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3S 시대

Posted 2010/07/05 16:37
1. Age of Surf
: 1995~1998년. 웹이 태동되던 시기. 사이트 디렉토리 - yahoo!가 대표적 -를 통해 웹 사이트를 방문하고 내부 링크를 통해 링크와 링크를 서핑하던 시기.

2. Age of Search
: 1999년~. 단순 키워드 검색에서 복잡한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상위에 노출하는 검색 엔진을 통해 콘텐츠를 찾아가는 시기.

3. Age of Sociality

: 2003년~. 사교성이 중심이 되어 유사한 관심사 혹은 관심 목록, 사람을 찾아 교류하는 시기. 모바일 디바이스의 혁신과 무선 인터넷 인프라의 확산으로 티핑 포인트를 획득.



서프의 시대에 인터넷 사용 패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장'과 '기록'이었다. 이 시기에는 특정 콘텐츠를 하드웨어에 저장하거나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확인하는 행동 패턴이 부가적으로 필요했다. 때문에 이와 관련한 서비스 - 북마크 관리 소프트웨어, 웹 애플리케이션 - 가 주목 받았다.

그러나 검색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웹 자체가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거대한 데이터 뱅크가 되면서 굳이 PC에 콘텐츠를 저장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시기에 주요한 이슈 중 하나는 검색 엔진이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사용자의 요구를 해결해 주는 가 였다. 구글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진보를 이룬 기업이었고, 네이버와 같은 국내 업체는 다소 다른 방향 - 포털, 지식in, 커뮤니티 - 을 선택했고 사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검색의 시대가 최고점을 이룰 무렵 사교성의 시대가 태동했고 그 중심에 싸이월드, 페이스북, 플리커와 같은 웹 커뮤니티가 존재했다. 현재 트위터가 대표하는 사교성의 시대는 서핑의 시대부터 누적된 인터넷 콘텐츠와 다양한 웹 애플리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웹 사이트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위 시대의 행동 패턴은 그 시대에서 특별했던 행동 양식으나 이후 시대에 일반적 행동 양식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각 시대에 따라 주목의 기술도 변해가고 있다. 한 시대에서는 훌륭한 콘텐츠를 구축하는 것으로도 쉽게 주목 받을 수 있었지만 또 다른 시대에서는 다중의 사용자가 참여하고 구축하는 콘텐츠가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시대에서는 사람 자체가 주목의 기술이 되기도 한다.

CJ의 드레곤볼 온라인

Posted 2010/04/13 00:24
드레곤볼이라는 만화를 아는 사람 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르면 말구. 이 유명한 만화가 게임화 된다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왔는데 결국 올해 저작권자인 반다이와 한국 게임 게발사인 CJ인터넷이 합작하여 드레곤볼을 게임으로 만들어 내 놓았다. 현재 오픈 베타 테스트 중이다. 한 번 해 보실 분은 dbo.netmarble.net  가보시길.


이 만화의 세계적인 명성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에니메이션과 영화로 만들어졌고, 현재도 투니버스와 같은 에니메이션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이런 원작이 게임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일이고 그 일이 하필이면 한국의 게임 개발사를 통해 현실화되었다. 이 소문, 드레곤볼이 게임으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각종 언론의 주목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오랜 클로즈드 베타 (Closed Beta Test)를 거쳐 이 게임은 마침내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이즈음에서 잠깐... 나는 드레곤볼 온라인이 공개될 즈음에 몸이 많이 아팠고 그래서 게임이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할 때 게임을 하지 못했다. 비공개 테스트를 할 때는 웹 사이트를 보며 이런 저런 예상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오늘, 드레곤볼 온라인을 다운로드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비로소 접속해 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나는 그 동안 "드레곤볼 온라인"이라는 게임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게임 런칭 초기의 문제점을 겪은 적도 없었다. 완전한 안전은 아니지만 초기 게임의 문제점이 어느 정도 해결된 시점에서 새로운 게임 "드레곤볼 온라인"에 접속했다. 접속한 후 2시간 만에 나는 레벨 7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전히 뭘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몬스터를 잡아야 경험치가 오르는 건 알 수 있지만, 퀘스트를 해야 스토리가 풀리는 건 알 수 있었지만 도대체 뭘 향해 나가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내가 왜 태어났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목적의식 부족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나는 두 시간 동안 플레이하면서 내가 레벨을 높이는 것 외에 무슨 목적으로 이 게임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미 이 게임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 읽었다.

아주 오래 전 "드레곤볼"이라는 만화의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그 만화의 목적이 초기에는 분명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해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주인공인 손오공은 지구를 파괴하기 위해 온 존재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지구의 수호자로 변하고, 다시 가족의 수호자로 변하고 그 다음엔 자신보다 강한 존재를 파괴하기 위한 존재로 변한다. 원작의 후반으로 갈수록 도대체 원작 자체의 주제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된다. 원작의 후반부가 되면 지구가 아니라 우주 전체 - 중간에는 심지어 사후 세계의 수호자가 되기도 한다 - 를 지키는 게 주인공의 목적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작이 이 지경이니 게임은 어떨까.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구 수호? 아니면 우주 수호?

똥을 싸든 오줌을 싸든 그거야 게임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겠지만 "드레곤볼 온라인"의 세계관은 답답한 느낌이 든다. 세계관이 너무 자유로와서 세계관 자체가 없는 그낌이고, 싸우고 화해하고 다시 갈등하는 원작의 구도에 몰입했던 사용자에게 게임의 극단적 대립구도는 비현실적이고, 절대 강자간의 싸움에서 주변 구조가 완벽하게 파괴되던 원작의 구도에 비해 게임 상의 구도는 너무나 약한 파괴적 구도라는 문제점이 있다. 원작에 비해 게임은 폭력성은 약하고, 조합은 단순하고, 결론은 애매하다. 그래서 사용자는 없다.


안타깝게도 "드레곤볼 온라인"은 한국에서 그저 테스트베드로써 역할 밖에 못하는 것 같다.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고 만들었다면... 글쎄... 테스트베드에서 히트하지 못한 게임 작품이 일본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나라면 투자 안한다.

포털의 여론 형성 기능

Posted 2010/02/03 05:18
포털의 여론 형성 기능에 대한 좋은 글이 있다. 지난 5년 간 끊임없이 토론하고 있는 주제기도 하다. 내 생각은 단호하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사이트(site)는 항상 여론 형성 기능이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책임을 사이트가 거부하는 경우다. 바로 한국의 포털이다.

사업의 확장 과정에서 여론 형성 기능을 불가피하게 갖게 되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든가 혹은 일부 기능(사업성을 포함하여)을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포털은 포기하지도 않고 적절한 수준에서 책임을 지려 한다. 네이버의 뉴스 캐스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NHN은 뉴스 캐스트 대신 메인 페이지에서 뉴스를 빼도록 선택하는 게 여론 형성의 책임을 피하는 근본적인 대책이었다. 그러나 '멍청한' 미디어 사이트들은 뉴스 캐스트가 주는 트래픽의 달콤함에 빠져 버렸다. 이제 몇몇 비판적인 미디어 관련자를 제외하고 뉴스 캐스트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

5년 전 이 이슈 - 포털의 미디어 기능 혹은 여론 형성이나 의제 발제 기능 - 가 생겼을 때 나는 이런 주장을 했다,

"포털의 미디어 부문을 독립 분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 이 이야기를 미디어다음을 독립 분사하라고 관계자에게 이야기한 적도 있다. 지금도 그 이야기는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아마 사업적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면 다시 거론될 여지는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포털의 여론 형성 기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대안 중 하나는 포털의 미디어 사업 부문을 포털에서 박탈 혹은 독립 시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포털은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지만 여론 형성 기능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 방식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한국의 포털이 이런 도전을 쉽게 받아 들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포털의 사업 모델이 철저히 광고 중심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광고 수익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을 때 발생하고 그 중심에는 주목받는 사건 사고가 있기 마련이다.

기업의 블로그 평판 관리

Posted 2010/02/02 14:02

오랜만에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로그온했는데 이런 내용의 쪽지가 도착해 있었다.

블루문님 안녕하세요?
**닷컴 B**입니다.

한국내에서 SEM을 진행하는데 있어 블루문님께서 **닷컴에 대해 부정적으로 업데이트 하신글이 계속해서 노출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괜찮으시다면 **닷컴 관련 글을 삭제해 주실 수 있는지요?

감사합니다!


 SEM(Search Engine Marketing)을 하고 있는데 내 글이 상위에 나오니 삭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오래 전에 쓴 글이 네이버에서 이 회사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상위에 나오고 그 내용이 부정적이니 삭제해 달라는 말이다. 그런데 당시에 나는 부정적 의도로 그 글을 쓴 바 없는데 이런 반응을 갑자기 보이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해외 법인인 이 회사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던 걸까? 몇 년 전에 쓴 내 글이 아직 상위에 노출되고 있다니 말이다.

'절대 삭제 못하겠다'고 답신을 하려다 혹시나 다른 블로거에게도 이런 식의 메시지를 보냈는 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이 회사 이름으로 검색되는 블로그를 하나씩 방문해 보고 몇몇에게 "혹시 저와 같은 내용의 쪽지를 받았는 지" 질문을 보냈다. 어제 답신이 왔는데 한 명은 똑같은 내용의 쪽지를 받았다고 하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쓴 글을 삭제해 버렸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을 때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설득이나 협력을 요청하기도 하고 고소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회유든 협박이든 부정적 견해를 더 이상 설파하지 않도록 입을 다물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검색 엔진이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딱히 대응할만한 방법이 없다. 해당 기업으로 검색했을 때 상위 결과물이 기업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표하고 있다면 그것을 없애 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법률에 위배되거나 검색 결과물의 정확도가 낮다고 확인되지 않는다면 검색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지 않는다. 공정성의 유지와 검색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임의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색 서비스 사업자들은 이런 류의 "우리 기업에 대한 부정적 결과를 바꿔 주시오" 요청에 대해 대개 2가지 방안을 알려 준다. 알려 준다기 보다는 하도 귀찮게 하니 슬쩍 일러 준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첫째, 해당 키워드(기업의 이름이나 상품 등)에 대한 부정적 결과가 뒤로 밀리도록 보다 긍정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도모한다.

둘째, 부정적 콘텐츠를 삭제해서 링크가 사라지면 검색 엔진도 이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서 삭제하니 그 사람에게 삭제를 요청하거나 법률의 힘을 빌어 삭제할 수도 있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첫번째 방법보다 손쉬운 두번째 방법을 선택한다.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후자가 보다 즉시적인 해결책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로그에 대한 글 삭제 요청은 기업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글 삭제 요청 자체를 대중에게 공개시켜 버리고 그로 인해 기업은 더 큰 망신을 당하고 어이없게도 그 기업에 대한 검색 결과에 '새로운 부정적인 결과'가 하나 더 나타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물론 대개의 경우 별 생각없이 해당 기업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썼다가 블로그 글 삭제 요청 혹은 협박을 받은 개인 혹은 블로거들은 화들짝 놀라서 글을 삭제하곤 한다. 그러나 진정 고객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그 한 명의 미래 고객이 해당 기업에 대해 지울 수 없는 부정적 견해를 갖게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사람은 아마도 그 기업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신의 글을 삭제하도록 요청했던 그 순간을 떠올릴 것이며 꽤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개인 특히 블로그의 부정적인 글을 발견했을 때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에서 가장 마지막 순위가 "삭제 요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삭제 요청 혹은 협박을 서슴지 않는 것은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무지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하나의 글은 하나의 인격이며 그 글 뒤에는 사람이 있다. "삭제 요청"이란 인격에 대한 도전이며 사람에 대한 공격이다. 그저 하나의 글을 삭제하여 검색 결과에 긍정적 결과만 나오게 만들기 위해 인격과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일까?

몇 년 전 한 기업의 홍보 담당자가 자사 신상품의 검색 결과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블로거가 있는데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했다. 나는 이런 제안을 했다,

"일단 그 블로거에게 공손하고 겸손한 어법으로 사과의 메일을 보내세요. 회사의 상품에 대해 조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며 기념품을 보내세요. 그리고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때 연락할테니 연락처를 알려 달하고 하세요. 반드시 새 상품이 나왔을 때 그 사람을 초대하세요."

물론 그 블로거를 무시해도 제품 판매에 큰 지장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블로거가 특종을 터뜨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정적 견해 또한 지속적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런 블로거가 신제품의 문제를 기업에 알려 주기 전에 특종을 터뜨린다면 정말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일어나지 않을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방지하는 차원에서 블로거를 대하라는 말이다. 다행히 홍보 담당자는 내 충고를 따랐고 그 블로거와 좋은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 블로거는 여전히 해당 제품에 대해 쓴소리를 아까지 않고 있지만 그것은 기업에게 파괴적인 행동이 아니라 시의적절한 충고가 되고 있다.

탭 서핑 중 열받을 때

Posted 2010/01/21 20:22
IE7과 파이어폭스를 번갈아 가며 웹 서핑을 하는데 특히 탭으로 페이지를 여러 개 열어 놓고 한꺼번에 읽는 걸 즐긴다. 뉴스 사이트나 블로그 메타 사이트에서 하나 열고 하나 읽는 것 보다 제목과 요약문을 보고 한꺼번에 열어 두고 읽는 게 편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탭 서핑을 하다 열 받는 경우가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음악이 무작정 흘러 나오는 경우다.

도대체 어디서 음악이 흘러 나오는 지 알 사이도 없이 일단 스피커 볼륨을 낮추고 탭을 하나 하나 찾기 시작하는데 이걸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요즘 블로그를 보면 온갖 위젯을 붙여 놔서 어디서 음악이 흘러 나오는지 찾다 보면 짜증이 절로 난다. 결국 탭을 하나씩 닫다 음악이 나오는 블로그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미 평정심은 사라진 상태다.

자기 블로그에 BGM을 깔든 말든 내 상관할 바 아니고 음악의 호불호를 논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조용히 글을 읽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런 블로그 - 열에 아홉은 블로그다 - 를 만날 때면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BGM 안 쓰면 안될까? 글 내용과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 것 같던데 말이다.

느끼지 못하는 변화

Posted 2010/01/14 17:02
3년 전에 구입한 진공 청소기가 있다. 이 진공 청소기의 내부에는 먼지나 세균을 잡아 준다는 종이 필터가 있는데 3년 동안 한 번도 갈아 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동작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매뉴얼에는 6개월에 한번씩 갈아주라고 조언하고 있었지만 기능에 문제가 없는데 왜 갈아야 하나 싶었다. 게다가 여분의 종이 필터가 어디에 있는 지 찾는 것도 귀찮은 일이었다.

몇 주 전 오븐용 장갑을 찾다 싱크대 구석에서 여분의 종이 필터를 발견했다. 문득 진공 청소기의 필터를 갈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요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다음에 하려고 그냥 내버려뒀다.

2시간 전, 청소를 하기 위해 진공 청소기를 꺼냈고 종이 필터를 갈아야겠다고 결심했다. 1분도 안되어 종이 필터를 갈고 진공 청소기를 작동시켰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제와 달리 진공 청소기는 놀라운 흡입력으로 바닥의 먼지를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마치 진공 청소기를 처음 샀을 때처럼 강력한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종이 필터와 진공 청소기의 성능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었단 말인가. 매뉴얼에도 그런 이야기 - 주기적으로 종이 필터를 갈지 않으면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 는 읽은 기억이 없다. 분명한 건 진공 청소기의 종이 필터가 갑자기 제 성능을 다하지 못한 것은 아니고, 또한 진공 청소기는 지난 3년 간 아무런 문제없이 동작했다는 점이다. 또한 진공 청소기의 성능은 매일 조금씩 낮아 졌을 것이다. 성능이 떨어진 것을 확연히 느낄 정도였다면 뭔가 대책을 찾았을 것이다.



뭔가를 행동하기로 결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변화'다. 소를 잃어 버려야 외양간을 고친다는 말이다. 외양간에 큰 구멍이 나 있더라도 소가 그 자리에 있으면 외양간을 고칠 이유가 없다. 왜 소 주인은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걸까? 게을러서? 구멍의 위험성을 몰라서? 소를 믿기 때문에? 그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느끼지 못하는 변화에 있다. 분명 상황이 변화했지만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변화"라고 부른다.

만약 진공 청소기에 파라미터가 표시되는 기능이 있어서 "현재 70%의 기능으로 동작하고 있다"고 표시된다면 어땠을까? 아마 그 시점에서 뭔가 행동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그 변화 - 성능의 하락 - 를 느끼지 못했고 게다가 필터를 갈아야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왜냐면 여전히 진공 청소기는 동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 동작하는 지' 판단할 기준점이 없었고 우연한 기회에 종이 필터를 갈아끼자 비로소 뭔가 변화했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개선된 후에 변화했음을 느꼈던 것이다.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 특히 꽤 오랜 기간 어떤 웹 사이트를 운영해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런 '느끼지 못하는 변화'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찾기 위해 많은 외부 사람들이나 전문가, 혹은 조언을 들을만한 사람들을 찾아 다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조언자들은 한결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까 뻔한 이야기를 한다는 말이다. 고객 응대 방식을 바꿔야 한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웹 사이트를 개선해야 한다. 뭐 이런 뻔한 이야기 말이다. 조언자들의 뻔한 이야기에 실망하고 회사로 돌아온 그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다시 고민에 빠진다.

외부 조언자들이 한결같은 혹은 뻔한 조언을 한다면 그 외부 조언자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변화'라는 덫에 붙잡힌 게 아닌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상황은 변화했는데 자신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던가, 혹은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던가, 심지어 변화 자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문제는 변화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본질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에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 강의 자료를 찾다 지난 9월에 있었던 미투데이 사건을 보게 되었다. 발 빠른 대응으로 대략 마무리 된 듯 하며 몇 주 전엔 미투데이의 운영자가 2백여 명의 사건 피해 사용자를 초대하여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메일을 보낸 것 같다. 몇 달 전 이야기를 다시 언급하는 것은 매쉬업(mash-up)의 취약점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위함이다.


웹 2.0 신드롬에 대해 경고하며 여러 강의에서 매쉬업의 취약점에 주의할 것은 이야기한 바 있다. 이것을 "사무실에서 멀티탭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 비유하곤 했다.

오래 전 사무실엔 컴퓨터가 10대 정도 있었는데 각 책상 아래로 멀티탭이 있었고 그 멀티 탭은 주 전원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문제는 주 전원이 하나라는 점이었다. 책상 아래로 발을 잘못 놀려서 멀티탭을 밟아 작업 중이던 컴퓨터 전원이 꺼지는 일은 가끔 있었는데 어느 날 대형 사고가 터졌다. 아주 급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에어컨이 고장난 것이다. 급히 수리 기사를 불러 놓고 다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컴퓨터 모니터가 꺼져 버렸다. 곧이어 사무실 전체에서 분노에 휩싸인 비명이 들려왔다. 사무실 컴퓨터 전원이 모두 나가 버린 것이다. 형광등이 들어와 있는 걸 보니 정전은 아니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에어컨 옆에서 멍하게 서 있는 수리 기사를 볼 수 있었다, "이게 아닌가 보네..."


Open API로 제공되는 기능 혹은 콘텐츠를 매쉬업 하는 것은 매우 유용할 때가 많다. 혹은 자금 사정이나 개발 역량 문제, 비즈니스 제휴 등의 이유로 타사의 서비스를 직접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멀티탭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미투데이 사건과 같은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매쉬업은 다음과 같은 전제 조건 하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자신이 제공하는 유일한 기능에 적용하지 않는다.
2. 독립적으로 동작하도록 적용한다.
3. 매쉬업으로 인한 생산물은 로컬 서버에 저장한다.
4. 일정한 수준의 성과가 생긴다면 비즈니스 계약을 통해 법적 보호를 받는다.


미투데이 사건 발생 시 운영자의 응대 태도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개별적으로 사과를 하고 회사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사과하며 상세한 경과를 설명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왜냐면 미투데이 사건의 경우 민사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고, 운영 사의 과실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중요도에 비해 비교적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미투데이 사용자들이 서비스 운영사에 호의적이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악질적(?) 사용자가 있었다면 그리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 추가함 : 댓글을 통해 "플리커는 왜 미투데이 사진을 지웠나"라는 글을 읽을 수 있었다. 이 글은 미투데이 사건에 대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분석한 것인데, 내가 쓴 글에서 4번째 조건인 "4. 일정 수준의 성과가 생긴다면 비즈니스 계약을 통해 법적 보호를 받는다"라는 내용과 일치한다. 서비스의 최초 시작 단계에서는 꼼수를 사용하여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서비스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 들거나 기대 수준의 트래픽(사용자를 포함하여)이 발생한다면 즉각 공식적 계약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웹 2.0이 '공짜로 내 자원을 사용하십시오'라고 말하는 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Open API 사용 약관을 보면 일 쿼리 제한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 쿼리 제한을 넘어도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새로운 웹 사이트가 네이버 Opne API를 이용하여 일 쿼리 제한의 수 백 배에 달하는 성과를 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웹 사이트가 돈을 벌든 그렇지 않든 네이버가 그런 상태를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Open API를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매쉬업을 구현하는 사용자가 임의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승리의 법칙

Posted 2009/12/16 19:27
2000년 웹 서비스 기획자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하면서 늘 사람들이 내게 했던 질문은 한 가지였다,

"어이, 성공하는 웹 서비스의 비결이 뭐니?"

수 많은 웹 사이트와 수 많은 웹 비즈니스와 수 많은 웹 마케팅에서 이 말은 사실 "우리가 이길 방법은 뭐니?"라고 재해석되는 게 맞다. 이 질문에 대해 대답하며 지금까지 먹고 살아왔지만 내 대답은 늘 단순하고 간결하고 또한 고객을 짜증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내 대답은 늘 이런 것이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게 답이라면 나와 만날 이유는 없다."


승리하고 있는 자가 조언을 바라는 걸 본 적 있나?




나는 승리의 법칙을 찾는 사람을 경멸한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스스로 패배자임을 세상에 떠들고 다니는 불쌍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멸하는 사람은 승리의 법칙이 있다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다. 대개 그런 사람들은 승리의 법칙이 있다는 이야기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나도 "성공하는 웹 사이트의 법칙" 같은 제목으로 강연을 한 적 있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에게 강연을 시작하자 마자 이야기했다, "당신들은 낚였다, 그런 게 어디있나?"라고. 거짓말은 했지만 오래 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은 있다.

승리의 법칙을 찾는 건 인간이라면 매우 당연한 행동 양식이다. 남들의 실패를 반복하고 싶어하는 인간이 어디 있는가. 또한 남들의 성공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인간은 얼마나 많은가. 정직하게 말하자면 승리의 법칙을 찾는 건 순수하다고 말할 정도로 당연한 것이다. 다만 어리석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법칙이라는 건 그것대로 모은 것이 돌아간다는 말이지 않나. 어떤 분야에서 승리하는 자가 있으면 그렇지 못한 자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승리의 법칙 운운하는 건 난센스라는 말이다. 현실에서 성공이란 건 자원 한계의 법칙을 따를 뿐 점수와는 전혀 관계 없다.

오늘도 그 말도 안되는 '성공의 법칙'을 부르짓는 다양한 군상의 인간들과 그들의 추종하는 또 다른 불행한 인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승리하고 싶으면 재빨리 탈출해라"

당신이 승리하고 싶은 그 분야의 승리자가 임계치에 도달했다면 왜 그 시뻘건 경쟁의 도가니에 있는가?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새로운 분야로 탈출하라. 끝까지 고집 부리는 건 내 알 바 아니지만 스스로 불행한 인생을 사는 건 보기에 참으로 곤란하다.

보안, iphone에 대한 두려움

Posted 2009/12/16 19:05
이건 아주 간단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Iphone은 Web 2 mobile 혹은 mobile 2 web의 현재 실현 가능한 최선의 형태를 구현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와 비즈니스가 합쳐진 단일 플랫폼으로써 최선의 형태를 구현하고 있다. 그래서 두렵다. 가장 검소하며 가장 단순하며 가장 직관적으로 만들어 진 WWW이라는 프토토콜 혹은 아키텍처의 보안 취약성 때문이다. 강한 것과 약한 것이 합쳐지면 더 강해질까? 아니면 더 약해질까? 우리는 높아지는 사용성과 강력한 보안이라는 이상적인 환경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장 편리한 것이 가장 취약하다.


비약을 좀 해 보겠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이 문제 즉, 대중적 환호와 보안 취약성 사이의 극단적인 딜레마에 대한 대안은 엉뚱하게도 가장 고전적인 방식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해킹범들을 처형하는 것이다. 왜냐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인간을 두렵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죽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는가? 아니라고 말하는 당신은 함 죽어 볼 필요가 있다.

드림위즈는 포털이 아니다

Posted 2009/12/16 18:52
이찬진 사장이 실토한 바다.



아 근데 왜 링크가 뉴스 기사가 아니라 잡지사 기자 블로그냐면, 이찬진 사장이나 기자 블로그나 뭔가 꽤 오해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로스쿨 때문에 사법고시 병진된다고 주장하는 꼴이라고나 할까. 이건 뭔가 한국이라는 사회에 대한 인식 차이인 것 같다. 나는 한국 사회가 디바이스 선풍 따위로 정치적 요소까지 쉽게 뒤집어 질 수 있는 사회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전직 대통령이 자살해도 흔들림없는 거나 이재용이 왕좌를 순조롭게 옮겨 받는 거나 NHN이 지배적 구도에서 물러날 기세가 없는 거나 비슷하다는 말이다. 결론인즉, 대세는 그냥 원치 않는 곳으로 줄줄 흘러갈 것이다.

왜 이리 시니컬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제발 최소한 5년 쯤 내다보고 떠들어대자. KT 올레하는 소리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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