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바이올린이나 첼로 곡을 좋아 하십니까? 아니면 피아노 곡은 좋아하시나요?

나는 웹 서비스 기획자라면 이런 악기를 통해 연주되는 음악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악기를 다룰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입니다. 가야금이나 아쟁, 대금을 좋아하면 더욱 좋습니다. 장구나 북, 드럼과 같은 타악기를 좋아해도 좋습니다. 어쨌든 관악기든 현악기든 타악기든 어떤 것을 반드시 좋아해야 합니다. 왜냐면 좋은 웹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힙합이라 락, 팝,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어떤 취향의 음악을 좋아하든 상관 없습니다. 어떤 취향의 음악이든 어떤 악기를 통해 연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말과 콘텐츠가 아닌 그것을 포괄하는 리듬과 멜로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웹 서비스 기획자는 삶의 리듬과 멜로디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 love you"라는 말 대신 그것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할 수 있어야 사랑에 대한 커뮤니티를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웹 서비스 기획자이며 어떤 특별하고 유일하며 생후에도 기억될 수 있는 그런 웹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어떤 악기를 통해 연주되는 음악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매우 자주 바흐의 첼로 곡을 듣습니다. 그러나 가끔 그 곡을 연주하는 연주회에 가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첼로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직접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연주회에서 보지 못했더라도 TV를 통해 그들이 연주를 하며 표현하는 엄청난(!) 표정을 본 적 있을 것입니다. 음악을 거의 알지 못했을 때 왜 그들이 그토록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지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음악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지만 그런 표정에 대해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 표정을 보면 연주가가 그 음악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 표현하고 있는 가 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웹 서비스도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흔히 웹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이 비즈니스나 마케팅 혹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굉장히 많은 웹 서비스는 그것을 기획하는 사람의 세계관과 심리적 상태에 의해 완성 됩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싸이월드의 경우 처음엔 6 단계의 관계를 거치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사회적 관계로 연결된다는 이론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1촌 중심의 관계로 변화해 있습니다. 아마 처음에 그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람들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학술적이며 실리적 관점에서 이런 서비스를 만들면 사람들이 즐거워 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하며 사람들의 반응과 응대에 절망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했을 것이고 나름대로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재해석'하여 싸이월드의 인맥 관계를 1촌 중심으로 재정비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연주자가 어떤 음악에 대해 이해를 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연주자는 자신이 가장 잘 연주하는 어떤 분야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있는 기술이 있을 것이고 가장 감명을 받은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바흐의 첼로 무반주 곡은 하나의 악보지만 그것을 연주한 수 많은 연주자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어느 것 하나도 같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게 이상한 일일까요, 당연한 일일까요? 악보가 하나라는 말은 누가 연주하든 똑같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진실이라면 예술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바흐는 자신의 관점에서 첼로 무반주 곡을 만들었지만 다른 연주자들은 바흐가 생각하는 것과 바흐가 생각하지 못한 것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기준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바흐의 곡은 하나지만 수 천 명의 연주자에 의해 새로운 음악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웹 서비스를 생각해 봅시다. 웹 보드로 구성된 커뮤니티는 어떤 서비스 구조를 갖습니다. 글을 쓸 수 있고, 지울 수 있고, 옮길 수 있고, 댓글을 달 거나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 자체는 그리 특별할 것 없습니다. 여기에 여러 개의 주제가 붙습니다. 어떤 커뮤니티는 여성을 위한 것이고 어떤 것은 20대 대학생을 위한 것이고 어떤 것은 투자자를 위한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미 똑같은 종류의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좀 더 특별하고 구분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할 것입니다. 마치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은 하나지만 그것을 재해석하여 연주하려는 연주가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커뮤니티 기획자들은 그저 특별한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합니다. 새로운 기능이나 새로운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기술과 기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매우 평범하고 어디서든 보았던 주제의 커뮤니티라도 완벽히 새로운 커뮤니티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얼마나 "예술적으로 재해석"하는 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것이 기술적 우월함일까요? 그것이 새로운 기능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어떤 것일까요?

예술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하지만 여러분 대부분은 예술적으로 커뮤니티를 기획할 능력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음악부터 제대로 이해를 합시다. 다양한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이 이야기하는 주제와 소재와 표현 방식에 주목합시다. 책 몇 권을 읽고 얻는 지식보다 훨씬 광대한 지식이 음악 속에 있습니다. 음악에 감동할 수 있다면 음악과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왜냐면 내 속에 이미 콘텍스트가 아니라 리듬과 비트와 멜로디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평생 기획자로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웹 서비스 기획자로 산다는 것은 정말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일입니다.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의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ps : "음악"과 "악기"는 뭐든 관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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