 등록한 후 "Game Start" 버튼을 누르자 PC방 IP를 부여하고 과금이 시작되었다.

 

 

 

5. 고렙 에이전트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게임에 접속하니 게임 상단부에 PC방에서 접속했을 때 나타나는 버프 아이콘이 나타났다. 만약 PC방 IP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 백그라운드에 있는 고렙 에이전트 프로그램을 불러 "연결종료"를 누르면 된다. 이렇게 하면 약 1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현재 PC방 IP를 원래 IP로 교체한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이 잠시 끊어지므로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대비를 해야 한다.

 

 

고렙 에이전트와 게임 렉 문제

 

별 다른 문제없이 결제를 했고, 프로그램도 정상적으로 설치해서 다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문제가 생겼다. 잘 되던 게임에 렉이 생기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렉은 아니다. 비디오 프레임은 30~50 정도로 정상적이었으니까. 키보드 딜레이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PvP에서 키보드 딜레이는 한쪽 팔을 묶어 놓고 칼싸움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보이고 키보드를 연타하는데 0.2초 정도 움찔하는 동작이 발생하면 이미 죽은 뒤니까. 고렙 에이전트를 종료하고 게임에 들어가면 다시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빠르게 키보드가 먹힌다.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도 정리하고 고렙 웹 사이트에 있는 글도 다 읽어보고 이런 저런 수정도 했지만 계속 그랬다. 1:1 문의를 넣어 놓고 환불할까 고민을 하는데 문득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패스트핑으로 게임 네트워크 최적화를 해 보면 어떨까? 정말 오랜만에 패스트핑으로 검색을 했는데 온갖 바이러스에 광고 프로그램으로 칠갑을 한 것만 검색이 된다. 겨우 겨우 2008년 즈음에 사용했던 패스트핑을 찾을 수 있었다.

 

 

알다시피 패스트핑은 무슨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게임 환경에 맞게 윈도 네트워크 설정값을 조금씩 수정해주는 것을 자동화한 작은 프로그램이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고렙 에이전트가 백그라운드에 있으면서 이 녀석과 통신을 하는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패킷이 밀리는 것 같았다. 패스트핑을 실행해서 네트워크 설정값을 바꾸니 다시 예전처럼 게임에서 키보드 입력 값이 즉시 반영되었다. 혹시 나처럼 고렙 에이전트를 설치하고 게임에서 키보드 입력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면 패스트핑을 사용해 보길 권한다.

 

패스트핑은 실행하는 순간 인터넷이 잠깐 끊기기 때문에 우선 패스트핑을 실행하고 이후에 고렙 에이전트를 실행해야 한다. 검색하던 중 패스트핑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외국에 존재하던 패킷 수정 프로그램을 참조하여 무료로 배포되던 것인데 중간에 어떤 사람이 개입하여 광고 재배포용 프로그램으로 바꿔 버린 사연이다.

http://2proo.net/1641

 

이 글이 재미있었으면 2008년 즈음 패스트핑을 만들었던 원래 개발자가 올린 글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주 맺힌 게 많았던 것 같다.

패스타핑 개발자가 밝히는 패핑의 진실

 

그래서 과거 1.3 버전이 아니라 당시 개발자가 새로 만든 "광고 프로그램이 없는" 패스트핑 - 자기 이름으로는 패스타핑 - 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파일도 첨부에 있으니 참조하시길. 패스트핑 4.x와 같이 광고 프로그램이 함께 설치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설치없이 네트워크 값만 바꿔주는 '페스타핑'을 사용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첨부파일 참조.

  

패스타핑.exe

 

 

 

 

 

저작자 표시
신고

지난 번 이야기했던 것처럼 작년 8월에 구입했던 nVidia의 GTX 550ti 제품에 문제가 생겼고 그나마 분리하다 기판을 긁어 버리는 바람에 아예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구입했다. 일요일 저녁에 구매했는데 화요일 밤에 도착했다. 판매자 주소가 용산 상가던데, 지나가는 길에 사는 게 나을 뻔 했다.

 

서너겹으로 뽁뽁이 포장이 되어 도착했다. 집어 던져도 어디 파손될 위험은 없는 것 같다.  

 

박스를 열어보면 매우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래픽카드가 있고 저 박스를 빼면 아래에 부속품이 있다.

 

두 개의 쿨링팬이 붙은 사파이어의 R9 270X와 그래픽 드라이브와 소프트웨어가 있는 CD, 전연 연결 단자, 구형 모니터를 위한 HDMI 커넥터 등 몇 가지 필요한 부속품이 있다.  

 

사파이어의 R2 270X는 길이가 23cm 정도다. 미들타워를 사용하는 경우엔 적절한 길이다. 다른 제품의 경우 28cm가 넘는 것도 있던데 이건 사실 좀 부담스럽다.  

 

간단한 설명서. 그래픽카드를 설치하는데 무슨 설명서가 필요할까, 전원 연결하고 꽂으면 그만이다. 그래도 설명서를 읽어 본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달리 전원 연결부가 2개다. 하나만 꽂아도 돌아갈 같지만 혹시 모르니 전원 연결 단자 2개를 모두 꽂았다. 지금 사용중인 파워는 정격 500W 인데 R9 270X의 권장 파워는 500W 이상이라 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역시 미들타워라 공간이 좁다. 바로 옆의 CPU 쿨러와 거의 맞닿아 있다. 다행히 약간의 틈이 있긴 하지만 간섭이 될까 내심 불안한 마음도 있다. 제대로 돌아가는지 보려고 케이스를 닫지 않고 컴퓨터 전원을 켰는데 그래픽카드의 쿨러가 한번 위잉~ 돌아갔다 멈추어서 깜짝 놀랐다. 2초 후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던데 어디선가 쿨러에 묻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처음 부팅할 때 저런 제스처를 취한다고 들은 것 같다. 정상적으로 아주 잘 동작했다.

 

부팅을 한 후 제품에 포함된 CD를 이용하여 그래픽 드라이버를 잡았다. 나중에 AMD 홈페이지에 가서 최신 버전으로 다시 업데이트했다.

 

설치가 모두 끝난 후 평소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서 스트레스트 테스트를 했다. 2560*1440 창모드로 게임을 실행하고 작은 창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4시간 쯤 지난 상황이다. 온도가 최대 60도까지 올라갔다. 추워서 방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었고 55도 정도부터 팬 속도가 증가해서 약간의 소음이 발생했다. 게임을 종료한 상태에서는 30도를 유지했다.

 

이틀째라 아직 뭐라 판단할 수 없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설치되었고 퍼포먼스도 훌륭한 편이다. 온도 문제는 다른 환경에서 어떻게 되는지 좀 더 확인해봐야겠지만 현재는 만족스럽다.

저작자 표시
신고

고장

2012년 8월에 구입한 nVidia의 GTX 550ti 제품이 어제 아침 갑자기 맛이 갔다. 지난번 쿨러 교체할 때처럼 보드와 비디오카드의 접촉 불량인가 싶어서 뺐다 꽂았다 반복했지만 아예 인식을 못한다. 온보드 VGA (메인보드에 장착된 VGA 모듈)로 부팅이 되는 걸 보니 비디오카드가 고장난 게 분명하다. 제품은 컬러풀 테크놀로지에서 만든 nVidia의 GTX 550ti라는 것이었다.

 

 

증상 체크

특별한 징후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최근 상당히 장시간 (12시간 이상) 켜두긴 했다. 그런 걸로 고장난다면 PC방 컴퓨터들은 대부분 고장나고도 남았을 것 같다. 맛이 간 시점에서 시스템에 분명하게 바뀐 것은 27인치 모니터로 바꾸며 화면 해상도를 2560*1440으로 교체한 것이다. 이 해상도에서 게임을 창모드로 놓고 동영상을 자주 봤다. 한 2주일 가량 된 것 같은데 그 사이 비디오카드에 오류가 발생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문제가 생긴 날 아침에도 평소처럼 동영상을 보고 게임이 백그라운드에서 실행 중이었고 잠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저주파 소음('웅~'하는)이 들렸다. 어딘가 찾다 찾다 그게 비디오카드 쿨러 소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급히 컴퓨터를 껐는데 그 이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GTX 550ti 비디오카드에 대해 검색해다보니 제품 결함에 대한 글들이 자주 보인다. 다른 제품에 비해 유난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고장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눈에 밟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수리를 위한 교체

컬러풀 테크놀로지는 중국에 본사가 있는데 한국 용산에 지사가 있다. 무상 수리가 3년이고 택배나 직접 방문으로 수리가 가능하다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었다. 당시 구매 가격이 얼마였는지 기억이 분명하지 않는데 대략 13만원 내외였던 것 같다. 현재 중고 가격은 2~4만원 정도라고 한다. 택배를 보내고 받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 간만에 용산 구경이나 갈까 싶어 직접 방문하려 했다. 그런데 수리를 위해 비디오카드를 빼던 중 변수가 발생했다. 비디오카드의 전원 연결부를 뽑던 중 얼마나 강하게 고정되어 있던지 힘주어 뽑다가 컴퓨터 케이스에 비디오카드 하단부가 충돌하고 말았다. 충돌한 부분은 기판 뒷면이었는데 화들짝 놀라서 살펴보니 맙소사, 기판 전선이 떨어졌다. 망할... 안 그래도 고장인데 기판 전선까지 긁어 버렸으니 용산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GTX 550ti의 현재 가치, 업그레이드 필요성등을 고려해서 다른 제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고장난 게 확실히 부숴졌으니 그냥 새 제품을 사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현재 제품도 전혀 불만은 없었는데.

 

새로운 비디오카드 구입

2012년 여름 시점에서 nVidia의 GTX 550ti도 나름 저렴한 가격대에 괜찮은 선택이었는데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이 제품은 아주 형편없는 것이 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nVidia의 제품군을 보다가 비교적 저렴한 제품인 GTX 650ti나 660 모델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앞으로 27인치 모니터를 2560*1440 모드에서 계속 사용할 것인데 그게 문제였다. 1920 해상도에서 사용한다면 별 상관없지만 2560 해상도에서 사용할 경우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 같았다. 그래서 또 한 번 열심히 검색한 끝에 비디오 메모리가 충분하고 고해상도에 적합한 모델로 AMD의 라데온 270X를 구입하기로 했다. 가격대는 GTX 660ti 정도지만 성능은 그보다 낫고 고해상도에 적합하다는 사용기가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마음 같아서는 R9 290X를 사고 싶지만 얻어 먹고 사는 형편에 그냥 보편적인 270X를 선택했다.

 

 

 

그동안 nVidia 제품을 주욱 사용했는데 처음으로 AMD 제품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에서 삼성빠와 애플빠가 으르렁 대는 것처럼 비디오카드 제품도 두 제품에 대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한다. nVidia 제품을 사용하면서 큰 불만은 없었지만 한번 바꿔보는 것도 그리 나쁠 것 같지 않다. 더구나 nVidia 제품군 중 유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4~5만원 가량 저렴하고 내가 원하는 조건 - 고해상도에 더욱 적합 - 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선택했다.

 

다른 그래픽카드 제품군처럼 라데온 270X도 레퍼런스 제품과 비레퍼런스 제품이 존재하고 가격 차이도 1만원~2만원 정도 차이가 있다. 낮은 소음과 확실할 쿨링 효과를 원했고 그에 따라 기존 사용자들의 평가를 보니 '사파이어' 제품이 쿨링 효과가 좋다고 한다. 레퍼런스 제품은 길이가 28cm가량 되어 미들타워인 현재 컴퓨터 케이스에 좁을까 염려되었다. 반면 사파이어 제품은 23cm로 길이로 인한 불편은 없을 것 같았다. 모양은 MSI 제품이 확실히 예쁘지만 그래픽 카드를 보면서 지낼 것도 아니니까 뭐. 어제 주문을 했는데 휴일이라 늦으면 화요일에 배송될 것 같다. 설치 후기는 일단 받은 후에.

 

 

저작자 표시
신고

지난 4월 다음TV 셋톱박스 블로거 초청 시연회에 갔다가 받아온 셋톱박스(http://i-guacu.com/3236)가 결국 완전히 고장나 버렸다. 처음부터 발열과 동영상 플레이 중 클래시, 이유없는 다운 등이 이어지더니 이젠 무한 부팅만 반복될 뿐 아예 켜지지도 않는다. 내 돈 내고 샀으면 정말 화가 났을 것 같다. 공짜로 받아서 쓰면서도 짜증스러울 때가 많았으니 말이다. 


E마트나 온라인에서 제값 다 주고 산 사람들은 지금 이 셋톱박스를 잘 쓰고 있을까? 검색을 해 봐도 쓰고 있다는 사람을 찾을 수 없으니... 다음에서 이 사업에 대해 보도자료를 낸 것도 찾을 수 없고 사업을 접은 건지 모르겠다. 셋톱박스가 처음부터 예쁘기만 하고 퍼포먼스에 문제가 있는 것 같더니 막상 고장이 나니 고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다음번에 비슷한 물건을 구매하게 된다면 다음TV 셋톱박스를 사용했던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해야 할 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테니 말이다.



저작자 표시
신고

게임을 하다 렉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CPU 쿨러에서 굉장한 소음이 발생한 지 꽤 시간이 되었다. 인텔 CPU를 구매할 때 번들로 제공된 쿨러를 사용 중이었다. 컴퓨터를 오래 쓰는 편이고 계속 높은 온도가 유지되는 건 CPU 성능이나 수명에 좋을 게 전혀 없어서 사제 CPU 쿨러를 사 볼 생각이었다. 가을이 시작되어 여름에 비해 쿨러의 소음이 조금 덜해졌지만 그래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며칠 전 잘만테크의 저가형 쿨러를 주문했다. 


쿨러를 처음 설치해서 꽤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생각보다 큰 쿨러 때문에 손가락을 움직일 공간이 없어서 정말 끙끙대며 쿨러를 겨우 장착했고 쿨러를 넣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단면에 손가락이 베기도 했다. 게다가 쿨러를 설치한 후 컴퓨터 모니터가 켜지지 않아 당황했다. 나중에 이유를 겨우 알아내고 안도와 함께 좀 짜증스럽기 까지 했다. 사제 쿨러를 설치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텐데 이런 정보를 잘만테크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실망스러웠다. 



1. CPU 쿨러의 크기


아래 사진이 인텔 CPU에 기본 장착되어 있던 쿨러다. 아주 오래전 처음 CPU 쿨러를 봤을 때 이것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잘말테크의 CNPS 10X는 이것보다 높이가 3배 정도 컸다. 실제 모습을 보니 참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다른 종류의 쿨러는 이것보다 큰 것도 있다니 쿨러를 살 때 크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 같았다. 자신이 사용하는 케이스의 크기와 보드의 크기, CPU와 주변 기기 사이의 간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사제 CPU 쿨러도 번들용과 비슷한 크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오판이었다. 


(그림1. 인텔 CPU 번들 쿨러)


(그림 2. 잘만테크 CNPS 10X)


CNPS 10X의 그림에서 빠진 게 있는데 아랫쪽에 CPU에 고정되는 지지대가 붙는다. 이것 때문에 안그래도 크고 높은 쿨러가 1cm 정도 더 높아진다. 



2. CPU 쿨러의 위치


실제 내 컴퓨터에 장착된 쿨러의 모습이다. 보드가 작은 편이라 VGA 카드가 바로 옆에 있고 쿨러 팬이 있는 바로 앞에 2개의 램 슬롯이 있다. 쿨러의 팬이 램과 딱 붙어 버려서 설치를 못할 뻔 했다. 나중에 경고문을 보니 "램 슬롯의 일부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쿨러를 살 때 현재 사용중인 메인 보드의 종류와 설치된 VGA 카드의 종류, 램의 종류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단순히 CPU 유형만 보고 선택한 것이었는데 손가락도 잘 들어가지 않는 저 좁은 틈에서 작업을 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그림 3. 실제 장착된 모습)



결국 설치하다 손가락이 쿨러의 날카로운 단면에 베이고 말았다. CNPS 10X의 방열판은 얇은 철판으로 되어 있는데 처음 손으로 잡아 봤을 때도 날카로운 느낌이 들더니 좁은 틈으로 손가락을 넣어 작업을 하다 베이고 말았다. 쿨러를 처음 설치하는 분들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림 4. 베인 손가락)


3. 쿨러 설치 후 컴퓨터 화면이 뜨지 않음


우여곡절 끝에 쿨러의 설치를 끝내고 컴퓨터를 켰는데 화면이 뜨지 않는다. 부팅을 할 때 POST 신호는 분명히 들어오고 심지어 부팅이 끝나서 윈도에 들어간 것 까지 확인이 되는데 화면이 뜨지 않는다. 그렇다고 VGA 카드가 없거나 에러가 났을 때 비프음도 없다. 한참 동안 이런 저런 사항을 확인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나와 비슷한 문제가 없나 싶어 검색을 하는데 이런 내용이 있었다,


"쿨러 청소 후 재장착하며 너무 세게 조인 경우 보드와 VGA 카드 접촉 부분이 이격되는 경우가 있다. 쿨러를 다시 풀고 딱깍 소리가 날 때까지만 살살 조여보라."


잘만테크 쿨러의 경우 조임쇠를 이용해서 고정시키는데 그렇게 세게 조인 것 같지 않아서 처음엔 이런 문제는 아닌 것 같아 VGA 카드를 다시 꽂고 램을 다시 꽂고 온갖 짓을 다 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쿨러를 고정시키는 조임쇠를 다 풀고 약하게 조인 후 부팅을 했다. 부팅이 되었다. 아 정말 속상했다. 아마 이런 팁은 컴퓨터 조립을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한다. 조금 세게 조였다고 이격이 되어 화면이 나타나지 않다니. 에러 비프음도 들리지 않고 정말 당황스러웠다. 지금 생각에 VGA 카드와 이격이 아니라 메인 보드의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 



4. 설치 후 소음과 온도


설치 후 동일한 환경에서 CPU 소음은 확실히 사라졌다. 하긴 번들용 쿨러보다 팬의 크기 자체가 다르고 냉각 성능도 다르니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약하게 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무소음 쿨러도 있는데 이 정도라면 굳이 무소음을 선택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온도도 3D 게임을 12시간 가량 계속 켜 둔 상태에서 40도를 넘지 않으니 양호한 편이다. 



5. 아쉬운 점


앞서 이야기했듯 메인보드와 다른 주변 기기 설치 위치에 따라 설치가 매우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는 걸 분명히 고지했으면 좋겠다. 이미 설치를 해 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처음 해 본 사람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고 좁은 공간에서 설치를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또한 함께 제공되는 렌치의 길이가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 렌치의 길이가 쿨러의 높이와 거의 일치해서 좁은 틈에서 돌리기 매우 힘들었다. 3cm 정도만 더 길어도 좁은 틈으로 렌치를 밀어 넣어서 돌리기 쉬울 것 같다. 


설명이 미흡한 부분이 꽤 있었다. 초보자에게 어떻게 설치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서였다. 메인 보드 뒷판에 고정 시키는 백플레이트는 여러 종류의 CPU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크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 점을 설명하지 않아서 왜 이런 모양인지, 자신의 CPU 소켓에 따라 다른 모양의 볼트와 너트를 사용해서 다른 위치에 고정시켜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설명서에 그런 부분을 설명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쿨러와 팬을 고정 시키는 '팬 고정 클립'도 비슷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팬을 쿨러에 고정시키는데 사용하는 클립인데 끼는 방법을 알기 쉽지 않았다. '이게 뭐 어렵다고 그러는거지?'라는 생각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제품 제작자의 입장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이 클립을 어디에 어떻게 끼워야 하는지 알아 내는 게 힘들었다. 결국 박스에 붙어 있는 그림을 보고 따라해서 겨우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림 5. 구성품 내용)


저작자 표시
신고

유튜브가 곧 광고없이 유로로 볼 수 있는 뮤직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기사를 읽다 한 부분이 눈에 밟혔다,

경쟁자가 없다시피한 온라인 음악 사이트의 최강자 유튜브가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면 온라인 음악 콘텐츠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유튜브의 모 회사 구글은 유료 서비스 개시에 대해 언급은 피했지만 "사용자들이 더 나은 방식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이용하는데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원론적인 해명만 내놨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01&aid=0006559974


경쟁자가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유튜브를 겨냥한 동영상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까? 아니면 유튜브를 제외한 하위 서비스를 가볍게 밀어버리고 시장 재편성을 할 수 있을까? 유뷰브의 모회사가 구글이 아니라면 해볼만한 도전일까? 이런 고민 - 압도적인 1위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은 유의미한가?라는 질문은 1위가 언제까지 1위일 수 없다는 진리에 근거한다.

문제는 1위가 무엇이 문제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정도. 하드웨어나 상품과 달리 유튜브와 같은 웹 서비스는 기술적 한계보다는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 사용성, 서비스 만족도, 기존 서비스에 대한 몰입도가 경쟁 우위 요소가 된다. 물론 유튜브가 구축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프라는 굉장하고 그것을 따라 잡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생각보다 그리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수십억원 정도라고 상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유튜브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극복하는 웹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그 단점을 극복했더라도 서비스의 나머지 요소에서 경쟁 우위를 갖는 게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저 매력적인 시장에 유튜브가 혼자 설치도록 내버려둔다는 건 참 아까운 일이다. 그 많고 많았던 동영상 서비스들이 사라졌고 그나마 국내에 몇몇 생존해 있는 동영상 서비스들은 게임이나 다른 종류의 콘텐츠 중계 사이트(방송 콘텐츠 재전송)가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니치 마켓으로 포지셔닝을 이미 결정한 것 같아 더욱 더 안타깝다.


저작자 표시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