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프리미엄 서비스

 

집에 좋은 컴퓨터와 안정적인 초고속 인터넷망이 연결되어 있음에도 PC방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특정 게임에 대한 PC방 혜택 때문이다. 게임 버플리셔 - 국내는 NHN 엔테테인먼트,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 들은 자사 게임의 적극적 홍보 마케팅과 수익을 위해 PC방을 위한 특별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면 경험치를 더 얻거나 특별한 아이템을 주거나 게임 머니를 더 많이 습득하는 것과 같은 혜택이 주어진다. PC방은 이 상품을 구매하여 PC방 사용자를 유혹하고 PC방 사용자는 다양한 게임 편의성을 획득한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PC방 혜택을 집에서 누릴 수 있게 할 수 없을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게임사는 사용자가 아니라 접속하는 컴퓨터의 IP가 PC방 상품 가입 IP인지 확인한 후 혜택을 주게 된다. 따라서 집에 있는 컴퓨터의 IP를 PC방 상품 IP로 바꿔치기하면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 아이디어로 탄생한 것이 "PC방 IP 임대업"이다.

검색해보니 4~5년 전부터 이런 서비스를 제공했던 업체들이 있었고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IP 임대와 과금을 위한 작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도 기술적 접근성이 높은 편이라 한 때는 꽤 많은 업체들이 존재했던 것 같다. 초창기 서비스들은 윈도에서 제공하는 VPN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에는 보안과 과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이더넷 어댑터를 통해 제공하는 방식도 있는 것 같다. 현재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3개 정도다.

 

고렙 : http://www.golev.co.kr

렙업 : http://www.levup.co.kr/

스카이아이피 : http://skyip.co.kr

 

 

구현 원리

세 업체 모두 거의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전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해서 결제를 한 후 시간당 혹은 기간당 요금을 내는 것이다. 과거 경쟁이 심했을 때는 가격 경쟁이 있었던 것 같은데 2013년 11월 시점에서 세 업체의 가격은 시간당 500원으로 동일했다. 즉,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시간당 500원하는 온라인 PC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에이전트 프로그램은 사용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인증하고 결제 여부를 확인한 후 남은 시간을 체크한다. 시간이 남아 있으면 일단 할당할 PC방 IP가 있는 지 확인한다. IP가 남아 있으면 현재 사용자 컴퓨터의 IP를 PC방 IP로 교체한다. 교체가 완료된 후부터 과금이 시작된다. 과거 에이전트 프로그램은 헛점이 있어서 사용자들은 PC방 IP를 받은 후 에이전트를 강제 종료하는 식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에이전트 프로그램들은 이런 페이크를 막기 위해 게임 프로그램을 등록하도록 하고, 게임이나 에이전트 프로그램 둘 중 어떤 것이라고 종료되면 프로세스를 멈추도록 구현되어 있는 것 같다.

 

어떤 회사의 에이전트 프로그램은 원격 연결 형태로 동작하는 것도 있어서 보안상 취약점이 될 수 있지만 그런 보안상 문제가 염려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위법성 여부

이 서비스의 초기에는 PC방 프리미엄 IP를 개인에게 임대하고 돈을 받는 것에 대해 위법이 아니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법률상 문제는 없고 다만 게임사 측에서 사용 약관 위반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사용 계정이 중지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렙이나 렙업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PC방 IP를 획득했다는 이유로 그 사용자의 계정이 중지된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내가 검색을 통해 찾은 것은 "누가 영정(영구 정지) 먹었다더라..."는 카더라 소식 뿐이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제재하라는 요구는 아마도 PC방 관계자들로부터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PC방 사업주 입장에서는 아주 기분 나쁜 틈새 시장일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렙같은 서비스는 PC방 사장들에게 자신들의 사업에 참여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뭐가 맞는걸까?  시간당 500원을 받고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PC방이 아닌 개인에게 제공하는 게 PC방 사업주들에게 어떤 피해를 입힐까? 시간당 1천원을 과금하는 PC방 사업주들은 이런 서비스로 인해 손해를 입을까? 자신의 PC방을 방문할 사람들이 이 서비스 때문에 방문하지 않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사용하는가?

 

내 경우에 제한해서 본다면 나는 과거 MMORPG에 빠져 있을 때 PC방 혜택이 있어도 가지 않았다. 경험치를 더 주거나 아이템 드롭율이 증가하는 이벤트가 있긴 했지만 집 주변에 PC방이 없었고 꼬마들 틈에서 게임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 요즘 다시 E.O.S라는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이 게임의 PC방 이벤트는 썩 마음에 드는 것이어서 일주일에 10시간 정도 PC방을 방문하게 되었다. 매우 깨끗하고 훌륭한 시스템의 PC방이긴 했지만 그래도 집에서 하는 것만 못했다. 한동안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아이들 사이에서 참으며 게임을 했지만 인내심의 한계에 이르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오래전 들었던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PC방 서비스를 집에서 쓸 수 있다." 그래서 검색을 하다 이런 서비스가 아직 존재하는 걸 알게 된 것이다. PC방 IP 임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내 경우엔 정말 PC방에 가기 싫은데 PC방 프리미엄 혜택 - 내 경우엔 보상치 30% 증가 - 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싶었다. 해외에서 국내 게임에서 접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나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게임 아이템 전문 집단들도 이런 서비스를 활용한다고 한다.

 

 

왜 고렙인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가장 위에 언급한 세 서비스의 경우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 했고 뭐든 아무거나 써도 될 것 같았다. 다만 메인 페이지에 "작업장 접근 금지"라고 붙어 있는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업장은 게임 유저나 게임사 모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니까. 가끔 필요악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왜 필요악인지 모르겠다, 그냥 악이지. 작업장 때문에 게임 경제가 망가지고, 작업장에서 돌리는 오토 프로그램 때문에 게임에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프로그램 설치와 결제

 

'고렙'과 같은 PC방 IP 임대 서비스를 홍보하는 글들은 많이 있지만 실제로 사용 경험기를 찾기 힘들었다. 여러 서비스를 서로 비교하는 것도 없었다. 아마 소수의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게이머들은 프로그램이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잘 모르고,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집에서 획득할 수 있다는 자체를 모르니 더더욱 사용기가 적은 것 같다. 그냥 만 원 버린다고 생각하고 결제하기로 했다.

 

** 중요!

고렙이든 다른 사이트든 "모든 게임이 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일부 게임은 고렙과 같은 사이트에서 자사 게임을 제공하는걸 거부한다. 따라서 이 서비스에 결제를 하기 전에 내가 사용하는 게임을 지원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원하는 게 확인되면 결제하러 가자.

 

1. 대부분의 지원 게임은 시간제 요금이다. 1시간에 500원 꼴이다. 자신에게 맞는 결제 방법을 선택한다. 그런데 금액을 잘 보면 "결제 금액과 충전 캐시"가 서로 다르다. 무통장 입금의 경우 결제를 10,300원하면 10,000 캐시가 충전된다. 계좌이체를 제외한 휴대전화, 문화상품권 등 수수료가 발생하는 모든 결제 수단에서 수수료를 사용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자기들이 그렇게 팔겠다는데 시비 걸 생각은 없지만 참 오랜만에 보는 "수수료는 당신 부담"이라는 쿨한 태도인 것 같다. 몇 만원 이상이면 수수료 면제라는 식의 이벤트도 없다. 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한푼 두푼 모아 큰 돈 되는 법이고, 비용 절감의 방법이 없으면 그냥 비용을 청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2. 결제를 끝내고 로그인을 하니 캐시와 함께 1%의 포인트가 보인다. 저 포인트는 다음 번 결제할 때 사용하는 것 같다. 추천인을 해도 아마 저 포인트를 줄 것 같다. 추천한 사람과 추천 받은 사람에게 2백인가 3백 포인트를 주는 것 같은데 'kickaass'라고 입력해줘. 싫음 말고. 그리고 '캐쉬'가 아니라 '캐시'가 바른 로마자 표기다. '러시앤캐시'잖아.

 

 

3. 설치한 에이전트를 실행한다. 이 에이전트가 하는 역할은 아이디/패스워드로 회원 여부 확인하고 캐시가 얼마 남았는지 확인하고, PC방 IP를 사용자 컴퓨터에 부여하는 일을 한다. 근데 실행되면 또 다른 일도 하더라. 바로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검사가 그것이다. 내 경우엔 네이버에서 깔려 있는 2개 프로세스를 종료하라고 시켰다. 2개 다 종료해도 큰 문제는 없는 프로세스지만 사용자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검사하는 게 기분 나쁘다. 저런 프로세스 때문에 에이전트 동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니 그냥 종료해 준다. 그런데 가끔 백그라운드에 엄청나게 많은 이상한 프로세스를 깔고 사는 사람들도 있나 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경고 메시지가 나타날 지 궁금하다.

저 프로세스를 종료시키지 않으면 로그인을 할 수 없다. 이건 좀 병맛이...

 

 

 

4. 바탕화면에 있는 게임 아이콘을 끌어와서 게임 에이전트에 올려 놓는다. 아마 이 과정을 통해 IP를 바꾸는 에이전트와 게임을 링크 시키는 것 같다. 에이전트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게임을 종료하거나 혹은 에이전트를 강제 종료하여 IP만 획득 상태로 두는 페이크를 막으려는 시도인 것 같다. 게임 아이콘을 등록한 후 "Game Start" 버튼을 누르자 PC방 IP를 부여하고 과금이 시작되었다.

 

 

 

5. 고렙 에이전트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게임에 접속하니 게임 상단부에 PC방에서 접속했을 때 나타나는 버프 아이콘이 나타났다. 만약 PC방 IP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 백그라운드에 있는 고렙 에이전트 프로그램을 불러 "연결종료"를 누르면 된다. 이렇게 하면 약 1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현재 PC방 IP를 원래 IP로 교체한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이 잠시 끊어지므로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대비를 해야 한다.

 

 

고렙 에이전트와 게임 렉 문제

 

별 다른 문제없이 결제를 했고, 프로그램도 정상적으로 설치해서 다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문제가 생겼다. 잘 되던 게임에 렉이 생기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렉은 아니다. 비디오 프레임은 30~50 정도로 정상적이었으니까. 키보드 딜레이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PvP에서 키보드 딜레이는 한쪽 팔을 묶어 놓고 칼싸움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보이고 키보드를 연타하는데 0.2초 정도 움찔하는 동작이 발생하면 이미 죽은 뒤니까. 고렙 에이전트를 종료하고 게임에 들어가면 다시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빠르게 키보드가 먹힌다.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도 정리하고 고렙 웹 사이트에 있는 글도 다 읽어보고 이런 저런 수정도 했지만 계속 그랬다. 1:1 문의를 넣어 놓고 환불할까 고민을 하는데 문득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패스트핑으로 게임 네트워크 최적화를 해 보면 어떨까? 정말 오랜만에 패스트핑으로 검색을 했는데 온갖 바이러스에 광고 프로그램으로 칠갑을 한 것만 검색이 된다. 겨우 겨우 2008년 즈음에 사용했던 패스트핑을 찾을 수 있었다.

 

 

알다시피 패스트핑은 무슨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게임 환경에 맞게 윈도 네트워크 설정값을 조금씩 수정해주는 것을 자동화한 작은 프로그램이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고렙 에이전트가 백그라운드에 있으면서 이 녀석과 통신을 하는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패킷이 밀리는 것 같았다. 패스트핑을 실행해서 네트워크 설정값을 바꾸니 다시 예전처럼 게임에서 키보드 입력 값이 즉시 반영되었다. 혹시 나처럼 고렙 에이전트를 설치하고 게임에서 키보드 입력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면 패스트핑을 사용해 보길 권한다.

 

패스트핑은 실행하는 순간 인터넷이 잠깐 끊기기 때문에 우선 패스트핑을 실행하고 이후에 고렙 에이전트를 실행해야 한다. 검색하던 중 패스트핑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외국에 존재하던 패킷 수정 프로그램을 참조하여 무료로 배포되던 것인데 중간에 어떤 사람이 개입하여 광고 재배포용 프로그램으로 바꿔 버린 사연이다.

http://2proo.net/1641

 

이 글이 재미있었으면 2008년 즈음 패스트핑을 만들었던 원래 개발자가 올린 글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주 맺힌 게 많았던 것 같다.

패스타핑 개발자가 밝히는 패핑의 진실

 

그래서 과거 1.3 버전이 아니라 당시 개발자가 새로 만든 "광고 프로그램이 없는" 패스트핑 - 자기 이름으로는 패스타핑 - 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파일도 첨부에 있으니 참조하시길. 패스트핑 4.x와 같이 광고 프로그램이 함께 설치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설치없이 네트워크 값만 바꿔주는 '페스타핑'을 사용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첨부파일 참조.

  

패스타핑.e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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